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지원체계 개편 무색… 10명 중 8명 "업무경감 없다"
보육지원체계 개편 무색… 10명 중 8명 "업무경감 없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7.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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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2020 상반기 보육교사 노동실태조사' 결과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2018년 보육교사 휴게시간이 의무화되면서, 보육지부는 보육교사가 휴게시간 사용이 가능한지 체험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2018년 보육교사 휴게시간이 의무화되면서, 보육지부는 보육교사가 휴게시간 사용이 가능한지 체험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올해 어린이집 운영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보육지원체계 개편이다. 어린이집 운영을 기본보육(오전 9시~오후 4시)과 연장보육(오후 4시~오후 7시 30분)으로 나눠 운영하고, 정부는 연장보육에 연장반 전담교사를 투입해 그동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보육교사가 근로기준법에 맞게 8시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했다.

보육지원체계 개편 이후 보육교사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20일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020 상반기 보육교사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보육교사 1060명 중 ‘업무과중이 줄지 않았다’는 응답이 총 84.59%(895명)로, 그중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응답도 32.70%(346명)에 이르렀다. 반면 ‘경감된 편’이라는 응답은 12.57%, ‘매우 경감됐다’는 응답은 2.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보육교사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게시간을 제외한 하루 근로시간은 ‘9시간 33분’으로, '보육시간 6시간 44분', '보육준비 및 기타업무 2시간 49분'으로 나타났다. 82.9%가 초과근무를 했지만, 초과근무 시간만큼 수당을 받는 비율은 9.3%에 불과했다.

2018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보육교사에게도 1시간의 휴게시간이 의무화됐으나, 현장에서는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 보육지원체계 개편을 통해 ‘보육시간 7시간, 휴게시간 1시간, 행정업무 1시간’ 시스템을 권고하고 있다.

◇ 보육지원체계 개편에도 "업무과중 줄지 않았다" 85%

지난 20일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020 상반기 보육교사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지난 20일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020 상반기 보육교사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하면서 3월 시작 예정이었던 보육지원체계 개편 운영도 전국 단위 휴원 명령이 해제된 6월 1일부터 정상 운영하게 됐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의 ‘2020 상반기 보육교사 노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 1060명 중 96.51%(1023명)는 ‘지난 3월 보육지원체계가 개편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연장보육을 실시하는 취지가 교사 간 교대를 통한 담임교사의 업무과중 경감(휴게시간 보장, 서류업무시간 확보)임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92.55%(981명)로 조사됐다. 하지만 개편 취지가 무색하게도, 보육지원체계 개편 이후 ‘업무과중이 줄지 않았다’는 응답이 총 84.59%(895명)로 조사됐다.

이들이 생각하는 ‘업무과중 미경감’ 원인은 뭘까. ‘별도 연장반 전담교사 채용 없이 담임교사가 연장반을 겸임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7.32%(334명)로 가장 많았다. ‘휴게시간이나 서류업무 시간이 실제로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30.95%(277명)로 조사됐다.

보육교사 1058명에게 연장반 전담교사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담임교사가 연장반 겸임 중’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5.20%(전부 겸임 중 21.74%, 일부 겸임 중 33.46%)로 나타났다. ‘연장반 전담교사 전부를 채용한 곳’은 21.64%, ‘연장반을 편성하지 않은 곳’도 15.41%로 나타났다.

◇ 개편 취지 실현 위해… “담임교사의 겸임 금지해달라”

20대 국회에서 보육지원체계 개편을 위해 정책토론회가 열린 바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20대 국회에서 보육지원체계 개편을 위해 정책토론회가 열린 바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그렇다면, 담임교사의 연장반 겸임 이유는 뭘까. ‘담임교사가 연장반 교사를 겸임 중’이라는 584명에게 물었더니, 총 449건의 응답 중 ‘교사의 동의 없이 원장이 독단에 의한 것’이라는 응답이 63.56%(원장의 일방 결정 및 통보 51.45%, 연장반 교사 허위 등록 10.02%)로 가장 많았고, '채용 실패'는 21.83%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보육지원체계 개편에 따른 어린이집 운영안내’에서 담임교사가 연장반 겸임 근무 시 연장보육료 수입을 통해 교사에게 처우개선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담임교사가 연장반 교사를 겸임 중’이라는 584명에게 겸임 시 별도의 처우개선 수당을 받고 있는지 물었다. 무응답 66건을 제외한 총 518건의 답변 중 ‘별도의 처우개선 수당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7.92%에 불과했다.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68.34%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보육지원체계 개편으로 하루 중 휴게시간 1시간과 서류업무 등 1시간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실제 보육교사 1056명 중 89.30%(943명)는 이들 시간이 ‘실제로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휴게시간과 서류업무 시간이 확보됐다는 응답은 10.70%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보육지원체계 개편 취지 실현을 위해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까. 보육교사 1057명에게 ‘업무과중 경감’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최우선 조치를 물은 결과, 28.67%(303명)이 ‘담임교사의 겸임 금지’를, 28.48%(301명)이 ‘서류 간소화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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