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절벽 타고 학교에 간다고? 난 '온라인'으로 갔는데!” 
“넌 절벽 타고 학교에 간다고? 난 '온라인'으로 갔는데!” 
  • 칼럼니스트 오윤희
  • 승인 2020.04.2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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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지기 엄마의 그림책 이야기] 집에서 개학 맞은 아이들에게 ‘학교 가는 설렘’ 줄 그림책 3선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의 일상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아이들에게 가장 큰 변화라면 아마 ‘온라인 개학’이 아니었을까? 책방에서도 개학을 맞아 관련한 그림책을 큐레이션 해보았다. 아직 반가운 얼굴을 직접 만나기는 어렵지만, 온라인 개학으로나마 새 학기를 맞이한 어린이 친구들을 위한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한다.

◇ “나는 온라인으로 학교에 가고 있어!” 「너는 어떻게 학교에 가?」

「너는 어떻게 학교에 가?」표지 ⓒ한겨레아이들
「너는 어떻게 학교에 가?」 표지. ⓒ한겨레아이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어릴 적 학교에 가는 길을 추억하면 ‘산 넘고 물 건너’라는 말이 떠오른다. 남한산성 가까이에 살던 나는 주변에 학교가 없어 한 시간을 걸어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곤 했다. 버스 놓치면 다음 버스를 정류장에서 한참 기다리기 일쑤였던 어린 시절. 산자락에 집이 위치한 탓이었을까? 홍수가 나서 고생, 눈이 얼어서 고생, 가끔은 뱀을 마주치기도 했다. 당시 내게 등굣길은 ‘모험’ 같았다.

세계 어린이들의 등굣길 모험을 담은 그림책 「너는 어떻게 학교에 가?」(미란다 폴, 바트스트 폴 글, 이사벨 무뇨즈 그림, 오필선 옮김, 한겨레아이들, 2019년) 책장을 펼치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노를 저어 학교에 가고, 썰매를 타고, 동생을 업고 학교에 가고, 케이블카를 타고, 절벽 사다리를 타고, 기차를 타고, 세 시간을 걸어서 학교에 가고, 오토바이를 타고, 말을 타고, 다리를 건너 수영을 하면서까지 학교에 가는 세계 어린이들의 등굣길이 펼쳐진다. 이 어린이들이 이렇게 아찔하고도 위험천만한 등교를 하는 이유? 바로 ‘배우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우리 친구들의 ‘온라인 개학’도 어쩌면, 색다른 모험의 등굣길이 아닐까? 원격으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하는.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첫 등굣길. 낯설기는 하지만 온라인으로 학교 가는 길에서 또 다른 배움을 배워가는 모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등굣길, 그리고 세계 어린이들의 등굣길을 응원해 본다.

◇ “두근두근. 처음 학교에 가요!” 「처음 학교 가는 날」

「처음 학교 가는 날」 표지. ⓒ노란돼지
「처음 학교 가는 날」 표지. ⓒ노란돼지

유치원을 졸업하고 처음 학교에 갔던 날. 줄을 서서 입학식을 하고 엄마가 있나 없나 종종 살펴보면서 첫 담임 선생님과 짝꿍과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모든 게 처음이고 낯설었지만, 기대됐던 새날.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 친구들의 심정도 그때의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엄마 곰의 손을 잡고 꼬마 곰이 처음 학교에 가는 날을 그린 그림책 「처음 학교 가는 날」(플뢰르 우리 글과 그림, 박정연 옮김, 노란돼지, 2019년)은 마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 친구를 보는 듯하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려 하고, 꿈속에서 선생님께 야단을 맞고, 친구가 하나도 없어 슬퍼하고,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까 봐 걱정인 꼬마 곰. 엄마 곰은 겁먹은 꼬마 곰에게 용기 가득한 말을 건넨다.

“우리 꼬마 곰, 처음 하는 일에 겁이 나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학교에 가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단다. 모두 천천히 배워 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중략). 누구나 처음이니까. 너는 곧 친구들과 지낼 수 있을 거야. 우리 꼬마 곰, 이따 보자.” 

아이들에게 「처음 학교 가는 날」을 읽어주면 어떨까? 꼬마 곰처럼 너도 잘할 수 있다고. 곧 친구들과 학교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고. 엄마 곰의 따스한 응원이 담긴 그림책을 건네 보자.

◇ “꿈이 자라나는 학교에 가요” 「밀가루 학교」

「밀가루 학교」 표지. ⓒ라임
「밀가루 학교」 표지. ⓒ라임

매년 장래희망을 적어 학교에 내던 학창시절, 하지만 부모님이 바라던 장래희망이 과연 나도 바라는 꿈인지 고민한 적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교육부 2019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선택 이유 중 1위는 바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라고 한다. 예전과 다르게 지금의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장래희망으로 선택하고, 학교에서 친구와 책, 진로체험을 통해 다양한 꿈을 꾼다.

학교는 어린이가 꿈을 찾아가고 키우는 공간이다. 학교에서 각기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꿈을 키워가는 그 시간은, 어른이 되기 전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은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 「밀가루 학교」(쓰카모토 야스시 글과 그림, 김윤수 옮김, 라임, 2018년)는 소중한 꿈을 꾸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나는 밀가루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음. 밀가루 학교가 뭐 하는 데냐고요? 훌륭한 ‘밀가루 음식’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곳이죠.”

어떤 음식이 되고 싶은지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힘차게 팔을 들고 저마다의 꿈을 이야기한다. 졸깃졸깃한 우동, 따끈따끈한 문어빵, 노릇노릇한 도넛, 폭신폭신한 핫케이크, 따끈따끈한 만두까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밀가루 학교 선배님들의 깜짝 방문에 아이들은 맛있는 밀가루 음식이 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졸업 시험! 과연 밀가루 학교 친구들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밀가루 학교」는 저마다 작지만 소중한 꿈을 꾸는 어린이들의 꿈과 성장을 응원하는 그림책이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각기 다른 꿈을 꾸지만, 누구의 꿈이 더 크고 소중한 법 없이 모두의 꿈을 격려하고 지지해 준다. 엄마 아빠가 다녔던 학교, 어린이들이 다닐 학교가 바로 그런 곳임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온라인 개학으로 많은 변화가 있지만, 모두가 마음을 놓고 환하게 얼굴을 마주하며 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림책과 함께 즐거운 개학과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책방에서도 학교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책을 고르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 오윤희는 생일이 같은 2020년생 아들의 엄마입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커피와 빵, 책방과 정원에서 행복한 삶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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