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자발성 이끄는 '내재적 동기', 스토리로 접근하라
아이의 자발성 이끄는 '내재적 동기', 스토리로 접근하라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3.10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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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이거 하면 저거 줄게'… 보상은 ‘진짜 동기’ 자극할 수 없다

Q. 일곱 살, 여섯 살 연년생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조건’ 없이는 말을 듣지 않아요. “방 정리하면 아이스크림 줄게”, “학습지 풀면 게임 하게 해 줄게”라고 해야 동기부여가 되나 봐요. 하지만 아이들의 행동과 일상을 지도하는 데에 이렇게 조건과 보상을 붙이는 양육 방식이 과연 효과적인지, 궁금합니다.

조건을 제시하는 '외재적 동기', 단기적으로 아이의 행동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설득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의 '내재적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조건을 제시하는 '외재적 동기', 단기적으로 아이의 행동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설득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의 '내재적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A. 동기란, 인간의 행동을 특정한 목표로 이끄는 내적인 힘을 의미한다. 동기에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가 있다. 내재적 동기란, 강압 없이 스스로 원해서 행동하는 것을 말하며, 외재적 동기란, 과제의 해결이 가져다줄 보상 또는 처벌에서 비롯되는 동기를 의미한다.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한 실험이 있다.

1971년 사회심리학자인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은 동기부여 유형이 학습 의지와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3회에 걸쳐 실험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여러 가지 형태로 조립할 수 있는 플라스틱 조각을 제공한 후 한 시간 동안 각자 제시된 그림을 토대로 다른 4개의 형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248초 동안 조립에 몰입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조립에 성공하면 한 개에 1달러를 주겠다고 했더니 몰입 시간은 313초로 늘었다. 세 번째 실험에서는 줄 돈이 없다고 했더니 198초만 조립에 매달렸다. 이는 첫 번째 실험보다 20%, 두 번째 실험보다 37%나 짧은 시간이다. 

이렇게 참가자들은 돈을 받을 때는 더 큰 동기부여를 받지만, 돈을 받지 못하자 처음에 가졌던 내재적 동기마저 방해받는 경향을 보였다. 이 실험을 통해 외재적 동기가 내재적 동기를 어떻게 감소시키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스크림 사줄게’, ‘게임하게 해 줄게’라는 말로 아이의 외재적 동기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아이의 행동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는 자신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흥미와 동기를 못 찾고, 나아가 스스로 동기를 만들어 본 경험을 못 한 채 자란다. 외재적 동기는 휘발성이 강해 아이를 설득하는 데 한계를 지닌다.

◇ 아이의 능동적 변화 유도하는 '스토리'… 단, 판단은 아이의 몫 

그렇다면 아이의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부모가 자신의 주장 또는 전달할 정보를 단편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스토리로 접근하면 아이의 내재적 동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

스토리는 아이에게 공감을 주고, 능동적인 변화를 더 쉽게 유도할 수 있다. 스토리의 소재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아온 직접 경험도 되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책, 영화, TV 등의 여러 매개를 통해 얻은 간접 경험도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첫째와 둘째가 양보의 문제로 다툼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일반적으로 부모는 이 상황에서 각자의 입장을 아이들에게 표현해 주고, 합리적인 대안을 탐색할 것이다. 하지만, 양보의 가르침을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면 설득 효과는 더 높아진다. 

“엄마는 어릴 적에 그네를 참 좋아했어. 너희 이모도 그네 타는 걸 좋아했지. 그래서 우리 둘이 놀이터에 가면 서로 먼저 그네 타려고 많이도 싸웠어. 어느 날, 놀이터에서 이모가 먼저 그네를 타고 있는데, 엄마도 그네를 타고 싶어서 멀리서 뛰어오다가 넘어진 거야. 엉엉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이모는 할머니가 올 때까지 나를 그네에 앉히고 울지 말라고 그네를 밀어줬는데, 지금도 그때 기억이 난단다. 지금 다리에 보이는 이 흉터가 바로 그때 넘어져서 생긴 거야. 엄마는 이 흉터만 보면 이모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이렇게 부모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양보의 가치를 스토리로 풀어낸다면 자연스러운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단, 아이에게 스토리를 들려줄 때, 그 스토리 안에 부모가 직접 교훈을 정리해서 '가르치면' 안 된다. '이 스토리의 교훈은 이렇다'는 형식으로 전달하면 아이는 스스로 스토리의 가치와 교훈을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 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그 설득 효과가 떨어진다.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얻을지는 스토리를 듣는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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