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밤 후보직을 전격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단일후보로 자리를 양보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시민사회 진영의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뒤 두 번째 결단이다.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라는 한국 정치사의 가장 큰 이벤트에서 높은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경쟁상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연이어 스스로 퇴장한 그의 판단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날 후보사퇴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안 후보와 문 후보는 지난 6일 단독회동을 갖고 공식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안, 문 후보측 사이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2008년 정권을 내준 뒤 5년 동안 악전고투한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확장을 반대한다"는 안 후보 사이에서는 동료의식마저 엿보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들어서면서 양측은 한치의 물러섬 없는 대결구도를 벌였다. 조직을 강점으로 한 민주당 측은 문 후보로의 단일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고, 정치초년병인 안 후보는 이같은 움직임을 '구태'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양 후보가 미리 약속한 '새정치 공동선언' 작성도 지지부진했고, 협상도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쇄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안 후보의 위상도 적잖이 타격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민주당 측의 조급함이 안 후보 측을 자극한 면이 없지 않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정권탈환이 지상과제인 민주당이 정치쇄신을 목표로 한 안 후보와 애초부터 동거가 불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측은 교착상태에 빠진 단일화 협상을 타개하기 위해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퇴진을 연결고리로 안 후보의 양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이를 거부한 안 후보가 버티면서 단일화 결렬에 대한 진보진영의 위기감이 심화됐다.
게다가 22일에는 전북에서 50대 남성이 단일화를 염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안 후보 측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 남성의 죽음을 천근의 무게로 받아들이고 있다.
23일 민주당은 비로소 안 후보의 양보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표면적으로는 안 후보의 패배로 끝난 셈이됐지만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데 이견을 두지 않는다.
전례없는 두번의 통 큰 양보를 통해 개인의 욕심보다는 '대의'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깨끗한 사퇴'를 통해 안 후보는 거대정당의 도움없이 홀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일전을 벌이는 문 후보의 선전여부와는 별개로 벌써부터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은 든든해졌다.
이날 결단으로 앞으로 5년 후, 아니 향후 한국 정치지형도에서 안 후보가 특별한 정치인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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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안후보님의 사퇴결정을 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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