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아이 낳으면 불이익… 사회적 인정 있어야"
"여성은 아이 낳으면 불이익… 사회적 인정 있어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9.04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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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난달 20일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난달 20일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책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1대 국회에 코로나19 대응과 아이 키우는 엄마들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 입성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난달 20일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나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과 시스템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눴다.

신 의원은 가정의학과 의사 출신이다. 회의 중에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오는 전화는 최우선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아홉 살, 여섯 살 두 아이의 엄마. 베이비뉴스와 신 의원의 인연은 2017년부터다. 베이비뉴스 애독자로, 아이 키우면서 겪은 불합리한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제보를 하기도 했다.

지난 5월 30일부터 시작된 21대 국회. 신 의원은 감염병과 아동학대 관련 법안 대표발의를 비롯해, 의료진의 아동학대 신고율을 높이는 방안,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 등을 주제로 여러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 의원은 국회 입성 소감에 대해 “젊은 의원이자 엄마로서 우리 사회의 여성문제, 보육, 저출생 문제 등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노력하면 할수록 변화 가능성이 커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문제, 학대 예방을 위한 예산 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 신 의원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투표권 없는 어린이, 사회정책 결정에서 소외”

신 의원은 7월 29일 '민법 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부터 체벌근절까지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신 의원은 7월 29일 '민법 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부터 체벌근절까지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지난 6월 천안에서 아이가 가정 내 학대 끝에 숨졌고, 창녕에서도 가정 내 폭력에 시달리던 아이가 가정을 탈출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반복되는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을까요?

“최근 수많은 아동학대 토론회가 열렸는데 결국 비용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장 출동 시스템, 피해자 사후관리 등 결국에는 재원이 열악해서 인력이 부족하고, 자주 사람이 바뀌고 이러면서 단절된 대응으로 가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정부 종합대책에도 예산을 법무부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이나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에서 편성하는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 전환하자고 했는데, 그게 안 돼 아쉽게 생각해요. 지속해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피해자가 투표권 없는 어린이라 사회정책에서 소외되는 건 분명히 있어요. 어린이들의 목소리, 피해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변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아동과 관련된 법안을 여러 차례 대표발의 하셨습니다. 법안을 발의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천안, 창녕 아동학대 사건이 계기가 됐어요. 의사협회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아동학대 현황’을 세계의사회에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도가니’ 영화가 이슈가 되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 컸어요. 그때부터 우리나라 현안과 취약 부분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 활동을 바탕으로 이번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고, 제도적으로 왜 해결이 안 되는지 검토하는 일환으로 법안 발의를 하게 됐습니다.

사건 발생 전 예방 시스템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어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예방 시스템이 매우 취약했다는 것을 확인해 대정부질의도 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이 왜 폭력에 노출되고, 신고가 들어가도 제대로 분리조치나 사후조치가 안 돼 사망에 이르게 되는지 들여다봤어요.

법안이 필요한 것은 법안 발의를 했고요, 현장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토론회를 통해 어떤 것들을 매뉴얼로 해야 하는지 목소리를 냈습니다.”

◇ "문재인 정부 아동 정책 진일보… 사각지대 대책은 부재"

신 의원은 7월 7일 의료기관 아동학대 신고율 제고 방안과 관련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신 의원은 7월 7일 의료기관 아동학대 신고율 제고 방안과 관련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Q. 지난번 ‘의료기관 아동학대 신고율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 토론회 때 직접 좌장을 맡아 대안을 찾기 위해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이 지금 어떻게 실행되고 있나요?

“이번에 문제 인식이 있었던 게 의료진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데 신고를 덜 한다는 거예요.(신고의무자에 의한 아동학대 신고율은 2018년 기준 전체 신고의 27.3%. 그중 의료진의 아동학대 신고율은 1%다. 미국의 경우, 2015년 기준 의료인의 아동학대 신고율이 14.5%로 우리나라의 14배 이상이다. - 기자 주)

부담 갖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의료환경 구축에 대해 전문가들이랑 얘기하고, 의료평가인증원에서 병원평가를 할 때 신고율에 대한 부분을 강화해달라는 요청도 직접 했습니다.

의료진이나 병원에서 신고가 들어가면 경찰이 응급실로 출동해 상황을 파악하고 분리조치 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의 출동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해 소기의 성과는 있었습니다. 포괄적으로 다 개선이 돼야 하는 부분이지만 하나씩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을 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Q. 문재인 정부가 아동과 양육자와 관련해 제일 잘한 것과, 반대로 제일 못한 것은 어떤 게 있다고 보시는지요?

“문재인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 아래 아동수당을 도입해 지급하고, 아동권리 보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어요. 아동수당 지급, 어린이 입원비 부담 줄인 것, 시설 보호종료 아동 자립수당 지급 등은 잘한 거고, 아동에 대한 대책이 진일보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반면 기존 체제에 대해 점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와 관련해선 근본적인 대책은 없었던 것 같아요.”

Q.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문재인 대통령 선거공약이기도 하고 국정과제이기도 합니다. 대전에 이어 경남 창원이 공모에 선정됐고, 입원 병상이 없는 센터 건립 공모가 진행되고 있어요. 하지만 낮은 소아재활수가 등으로 예정된 적자에 지자체도 병원도 나서길 꺼리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개선돼야 할 부분입니다. 저도 병원에 근무할 때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재활하는 아이들과 엄마들 고생하는 것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재활난민에 대해서도 얼마나 서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아동에 대한 지역사회 돌봄체계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은 초기에 입원치료가 필요하고 회복기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대전, 창원 병원을 좋은 사례로 확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과 정부 입장도 생각 안 할 수가 없어요. 지었을 때 건립비나 운영비 적자 날 게 뻔한 상황이라, 현실적 난관 속에서 지속해서 관심을 갖겠습니다.”

◇ "국가의 '아동관' 성숙해져야… 생존만 말하던 시대 지났다"

신 의원은
신 의원은 "엄마의 정보력, 아빠와 조부모의 능력이 아닌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저의 숙제"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Q. 저출생 문제도 심각합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1명도 안 되는데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상당히 심각하다고 봅니다. 대응 전략이 잘 보이지 않아서 우려스러워요. 모든 문제가 연결된 복합적인 문제지만 적어도 아이를 낳으려는 당사자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근본적 해결책을 정부가 찾아 나서야 합니다.

지금은 여성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사회적으로 불이익 받는 시스템이에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사회에서 인정받고 칭찬받고 격려받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봐요.”

Q.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래도 조금씩 사회가 바뀌고 있다고 느껴요. 법과 제도가 보완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어떤 게 어떻게 부족한지 끊임없이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시민단체와 국회가 힘을 합쳐서 정부에 계속해서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전문가 분들도 지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주실 필요가 있어요.

우리 사회가 좀 더 선진국으로 발전하면서 아동 관념에도 성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먹고사는 문제에 당면해 있어서 기본적 생존을 논의했다면, 이제는 아동은 가정이 아닌 국가가 돌보는 것이라는 고차원의 대응책이 있어야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아동의 시각에서 정부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 마련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앞으로 활동에 대한 각오나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 않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녀의 성공을 위한 세 가지 힘은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조부모의 경제력이란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곤 합니다. 엄마의 정보력, 아빠와 조부모의 능력이 아닌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들이 행복한 세상,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엄마들의 목소리, 아동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여러 단체와 아동의 목소리를 찾아가면서 들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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