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500명 수업" 방역 구멍 된 '어린이집 특별활동'
"일주일에 500명 수업" 방역 구멍 된 '어린이집 특별활동'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6.03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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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활동 강사, “돌려쓰는 교구 물고 빨고… 소독한 적 없어” 고백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어린이집 휴원이 해제된 가운데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특별활동 수업 역시 재개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어린이집 휴원이 해제된 가운데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특별활동 수업 역시 재개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지난 1일 전국 단위 어린이집 휴원 명령이 해제됐다. 지역별로 어린이집 재개원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특별활동 수업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 어린이집을 돌며 수업을 진행하는 외부강사의 경우 활동지역 범위가 넓고 많은 아이와 긴밀하게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수업에 사용한 교구를 아이들이 돌려 사용해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전국 단위 휴원 명령 해제를 발표하며, 어린이집이 재개원하더라도 어린이집 내에서 기본 방역 지침은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어린이집용 대응지침 V판’(2020.5.29.)에 따르면, ‘접촉의 최소화’를 명시하고 있다.

보육활동 시 개별놀이 중심이 원칙이며, 불가피한 경우 아동 간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특별활동을 진행하는 경우 “외부강사와 어린이집 구성원 간 밀접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지도하고 악기 등 특별활동 도구는 상호 교차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다. 또한 반드시 외부강사 건강상태, 위험장소 방문 이력 등을 확인해야 한다.

외부활동을 불가피하게 진행하는 경우,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준수하고 밀폐도가 낮은 야외에서 진행해야 한다. 단, 특별활동 및 외부활동 진행 시 보호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어린이집용 대응지침 V판’의 특별활동 관련 부분 캡처. ⓒ베이비뉴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어린이집용 대응지침 V판’의 특별활동 관련 부분 캡처. ⓒ베이비뉴스

◇ “한 강사가 일주일에 500명 이상 만나 감염 확률 매우 높다”

그러나 어린이집 현장에서는 특별활동 교구 상호 교차 사용 금지와 외부강사 동선 관리 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진아(가명) 씨는 지난 2월까지 한 업체 소속으로 어린이집 특별활동 강사로 일하다 현재 그만둔 상태다. 강 씨는 “한 강사가 일주일에 열다섯 곳 이상 어린이집을 방문하고, 한 번 수업 할 때 유희실이나 강당에 20명 남짓 아이들이 참여한다”며, “다른 원으로 이동할 때도 시간적 여유를 두지 않고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강사가 가지고 다니는 교구를 소독할 시간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강 씨는 “강사들은 악기나 콩 같은 오감발달 놀이에 적합한 교구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일주일씩 같은 수업을 한다"며, "아이들은 이 교구를 입으로 물고 빨고 손으로 만지지만 소독을 한 적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한 업체는 5년 동안 단 한 번도 소독하지 않았다고 말한 곳도 있었다”면서, “업체들은 원장이나 부모가 기대하는 만큼 소독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 씨는 “평상시(코로나19 휴원 이전)에도 소독이 잘 되지 않았다"며, "5월 (재개원) 수업 준비를 할 때 소독을 강조하긴 했으나 짧은 쉬는 시간에 콩과 같은 곡식, 천, 스펀지 백업(스펀지 막대) 등 많은 양을 소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강사 한 명이 돌아다니면서 일주일에 오백 명 이상 아이들을 만나니까 감염 확률이 너무 높다”면서, “혹시라도 아동에게 감염시키거나 어린이집 내 확진자가 생기면 역학조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한 온라인 맘카페에 현직 특별활동 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강사 역시 강 씨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정상수업 한다고 원에서 연락이 왔어요. 물론 제 생계도 어렵지만 아직 특별활동 수업은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원에서는 어머님들이 다 원하신다고 하는데… 진정 특별활동을 원하시나요? 제가 아이가 있다면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중략) 교구나 악기들도 여러 원 아이들이 같이 만지는 건데 꼭 해야 하나 싶고 정말 걱정됩니다.”

지난해까지 특별활동 강사로 일을 했다는 또 다른 강사는 댓글을 통해 “외부강사 오는 거 무조건 반대하셔야 해요. 오감, 음악 등 한 교구로 일주일씩 (수업) 도는 건데 물고 빨고 다 합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특별활동 여부는 어린이집 자율… “복지부 차원에서 제한해야”

전북 전주시에서 어린이집으로 내려보낸 공문에는 외부강사 수업 및 외부활동은 별도 안내 시까지 제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전북 전주시에서 어린이집으로 내려보낸 공문에는 외부강사 수업 및 외부활동은 별도 안내 시까지 제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특별활동 진행 여부는 어린이집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네이버 밴드를 통해 특별활동 진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휴원 중인 5월부터 긴급보육을 하며 특별활동을 진행한 곳 ▲특별활동을 진행하려 했으나 부모들의 반대로 취소된 곳 ▲특별활동을 진행하다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 따라 중단한 곳 ▲특별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부모 설문을 받고 있는 곳 등 다양한 사례가 접수됐다.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밴드를 운영하는 보육교사 문경자 씨는 지난달 29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복지부에서 어린이집 특별활동과 외부강사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없다”면서, “외부 프로그램에 대한 위생, 코로나 검사, 교구 소독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어린이집 자율로) 풀어버리면 엄청난 전파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 교사는 “예방적 차원에서 외부강사의 코로나19 감염 검사뿐 아니라 교구 소독까지 챙겨야 한다”면서,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 미리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북 전주시의 경우, 지난 1일 휴원 명령 해제 공문에 “외부강사 수업 및 외부활동은 별도 안내 시까지 제한한다”고 명시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대해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지난달 27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복지부가 특별활동에 대해 어린이집 자체적으로 판단하게 하고 있어 너무 걱정된다”면서, “복지부에서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특별활동은 안 된다고 명확하게 지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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