글자 일찍 깨친 아이들은 창의성이 떨어진다고요?
글자 일찍 깨친 아이들은 창의성이 떨어진다고요?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9.09.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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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육아의 '평균값'

"우리 아이는 글자를 좀 일찍 깨우쳤습니다. 그런데 글자를 일찍 배우면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글자는 몇 살 때부터 가르치는 것이 좋은가요?"

아이가 글을 조금 일찍 배워 창의성이 떨어질까 걱정하던 어머니가 제게 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글을 몇 살에 떼느냐 보다, 아이가 글을 배울 때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하게 배울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글 떼는 시기와 창의성의 상관관계를 다룬 완벽한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지표를 갖고 연구하고, 그에 다른 결과가 있긴 합니다만 스스로 글을 깨우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부모가 아이에게 글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심어주고, 이에 따라 거부감 없이 행복하게 글을 배우는 아이도 있습니다. 문제는 글자를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배우는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에 대한 염려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글자를 떼기 전 그림책으로 아이의 창의성을 충분히 길러주어야 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 등의 천재들은 그림책으로 공부했을까요? 우리 선조들은 어땠을까요?

도대체 글자는 몇 살에 떼는 것이 완벽하게 좋을까요? 그 완벽함의 기준은 또 뭘까요? ⓒ베이비뉴스
도대체 글자는 몇 살에 떼는 것이 완벽하게 좋을까요? 그 완벽함의 기준은 또 뭘까요? ⓒ베이비뉴스

◇ 다른 사람의 말 보다 내 아이의 얼굴에 바로 '육아의 해답'이 있습니다 

그림책이 아이들의 교재로 쓰인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약간의 삽화가 있는 책을 읽었지, 요즘처럼 현란한 책은 없었습니다. 그림책이 상상력을 키운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림책만 상상력을 키우는 것은 아닙니다. 상상력 때문에 글을 늦게 가르쳐야 한다는 말만으로 미리 글을 가르쳤다고 걱정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입니다. 

그림책은 다른 사람의 상상력을 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상상력을 토대로 나의 상상력을 더 크게 만들어가는 것은 좋습니다만, 다른 사람의 상상력에 갇혀서 나의 상상력이 제한된다면 그것은 환영할 일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 부모님들이 글은 몇 살 때 익혀야 한다, 그림책으로 먼저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발달 상황에 맞게 뭐부터 해야한다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맞는 이야기로 아이를 도와주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에게 천재성이 있음을 믿고 배속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 책에 쓰인 지식을 아이에게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육아의 경험이 없으므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책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어서 그럴 것입니다.

앞선 세대의 경험이나 책에서 지식을 구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집중해야 하는 대상은 그 무엇도 아닌 내 아이입니다. 아이를 잘 관찰하고 대화를 시도해보다 보면 책이나 다른 사람의 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입니다.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의 반응을 살피다보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보다 다른 지식에 초점을 맞추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책이면 책마다 모두 정보가 다릅니다. 학술서적의 내용은 물론 비슷합니다만, 경험을 위주로 쓴 육아서는 다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도 키워보면 같은 시기에 같은 발달 양상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요. 환경도 같고, 부모도 같고, 먹는 음식도 다르지 않은데 희한하게도 아이들은 다릅니다. 

◇ '평균'이라는 말은 육아에 참고만 하세요 

우리 큰아이는 11개월 때 걸었지만 둘째는 더 늦게 걸었습니다. 큰아이는 돌이 지나면서부터 짧은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고, 3살 때는 말을 곧 잘했지만, 둘째는 4살이 되어서까지 '엄마', '물' 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사실 두 단어만 한다고 해서 둘째와 의사소통이 안 됐던 것은 아닙니다. 엄마 아빠는 아이가 말 못 할 때에도 소통이 가능했잖아요. 둘째는 4살 후반 즈음에 말문이 터졌습니다. 언어치료를 받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평균'이라는 말과 책에서 얻은 지식은 육아에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괜한 걱정거리를 안고 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내 아이의 말과 표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보세요. 그러면 아이가 원하는 시기에 아이가 뭔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한편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칠 때 아이와 함께 한 글자, 한 글자씩 손으로 짚어가 보세요. 글자를 하나씩 짚어가면서 읽어 간다는 것은 부모의 인내가 필요한 행동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지루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냥 부모가 아이와 함께 글을 읽어 가는 것을 즐기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고 행복하게 글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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