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우선 7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으므로 아동돌봄쿠폰도 받을 수 있고, 현재 경기도에 거주 중이라 도에서 주는 재난기본소득, 그리고 거주 중인 시에서 주는 지원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신청부터 헷갈리는 부분도 많고, 사용에 어려운 점도 많아 혼란스럽기도 하다.
아동돌봄쿠폰은 기존에 사용하던 국민행복카드, 혹은 아이행복카드가 있으면 비교적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신청만 하면 자동으로 해당 카드에 포인트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신청 후 사용 가능한 시점부터 문자 메시지가 오고, 아동돌봄쿠폰 사용처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포인트가 자동으로 차감된다.
특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카드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 내용과 잔여 한도를 확인할 수 있어 이용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 내겐 너무 복잡했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그런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은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신청을 시작한 처음과 이튿날에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 신청을 하지 못했고, 이후 다행히 신청은 했지만, 온라인 신청의 경우 성인은 각각 해야 해서 남편의 지원금과 같은 카드에 통합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국민행복카드, 아이행복카드로는 중복으로 신청할 수 없었으며, 상황은 체크카드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경우 신용카드는 아이행복카드와 겸용으로 하나만 사용하고 있어서 사실상 온라인 신청이 불가능했다. 미성년자인 아이는 아이 아빠가 함께 신청하여 그나마 빨리 처리가 되었지만 나는 새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는 한, 결국 직접 은행이나 동사무소를 찾아가 선불카드를 신청해야 했다.
할 수 없이 현장 접수를 하러 갔더니 마스크 5부제처럼 태어난 연도와 세대원 수에 따라 신청 날짜가 달라 신청이 불가하다고 했다. 스마트 기기를 제법 잘 다루는 젊은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헤매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어차피 모두에게 좋은 취지로 나누어 주는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나 괜히 원망스럽기도 했다.
◇ 지금의 혼란 반면교사 삼아 정부 재난지원금은 더 원활히 지급되길
또 아동돌봄쿠폰 사용처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사용처가 다른 경우도 많았다. 시·도청 홈페이지에 사용처를 볼 수 있게 정리해 두었는데 실제로는 적용이 되지 않는 곳도 있었고, 심지어 운영하시는 분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하시는 경우도 태반이었다.
지역도 한정되어 있어 서울과 인천의 경계에 놓인 우리 동네에서는 집 앞 마트에선 사용할 수 있던 쿠폰을 길 건너 마트에선 쓸 수 없었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업자 소득 연 매출 10억 이하의 가게에서만 쓸 수 있다는 규제도 있다. 그런데 소비자가 일일이 알아보고 가기도 어렵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상점이 아닌 이상 당연히 그 이하겠지 생각하고 갔다가 알고 보니 체인점이라 적용이 안 되는 일도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지인들끼리 “직접 사용해 보니 여기는 되더라”, “이 가게는 안 되더라”며 사용처를 공유하고 있다. 아동돌봄쿠폰도 지역 내 보습학원에선 쓸 수 있지만, 집에서 하는 학습지는 전국에서 각 지국으로 보내는 시스템이라 이용할 수 없다고.
코로나19 지역별 재난지원금과 아동돌봄쿠폰 사업이 발 빠른 대처로 소상공인들과 여러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급 방식도 복잡하고, 사용처도 천차만별이라 이용자로선 아직 혼란스럽다.
곧 정부에서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하던데, 미리 지급된 지원금 문제를 잘 살펴서 기왕이면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미리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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