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인 척 하다보면 정말 그렇게 되던데요?
'좋은 아빠'인 척 하다보면 정말 그렇게 되던데요?
  • 칼럼니스트 문선종
  • 승인 2019.12.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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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문선종의 '아빠공부'] '좋은 아빠'가 되는 방법

사회복지사인 나는 현장에서 수많은 부모를 만나왔다. 그중, 아이에게 최고의 것들을 주지 못해 자책하는 부모를 볼 때면 안타까웠다. 이들은 완벽한 부성과 모성을 추구하는데, 자신들의 부족함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반면 그들이 보기에 오히려 모든 면에서 부족한 상황이지만 부모로서 ‘Capacity(능력, 수용력)’를 인정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자존감과 효능감이 더 높았다. '최고'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죄책감으로, 그리고 양육 스트레스로 이어져 자녀에게 감정적으로 전이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최고의 부모’가 돼야 한다. 최고의 부모가 되는 방법? 의외로 너무 간단하다.

◇ 나를 '최고의 아빠'로 만드는 마법의 주문, "나는 이미 최고의 아빠다"

최고의 아빠는 어떤 사람일까? 배우 마동석처럼 근육이 우락부락하고 힘이 센 사람? 아니면 개그맨 유재석처럼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잔소리를 연발하는 사람? 그것도 아니라면 365일 크리스마스처럼 원하는 모든 것을 주는 산타 같은 사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사실 이런 정의를 내리는 건 무의미하다.

요즘 지자체 중 아빠를 모집해서 일정 기간 이벤트를 진행한 뒤 ‘최고의 아빠’에게 상을 주는 곳이 많다. 주최한 쪽은 양성평등을 위해, 아빠 육아에 의미를 부여해서 좋고, 참가한 쪽은 아빠로서 내가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은 행사인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자칫 이 ‘최고의 아빠’라는 것이 하나의 상(像)으로 재단될 수 있기에 무조건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비교 불가,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므로. 아이에게 아빠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아빠’이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되고 싶다는 큰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디즈니랜드로 가는 길. ⓒ문선종
작년 10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되고 싶다는 큰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디즈니랜드로 가는 길. ⓒ문선종

미국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이런 실험을 했다. 24명의 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죄수와 간수의 역할을 배정하고 그에 맞는 임무를 부여했다. 그 결과 간수 역할을 한 참가자는 죄수를 압박해 고문과 성적 학대를 가하고, 죄수는 가혹 행위에 정신착란을 보이기도 했으며 탈옥까지 시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필림 짐바르도 교수는 결국 실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실험이 바로 그 유명한 ‘죄수와 간수’ 실험이다. 

이 실험은 인간이 어떤 역할을 맡아 ‘그런 척’ 하다 보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된다는, 인간의 심리를 잘 보여 주는 실험이다. 더불어, 우리가 의식적으로 행동할 때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즉, 여기서 우리는 우리가 부모의 역할에 심취한 나머지 양육할 때 죄책감과 패배감의 안개가 짙게 깔릴 때, 이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당신의 마음이 아닌 행동이 중요한 순간이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최고의 아빠는 완벽이 아니라 부족에서 완성된다.

나를 ‘최고의 아빠’라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이는 마음이 아닌 행동으로 결정해야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가정원칙(As if principle)’에 따르면, 어떤 행동이 특정한 감정을 촉발한다면, 그러한 행동을 함으로써 의식적으로 ‘특정한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스스로 '그런 척' 살다보면 '그렇게'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문선종
스스로 '그런 척' 살다보면 '그렇게'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문선종

이 이론을 바탕에 둔다면 나는 최고의 아빠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 당장 “나는 지금 최고의 아빠”라고 의식해보자. 그리고 아내와 자녀를 위한 행동을 하나씩 하다 보면 특별한 감정이 만들어지고, 의식적으로도 그런 감정들을 끌어내 ‘최고의 아빠’라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아도 그런 척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미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면 된다. 이런 의식과 행동이 쌓이다 보면 감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이것이 신념으로 굳어진다면 아무도 못 말리는 ‘인기 아빠’가 되어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최고의 아빠’라고 했을 때 최고를 ‘완벽’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고’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며 그중에서도 ‘태도(Attitude)’가 전부다. 양육의 과정에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 항아리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그 속의 비어있는 공간이다. 그 빈 곳에 아이를 위한 무언가를 채우려는 그 ‘태도’가 바로 최고의 아빠가 가지는 무기라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자녀와 함께 배우고, 친구처럼 부족한 부분을 같이 채워나가기도 한다. 오늘부터 당신이 의식적으로 ‘최고의 아빠’처럼 행동한다면, 누가 뭐래도 당신은 이미 최고의 아빠다.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두 딸아이의 바보가 됐다.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활 동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었으며 구룡포 어촌마을에서 9년간 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수행했고, 현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실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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