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첫째… “왜 엄마는 맨날 나한테만 양보하래!”
억울한 첫째… “왜 엄마는 맨날 나한테만 양보하래!”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11.19 12: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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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들 간 '관계의 질서'

Q. 9살과 7살 남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큰아이는 항상 자기만 참고 양보하고 배려한다면서 억울하다고 합니다. 저는 두 아이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서로 오해를 하는 건지, 저도 모르게 사실 둘째를 편애해왔던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가 잘못된 걸까요?

A.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평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도 부모의 사랑이 한 아이에게만 치우친다고 느낄 경우 분명히 의사 표현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부모의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공평’하다는 것이, 반드시 ‘공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공정함’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공정하지 않은 공평함이 발생할 때 불만과 억울함을 표출합니다. 공평이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고름’이라면,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르다’는 의미로, 공정은 공평을 포괄하는 더 넓은 의미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공정은 ‘옳고 그름에 관한 관념이나 윤리적 판단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만일 아이가 억울해하거나, 부모가 다른 아이를 편애한다고 느낀다면 ‘공정함’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 나만 참으래!" 첫째의 억울함,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왜 나만 참으래!" 첫째의 억울함,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대하나요? 공정하게 대하나요? 둘은 다릅니다 

이솝우화 하나를 먼저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사자와 여우, 그리고 당나귀가 함께 사냥을 했습니다. 잡은 고기를 앞에 놓고 사자가 물었습니다.

“고기를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겠는가?”

당나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평하게 3등분으로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자는 순간 화가 나서 당나귀를 잡아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여우에게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여우는 “제 몫은 뒷다리 하나면 충분하다”라며, 나머지는 전부 사자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만족한 사자가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나누어야 하지?”

여우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방금 당나귀의 운명에서 나누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 이솝우화는 공평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이유는 ‘정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공평과 공정은 정의를 기본으로 해야 가능한데, 사자에게는 셋이 함께 사냥을 했다는 ‘정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잡은 고기의 공평한 3등분을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에 이르기도 어려운데, 공정하려면 사냥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다시 분배가 이뤄져야 합니다.

만일 사자가 정의로웠다면, “함께 한 사냥이니 공평하게 나누자”고 제안했을 것이고, 당나귀나 여우는 “사냥의 기여도에 따라 재분배하자”고 했겠죠. 여기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부모의 정의로운 태도가 상황에 따라 공평하게 적용될 때, 아이들을 스스로 ‘공정함’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 부모가 첫째의 위치를 존중한다면 '관계의 질서'도 바로잡힐 것입니다

“왜 나만 양보해야 해!”

“항상 나만 피해자야.”

“왜 나한테만 배려하고 참으라고 해?”

아이가 이렇게 하소연한다면, 이렇게 반문해 보세요.

“OO는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의 질문에 아이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요. 

건강한 사랑을 충분히 받은 아이에게는 이해심과 포용력이 생깁니다. 이해심과 포용력은 공평과 공정을 훨씬 더 좋은 수단으로 만드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합니다.

첫째에게 첫째의 역할을 강조하면 아이는 책임과 부담감 때문에 동생에게 애정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누나니까 양보해”, “누나니까 동생 챙겨” 같은 ‘의무감’을 갖게 하는 요구보다는 첫째를 존중하는 부모의 모습과 태도를 먼저 보여주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둘째는 첫째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누나-동생을 구분해 역할을 강조하고, 요구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관계의 질서’가 잡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유아동기의 형제, 자매는 부모의 사랑을 사이에 두고 하는 줄다리기처럼 다소 경쟁적일 수 있으므로 중심에 있는 부모의 적절한 행동이 형제애를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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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bhs**** 2019-11-19 14:45:07
애들 키우며 정말 힘든 상황도 많고
잘 대처해야 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해
주셨네요.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