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가면 외롭다는 아이, 사회성 부족일까요?
유치원에 가면 외롭다는 아이, 사회성 부족일까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5.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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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다섯 살의 '사회성', 이렇게 키워주세요

Q. 다섯 살 우리 딸. 요즘 유치원에 다니기 싫답니다. 한날은 애가 너무 우울해하는 것 같아서 이유를 물어보니 “난 유치원에 친구가 없어. 혼자야. 유치원 가기 싫어. 어린이집 가고 싶어. 난 친구가 없어서 혼자 앉아서 그림을 그려”라고 하더군요. 우리 아이 사회성이 좀 떨어지는 것인지 걱정입니다.

친구가 없어서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 걱정입니다. ⓒ베이비뉴스
친구가 없어서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 걱정입니다. ⓒ베이비뉴스

부모는 아이들이 다정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원한다. 아이들이 타인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사회성 부족을 걱정한다. 하지만 5~6세 아이에게 현명한 어른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아이들이 너그럽고 공손할 뿐 아니라 강인하기까지 바라는 것은 이제 겨우 혼자서 신발을 신을 줄 알게 된 아이에게 너무 과한 기대일지도 모른다.

공감과 인간관계를 담당하는 신경회로는 아이마다 다르다.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처럼 뇌 안의 신경회로가 부족하여 또래 아이들과 관계를 갖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다.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라면 인간관계란 무엇인지 배우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수행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 “뇌는 자아와 타자 통합하며 의미와 행복 발견”…사회성 발달 중요한 이유

아이들은 자기에게 중요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의사소통, 경청, 표정의 해석, 비언어적 표현의 이해, 공유, 희생 같은 중요한 인간관계 기술을 익힌다. 또한, 자기가 주변 세계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인간관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름대로 판단하며, 앞으로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언제 외롭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될지, 불안하고 혼란스러울지, 누군가 나를 공감하고 이해하며 안전하게 도와줄지 배우게 된다.

이런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때 부모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아이의 좌뇌 전두엽 활동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좌뇌 전두엽은 긍정적인 감정과 사회적 행동에 관여한다. 따라서 무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좌뇌 전두엽이 활동적이지 않으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다. 

또한,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부모와 친구를 가까이하지 않는다. 부모의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면서 싸우기 아니면 도망치기 반응을 보인다. 도망치기 반응은 우울해지거나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것이고, 싸우기 반응은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이 되는 것이다.

뇌는 인간관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관이다. 뇌는 사회적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또래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인간관계에서 기쁨을 느낀다. 에피네프린, 도파민, 오피오이드의 도움으로 신체 각성 수준이 높아져서 아이는 강렬하게 살아 있고 완전히 깨어있음을 느끼며 자신감과 활력에 넘친다. 

어린 시절에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반복적으로 분비되면 자발성, 이상 추구, 희망, 세상에 대한 경외감, 순수한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돼야 아이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개인적 이익뿐 아니라 더욱 의미 있는 무언가를 추구하며, 세상에 이바지하는 데에서 만족과 자긍심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행복하려면 사적인 관심사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주의와 열정을 쏟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의 뇌는 자아와 타자가 통합함으로써 의미와 행복을 발견한다. 이것은 뇌가 사람들 간의 통합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또래 아이들 사이의 연결을 형성하고 가꾸어야 한다.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또래 아이들 사이의 연결을 형성하고 가꾸어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또래 아이들 사이의 연결을 형성하고 가꾸어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는 양육지침

▲아이가 혼자 노는 것에 너무 불안해 마라. 아이의 발달 과정 중에서 놀이의 형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혼자 놀이, 같이 있으면서 따로 노는 평행놀이, 협동 놀이 등으로 변화해 간다. 나이에 따라 혼자 놀거나, 또는 여럿이 노는 시기가 다르다. 

따라서 5~6세에는 내 아이에게 단짝 친구가 없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은 단지 함께 노는 것에 불과하고 진정한 의미의 인간관계가 성립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친구와 잘 사귀는 아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 놀이를 많이 알고 있거나, 운동을 잘하거나, 힘이 세거나, 리더십이 있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좀 더 인기가 있는 것뿐이다.

▲평소 학원이나 문화센터, 가족 모임 등으로 바쁜 가정의 아이들은 또래와 사귀기 힘들다. 의도적으로라도 아이가 또래와 만날 기회를 자주 마련해 주는 시간적 배려가 필요하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여 아이가 익숙한 환경에서 낯선 사람과 어울릴 기회를 마련해주자. 그런 다음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거나 놀이터에서 다른 또래와 어울릴 수 있게 해주자.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자. 아이들은 자존감이 부족하거나 의존적인 성향이 있을 때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특히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알지 못하는 아이라면 또래 아이들과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자신감이 없는 아이에게 호감이 생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에 부모가 아이가 자존감을 느끼고 의존적이지 않도록 늘 관심을 써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자. 장난감이나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고, 아이가 읽을 책은 스스로 꺼내오게 하고, 무슨 놀이를 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하자.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이 믿음은 자신감이나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아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부모가 인정해주자. 아이가 고른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바꾸려고 하지 마라.

▲자아와 타자의 통합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거울뉴런’이다. 거울뉴런은 주변 세상에서 보는 것을 바탕으로 다른 아이들이 하는 행동의 의도뿐만 아니라 그들의 감정 상태도 반영한다.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의 행동뿐 아니라 감정까지도 따라 한다. 거울뉴런 때문에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 알고, 그 행동 속에 스며있는 감정까지 같이 느낀다. 거울뉴런 덕분에 또래 아이의 행동, 의도, 감정까지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다.

▲사회적 기술과 놀이를 가르치자. 남의 말을 경청하거나 타협하는 기술을 그림처럼 자세히 설명해주자. 예를 들어 장난감 하나를 놓고 경쟁한다면 시간을 정해서 번갈아 가지고 놀도록 하거나, 순서를 지키는 것을 가르쳐주자. 그러면 아이들은 다른 갈등 상황에서도 부모가 알려준 해결법을 활용하게 된다. 또,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점검해보자. 블록놀이, 달리기, 게임 등 아이가 비교적 자신 있어 하는 것을 미리 알아두어 친구에게 자랑할 기회를 주어 자신감을 키우자.

▲사회성 향상은 단계적으로. 늘 혼자 놀고, 혼자 행동하다가 아이가 외톨이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럴 때 부모가 지레 겁을 먹고 억지로 여러 명의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하자. 우선 한두 명의 아이와 놀게 하자. 그 아이와 깊이 친해지면 친구와 노는 즐거움도 느끼고, 사회성도 길러진다.

▲선택을 인정하라. 주도성이 강한 아이에게는 일단 아이의 선택을 인정한 후에 아이 역시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자. 자신이 고른 장난감을 사고 나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느끼면 다음번 장난감을 고를 때 그만큼 신중해지고 정확해질 수 있다.

▲친구와 잘 지내라고 부모가 먼저 잔소리하지 말자. 매번 잔소리하면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의존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아이가 어떤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그 친구와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자. 집으로 초대하거나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함께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모들끼리 먼저 친해진 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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