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누구나 여행을 좋아하며, 누구나 허니문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사실 허니문에 대한 칼럼을 쓴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건 '누구나 떠오르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그리고 여행기자 시절 수없이 썼던 화려하면서도 누구나 가면 '우와'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여행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결혼해 허니문을 다녀왔고, 그리고 주변에 결혼을 했거나 또 하려는 친구들에게서 접한 허니문은 '행복'이란 단어 하나로 정리하기엔 복잡하다는 게 개인적인 결론이다. 그래서 허니문에 대한 칼럼 역시 여행지가 주는 특징들 보다는 남녀가 바라보는 허니문에 대해 초첨을 맞춰 써보기로 생각했다. 물론 여행지 소개 역시 빠트리지 않겠지만 보다 사실적으로 그려볼 예정이다.
이번 칼럼의 제목은 '허니문은 여자를 위한 여행이다'이다. 웨딩뉴스신문의 창간을 축하하며, 주요 독자층인 '여성'을 위해 제목을 이렇게 적은 건 결코 아니다. 어쩌면 남성들이야 말로 내 글을 본다면 보다 평화로운 가정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만약 내가 허니문을 가기 전, 아니 허니문 중에라도 제목과 같이 ‘여자를 위한 허니문’이란 점을 깨달았다면 하는 아쉬움에 나와 같은 실수 방지를 위해 글을 써보려 한다.
보통 허니문이라고 하면 두 남녀가 합의하에 여행지를 결정하고, 그리고 스케줄도 정하게 된다. 근데 이 때 여행지 선정에서부터 남녀의 의견은 갈리기 시작한다. 주위에 여행지 가지고 다투는 커플을 수도 없이 봤다. 다행이 난 여행지는 연애시절부터 결정돼 있었기에 내 경우는 달랐지만 일반적으로 여행지 결정하는데 의견차이를 보인다. 이 때가 바로 칼럼의 제목을 생각할 때다. 바로 '이 여행이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부부가 함께 의견이 같아서 여행지도 잘 고르면 좋겠지만, 여자는 결혼과 허니문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남자들이 BMW나 벤츠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때 남자들이 너무 자신의 의견, 특히 경제적인 걸 트집잡아 의견을 제시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마치 벤츠를 사려고 꿈꾸는데 와이프가 넌 국민차 아*떼가 딱이야라고 하는 격이다. 똑같이 도로 위를 달릴 수 있지만 기분이 다르다. 똑같이 허니문 여행지지만 여성이 원하는 여행지가 아니라면 흥이 날리 없다.
차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본다면 내가 원하는 차를 타면 세차도 자주하고, 내부도 깨끗이 사용하며, 함부로 운전을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탈 때마다 기분이 좋다. 자 그럼 여행지를 빗대어 보자. 만약 뜨거운 나라로 갔다고 가정했을 때 내가 원하는 나라였다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열기는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다른 이색적인 더위가 될 것이며, 공항 너머로 보이는 야자수는 로망의 시작이 된다. 근데 만약 내 로망 속 나라가 아닌 여행지라면, 더운 공기는 바로 불쾌지수를 계기판 끝까지 올려놓으면서 야자수 대신 와이프의 눈은 원망 섞인 눈으로 '내가 꿈꾸던 허니문은 이곳이 아니야!'를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
너무 극단적인 의견이라 생각하는가? 직접 경험하기 싫다면 여성분들의 의견을 세심하게 듣고 그들에게 맡겨라! 적어도 남자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에 자신도 기쁠 테니 말이다. 그리고 결혼생활의 시작이기에 보다 배려해야 한다. 장기간의 레이스에 첫스타트는 중요하니깐!
결론적으로 남자들은 앞으로 언급할 여행지에 대해서 자신이 가장 갈만한 곳을 생각해두면 그나마 자신의 욕구도 조금은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기자 시절 여자들이 선호하는 허니문 여행지를 살펴보면 몰디브, 그리스 산토리니, 프랑스 파리, 멕시코 칸쿤, 하와이 등이다. 이들의 특징은 파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바다와 함께하는 휴양지이다. 그리고 파리를 더해보면 ‘쇼핑’이란 재미가 더해진다.
여자들은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꿈 같은 여행지에 가서 행복하다. 거기다 가방도 생기는 구나'라고 말이다. 이럴 때 남자도 생각해야 한다. '여행 후 한동안 여행사진과 가방을 보며 기분 좋아있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추억이 지속될 동안 편안할 부부생활'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