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서울시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에게 ‘21대 국회의원 선거 보육공약 제안서’를 20일 전달했다.
연합회 측은 이날 오후 5시 서울시 수송동의 한 카페에서 이낙연 예비후보를 만나 전국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직원과 부모 총 만 47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21대 국회의원 선거 보육공약 제안을 위해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를 전달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 ▲유아교사 인건비 지원율 30%에서 80%로 상향 조정 ▲정부지원 보육료 현실화 ▲실내외 놀이 공간 확대 ▲연차휴가, 휴게시간 대체를 위한 상근 비담임 교사 인건비 지원, 다섯 항목에 대해 동의 여부를 물었다. 조사 결과, 항목 모두 평균 96.6%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영명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정책분과장은 이 자리에서 다섯 항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 이낙연 후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달성하느냐의 문제"
먼저 김영명 정책분과장은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에 대한 목소리부터 전했다. “현재 교사 대 아동 비율은 0세 1:3, 1세 1:5, 2세 1:7, 3세 1:15, 4·5세 1:20, 장애아동 1:3으로 편성돼, 수유와 배변활동, 산책과 견학, 실내외 놀이 활동 시 교사 1인이 감당하기에는 절대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개선요구가 절실하다”면서 “0세 1:2, 1세 1:3. 2세 1:5, 3세 1:10, 4·5세 1:15, 장애아동 1:2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사 인건비 지원에 관한 요구안도 포함됐다. ‘유아교사 인건비 지원율 30%에서 80%로 상향 조정’과 ‘연차휴가, 휴게시간 대체를 위한 상근 비담임교사 인건비 지원’을 요청했다.
현행 정부의 국공립어린이집 인건비 지원율은 영아교사 80%, 유아교사 30%로 다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유아반 교사의 인건비 지원율 차이로 인해 운영비 부담이 높은 고호봉의 전문성 있는 교사를 유아반에 배치할 수 없어 연령에 적합한 교사 배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김 정책분과장의 설명이다.
‘정부지원 보육료 현실화’에 대해 보육의 질을 결정하는 정부 지원 보육료 단가의 인상 폭은 매우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김 정책분과장은 “그동안 정부지원 보육료 단가는 어린이집에서 보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드는 적절한 비용이라기보다는 정부의 보육 예산 부담 및 물가안정을 이유로 인상 폭이 억제되거나 동결됨으로써 보육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제 보육비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2020년까지 최저임금은 76.7% 인상됐지만 누리과정 정부지원 보육료 단가는 2만 원인 9% 인상에 그쳤다. 영아 급간식비 지원 단가는 11년 만에 1745원에서 1900원으로 155원 인상됐다.
‘실내외 놀이 공간 확보’ 필요성도 강조했다. 2018년 전국 보육실태조사 결과, 전체 어린이집 중 옥외놀이터가 있는 어린이집은 31.9%이며, 실내놀이터는 36.2%가 보유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에도 실외놀이터는 51.9%, 실내놀이터는 25.0%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
김 정책분과장은 “특히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에서 신체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나 실내 신체활동 공간이 없는 곳이 다수고, 누리과정이 놀이중심으로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유아가 마음껏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행 영유아보육법(제15조)은 보육 정원 50명 미만인 어린이집과 100m 이내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놀이터가 설치된 어린이집은 놀이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신규 어린이집의 경우 실내외놀이터 설치를 의무화하고 정부가 실내외 놀이공간을 어린이집 내외에 확보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안서에 메모하며 경청하던 이낙연 후보는 “토론의 여지가 없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달성하느냐의 문제”라고 답했다.
한 참석자가 ‘영유아 교사 인건비 80% 지원’과 관련해, 2020년부터 충청남도에서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 후보는 “충남의 사례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방정부가 먼저 앞서가면 중앙정부가 따라가기 좋다”고 말했다.
연합회 측은 “장애통합반, 시간연장반, 시간제보육 등 취약보육을 거의 국공립에서 맡고 있다”면서 “인건비 지원도 영유아반 모두 매달 현원에 따라 지원하고 있으나 특히 유아반이 정원이 차지 않고, 유아반 교사 인건비도 30%만 지원돼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류미희 원장(부암어린이집)은 “장애영아의 경우, 일반 영아와 동일하게 교사 대 아동 비율이 1 대 3”이라면서 “장애영아만이라도 1대 2로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참석자 가운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린이집 운영이 어렵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선거 직후 2차 추경이 있을 것”이라면서 “긴급돌봄 현장을 방문했는데 교사 마스크 하나 제공하지 않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말씀이 있었다. 세밀하게 보지 못해 빈틈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육 문제를 출산율 저하, 보육의 질 상향, 고용 확대 등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지점으로 고려해 달라'는 요구에 “기억할게요”라고 화답했다.
간담회 직후 이 후보는 기자와 만나 보육공약 제안에 대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임에는 틀림없다. 얼마나 빨리갈 것이냐의 것"이라면서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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