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안 하고 아이 잘 키우기, 이렇게 하면 됩니다 
체벌 안 하고 아이 잘 키우기, 이렇게 하면 됩니다 
  • 칼럼니스트 이수경
  • 승인 2021.01.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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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으로 키우는 부모, 권리로 자라는 아이] 훈육에 필요한 건 ‘매’가 아닌 ‘구조화’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징계권 조항’의 삭제가 의결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62번째로 체벌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 민법에는 그동안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훈육을 위한 체벌’은 괜찮다는 인식이 공공연히 존재했다.

심지어, 아동학대를 저지른 부모가 “자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 것”이라며 법에 선처를 호소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법이 개정됐으니,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법의 기준도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런 것을 고민한다. 어떻게 아이를 체벌하지 않고 가르칠 수 있나, 오히려 너무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건 아닐까? 혹은 부모의 권위와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고.

◇ 누가 나한테 뭐라고 하면 기분 나쁜 것,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매 없는 훈육이 가당키나 할까, 애가 너무 버릇없게 자라진 않을까? 이런 고민이 드는 부모라면, 지금부터 '구조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자. ⓒ베이비뉴스
매 없는 훈육이 가당키나 할까, 애가 너무 버릇없게 자라진 않을까? 이런 고민이 드는 부모라면, 지금부터 '구조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자. ⓒ베이비뉴스

훈육은 ‘자녀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련의 방법’이다. 자녀들에게 훈육은 곧 학습이다. 자존심 상하고, 감정이 다치고, 두려움에 떨고, 분노가 차오른 상태로 뭔갈 배우는 건 어렵다. 직장과 가정을 예로 들어보자. 상사나 배우자가 내게 심한 말을 했을 때, 그들의 말에 동조하기 어렵고, 따르고자 하는 의지 또한 생기지 않을 것이다. 

자녀들의 마음도 나와 다르지 않다.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써 존중하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아이에겐 폭력을 겪지 않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라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에서는 훈육할 때 중요한 것은 ‘구조화’라고 말한다. 구조화란 ‘행동에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주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조심해야 할 것과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더불어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하라면 하는 거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엄마가 하라는데 이유가 필요해?”, “지금 말해주면 네가 알아? 다 크면 알게 돼”와 같이 이유와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학습할 수 있는 동기를 저하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돕는 것이다. 대신해준다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도와주는 것이며, 아이에게 긍정적인 본보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생각과 방안을 독려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구조화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무엇을 기대하고 어떻게 이겨 낼지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거나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둘째, 함께 규칙을 정하고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어야 한다. 

셋째, 아이가 실수할 때 좌절하고 실망하기보다 대안을 가지고 바로 잡을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넷째, 매 순간에 공평하고 융통성을 잃지 않고 대해야 한다. 다섯째, 아이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자녀들이 옳은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어야 한다.

◇ 행동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지켜가는 것 

훌륭한 코치들은 선수를 훈련시킬 때 장황하게 설명만 늘어놓고 “알아서 해!”라고 하지 않는다. 훈련 계획을 짜고 설명해주며 훈련 시 옆에서 같이 달리고, 식단을 조절해준다. 

선수의 성과에 칭찬해주고 훈련의 적응 속도에 따라 강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과업을 주듯이, 부모도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든 학습의 과정에서 코치가 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때리거나, 무언가를 빼앗거나, 아이가 두려워하는 대상을 이용해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 대화하고 충분히 기다려 주며 구조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의 의견이 서로 대립할 때, 아이의 뜻을 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권위를 잃는 것이 아니다. 자녀의 의견을 무시하고 굴복시키는 것이 아닌, 각자 원하는 바를 말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존중하는 방향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부모·자녀 간의 문제해결의 방법이 모범이 될 때, 아이들은 평생에 거쳐서 이 방법을 활용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제공해주는 구조화는 아이에게는 정보와 지지를 통해서 실제로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지침서가 된다. 이와 더불어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따뜻함은 아이들에게 안전과 안도감을 느끼게 하고 이것은 곧 중요한 학습 동기가 된다. 이 둘은 마치 수레의 바퀴와 같아서 똑같은 크기로 동시에 굴러가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부모가 따뜻함과 구조화를 잘 제공하더라도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해 가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오늘은 우선 자녀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부모인 우리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칼럼니스트 이수경은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후 복지관에서 근무했고 2010년부터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아동의 권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전 세계 약 120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국제 구호개발 NG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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