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방학이 끝났다. 겨울방학 내내 아이들과 실랑이 하던 부모들은 홀가분한 마음도 잠시, 방학을 시작하며 세운 계획들을 돌아보면 아쉬운 마음이 앞설 것이다.
겨울방학은 아이들에게 참 중요한 시기다. 학습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 겨울방학에는 1·2학기 내내 배운 것들을 복습하고, 다음 학년에 올라가 배울 것들을 예습한다. 학원 등에서는 ‘방학특강’이라는 이름으로 선행학습을 홍보하기도 한다. 또한, 겨울방학은 아이들이 체력을 회복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평소 아이가 허약했다면 부모는 방학 기간 중 한약을 먹이고 운동을 시키는 등 체력 회복에 큰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놀이’이다. 부모들은 겨울방학 동안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놀았는지 반드시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혜택이나 선물이 아니라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이들은 대부분 ‘놀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2014년에 실시한 ‘한국 아동의 놀 권리 현주소와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 중 절반 이상이 놀이가 자신의 권리임을 모르고 있다고 답한 바 있으며 ‘2018 아동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아동의 물질적 결핍은 낮은 수준이지만, 여가나 친구‧가족과의 활동 등 관계적 결핍은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한 ‘2018 대한민국 아동권리지수’ 연구에 따르면 가벼운 신체 활동을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한 날의 횟수가 3일 이상 되는 아동은 설문조사 참여 아동의 34.6%에 불과했다. 이 정도로 아동의 바깥 놀이가 부족한 현실이다.
굿네이버스에서는 지난해부터 ‘아이들 편에서 놀이를 외치다’라는 주제로 ‘놀 권리 옹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해당 캠페인에서는 ‘놀이의 주인은 아동이며, 놀이에 있어 아동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놀이의 효과에 집중하다 보면 놀이를 수단으로 인식하게 되고, 결국 놀이의 결과에 초점을 두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놀이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두며 놀이 자체로서 의미를 인정해야 한다.
겨울방학이 끝난 우리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어 이렇게 물어보자. “얘들아, 이번 겨울방학, 제대로 놀았니?”라고 말이다. 혹시라도, 아이가 제대로 못 놀았다고 대답했다면 부모들은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 것이다. 그러나 괜찮다. 봄 방학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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