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도입 앞둔 누리과정 정책과제 '산더미'
확대 도입 앞둔 누리과정 정책과제 '산더미'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2.11.09 10: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격차 해소, 인프라 개선 시급 교사 처우개선 문제 풀지 못하면 질도 담보 못해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이미화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 3층에서 열린 누리과정 정착을 위한 에듀케어 컨퍼런스에서 '누리과정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책과제 모색 방안'이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이미화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 3층에서 열린 누리과정 정착을 위한 에듀케어 컨퍼런스에서 '누리과정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책과제 모색 방안'이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유아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 구분없이 공통의 교육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마련된 '누리과정'. 올해 3월부터 만 5세부터 우선 적용된 누리과정은 내년 3월부터는 3, 4세로까지 전면 확대된다. 누리과정의 확대에 대해 어린이집 원장, 보육교사, 부모 등 보육·교육계는 보육이나 교육 수준을 더욱 높이 끌어올리는 발판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리과정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더 많은 것들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전문가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지원이 동등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하며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이나 누리과정 연수강화 등의 구체적인 정책 변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회장 정광진)는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누리과정 정착을 위한 에듀케어 컨퍼런스'를 열고, 누리과정의 확대와 함께 누리과정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한 방향과 과제를 짚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대선후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캠프의 정계인사를 비롯해 보육·교육계 인사들이 참석해 누리과정 정책 과제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육아정책연구소 이미화 선임연구위원은 "누리과정의 내용과 운영 및 평가, 교사의 자격과 교육, 물리적 환경개선, 관리감독 등 여러가지 문제가 서로 연관돼 있다. 하나가 해결되면 연동돼 보육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연구위원은 "누리과정이 빠르게 도입됨에 따라 4만 2,000여개나 되는 어린이집이 당면한 문제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3~5세 누리과정을 실시하는 어린이집과 주로 0~2세 표준보육과정을 실시하는 어린이집과의 격차 해소 등 방안을 찾아보고 단계별로 어린이집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세반의 특성과 누리과정 운영을 고려할 때 어린이집의 실내외 환경 등 물리적 환경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재교구 등의 환경지원 체계를 보면 동등하게 지원되지 않는데, 동일하게 계산해 지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양측 간에 달라지는 변인을 추가로 고려해 이를 동등하게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누리과정을 실시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시설·설비 및 환경구성에 대한 공통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누리과정의 운영을 위한 인적강화도 제대로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양질의 공통과정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누리과정 도입취지에 맞게 누리과정 자격제도를 수정·완화하거나 3급 보육교사 포함에 대한 유예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5세 누리과정 반의 담당교사 자격증 소지현황을 보면, 보육교사 1급 또는 2급자격증 소지가 가장 많으며 나머지는 유치원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반면 보육교사 3급 자격자가 누리과정 반을 맡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정책적으로도 제한된다. 단 보육교사 수급이 어려운 농어촌 어린이집에 대해선 3급 보육교사의 일정기간 누리과정 담당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누리과정 자체는 표준보육과정과 유치원교육과정이 합쳐지면서 공통의 과정이 만들어진 것이므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교사들에 대해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 연구위원은 ▲소규모, 분기별 누리과정 교사 연수 강화 및 연수기간 확대 ▲누리과정 원장 연수 의무 이수 제도 마련 ▲누리과정 프로그램(지도서) 및 운영매뉴얼, 활동자료 개발·보급 ▲어린이집의 혼합연령반을 위한 2인담임제 운영 모색 ▲장애유아반을 위한 누리과정 지도서 내 장애관련 활동 내용 확충 및 보완, 장애아 누리과정 운영지원비 '학급당' 기준으로 지원 ▲보육정보센터 설립 및 '누리과정 운영지원단(가칭) 구성 ▲0~2세 표준보육과정과 초등교육과정과의 연계 운영 등의 정책과제를 내놓았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이미화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기조발제에 이어 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누리과정 정착을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이미화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기조발제에 이어 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누리과정 정착을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이날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전문가들도 누리과정의 안정화를 위해선 다양한 과제들이 실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먼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이영숙 경남지회장은 누리반 교사에게만 지원되는 수당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이 지회장은 "5세반 담임교사에게는 5세아 수에 따라 20만원 혹은 30만원의 담임교사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5세반 비담임 교사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매월 돌아가면서 5세반 담임을 하자는 건의도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 지회장은 "내년부터 3~5세로 누리과정이 확대되면 누리반 비담임인 영아반 담임교사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사기 저하는 피할 수 없다. 높은 경력의 우수교사가 영아반을 기피하지 않도록 전체 교사에게 고르게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누리과정이 장기적으로 정착되려면 아동복지관련 학과나 유아교육과의 교과과정에 누리과정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해 반드시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별도 추가 연수없이 누리과정 교과목을 전공필수로 이수한 교사는 바로 누리반 담임교사로 투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이남주 회장은 "종일제 운영에서 유치원은 하루 4시간 교육 후 4시간 추가교육을 실시하면 종일반 교육비 5만원이 지급되나 하루 10시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집은 추가보육비 지원이 전혀 없다"며 "동일한 질의 누리과정 이행을 원한다면 보육시간을 고려한 지원이 동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 회장은 "유치원 소관 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다. 때문에 어린이집이 복지적인 이미지가 더 높아 부모들은 어린이집의 전문성보다는 보편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부모에게 누리과정에 대한 운영 안내나 정보는 누리과정을 실행함에 매우 중요하다. 부모를 위한 누리과정 홍보를 국가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푸르니보육지원재단 김온기 상무는 "누리과정 담당교사가 연수를 받았어도 실행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교사들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누리과정과 관련된 전문상담이나 컨설팅 채널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베이비뉴스 소장섭 편집국장은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부담하기로 하면서 기존 만 5세아 보육비 예산은 처우개선, 어린이집 시설 현대화 등에 쓰기로 했지만,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누리과정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인프라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의 약속대로 어린이집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예산을 투입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영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경남지회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영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경남지회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남주 서울시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회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남주 서울시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회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김온기 푸르니보육지원재단 상무.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김온기 푸르니보육지원재단 상무.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정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wo**** 2012-11-23 20:00:00
누리과정
만3-4세 누리과정이 너무 궁금하네요.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