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둘째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유
내가 둘째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유
  • 칼럼니스트 김광백
  • 승인 2012.09.04 13: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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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이 1명을 낳으면 지구에 도움 주는 것은 아닐까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우리 부부는 결혼을 하고서 바로 아이를 가졌다. 처음부터 빨리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빨리 생겨서 약간은 당황했다. 나의 집은 손주가 귀하다. 부모님은 금방 일흔이지만 아직 손주가 없다. 그래서 얼른 우리 부부가 손주를 낳아주기를 바랬는데,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해서 큰 효도를 하게 됐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조심히, 건강히 낳으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주변에서는 둘째 계획은 언제냐고 물어본다. 어떤 분들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낳아서 같이 키우라고 하는 분들도 계신다. 반대로 3~5년 정도 텀을 두고 키우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공통점은 둘째를 낳으라는 것이다.

 

우리 부부의 계획은 아이를 한 명만 낳는 것이었다. 굳이 궁색하고, 듣기에는 이상하게 들릴만한 변명을 하면 이렇다. 우선 우리 부부는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자라는 생각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떤 분들은 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면 산하가 심심하게 큰다고도 이야기 하신다. 곰곰이 생각하면 산하가 약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아이가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줄 생각이다. 공동 육아 같은 것이 하나의 대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지구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나라만 생각하면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를 대상으로 보면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급격한 지구온난화는 우리 미래에 대해 근본적으로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언제 태풍이 닥쳐오고, 폭염 혹은 폭한이 우리를 괴롭힐지 모른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지구 전체 인구를 줄이는 방법이다. 인위적으로 사람을 줄일 수 없으니, 아이를 적게 낳아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앨런 아지즈먼의 인간 없는 세상」이라는 책이 있다. 인구의 증가는 지구 환경에 끔찍한 피해를 준다. 그래서 2명이 1명을 낳으면 그만큼 지구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닐까?

 

내가 둘째를 낳지 않는 이유는 위 두 가지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주변의 어르신들에게는 하지 않는다. 이렇게 설명하면 친한 사람들도 납득하지 못하는데 어르신들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둘째에 대한 계획을 물으면 그냥 쑥스러운 웃음만 짓는다.

 

아토피, 천식 등 아이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들은 모두 우리가 만들어낸 환경 때문은 아닐까? 조금 더 빠른 것, 조금 더 편리한 것, 조금 더 간편한 것. 우리의 습관들이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닐까? 산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다. 간지러워서 괴로워 할 때마다 산하에게 무척 미안하다. 내가 살아온 편안함이 산하에게 힘듦을 주는 것은 아닐까?

 

우리 아이만 편하고, 우리 아이만 즐겁게 사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편하고, 안전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둘째를 낳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산하가 커서 동생 낳아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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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x**** 2012-09-04 20:46:00
둘째..
아이는 생각이 없었는데..둘째까지..
그래도 지금 키울때는 힘들어도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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