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 담배광고, 빨리 달리는 차만큼 위험해요
학교 가는 길 담배광고, 빨리 달리는 차만큼 위험해요
  • 기고=송유나
  • 승인 2021.03.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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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드 대장정 28] 송유나 백석중학교 2학년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통학로에서 우리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위협하는 건 빨리 달리는 차뿐만이 아니었다. 보란 듯 놓인 담배꽁초와 없던 관심마저 생기게 하는 술과 담배 광고들. 지금이라도 통학로 위 우리 권리를 되찾아야겠다. ⓒ베이비뉴스
통학로에서 우리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위협하는 건 빨리 달리는 차뿐만이 아니었다. 보란 듯 놓인 담배꽁초와 없던 관심마저 생기게 하는 술과 담배 광고들. 지금이라도 통학로 위 우리 권리를 되찾아야겠다. ⓒ베이비뉴스

학교를 오고 갈 때 이용하는 길을 우리는 통학로라고 부른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나 또한 오랫동안 통학로를 이용해왔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거의 매일같이 이용하는 통학로를 주의 깊게 살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누구나 잘 볼 수 있도록 노랗게 칠해진 ‘교육환경보호구역’ 알림판도 마찬가지였다. 알림판 속 금지하는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왜 통학로를 눈여겨봐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은 올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참여하게 된 아동권리옹호단 ‘ECHO’ 활동을 하고 나서부터였다.

◇ '교육환경보호구역', 아동의 사정에 맞게 현실적으로 조정하려면

우리 동네 통학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품고 있었다. 교육환경보호구역 표지판 앞에 보란 듯이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 어린 친구들이 뛰어노는 놀이터 한가운데 놓인 빈 담뱃갑,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자담배가게,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과 슈퍼 안 현란한 담배와 술 광고들…. 없던 관심도 만들어낼 것 같은 시각적인 자극들이 지뢰처럼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위협하는 일들이 바로 우리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마치 우리가 조사를 준비하며 찾아본 기사나 뉴스 영상 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것은 아닐 텐데.

조사한 내용을 정리하고 소감을 적으면서 왠지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빨리 통학로 위 우리의 권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행동을 다짐했다. 함께 활동한 친구들도 이 다짐에 공감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조사 활동에 이어서 통학로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로 진행하고, 그간의 활동내용을 실은 리플렛도 만들었다. 리플렛에는 실태조사결과를 토대로 우리가 얼마나 무방비하게 아동에게 좋지 못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는가를 알리는 내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제안을 담았다.

우리가 제안하고자 했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우리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교육환경보호구역’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제안하고 싶다. 현재 법이 지정한 교육환경보호구역은 학교를 기준으로 반경 200m 이내인데, 실제로 우리가 활동하는 범위는 그보다 더 넓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니는 곳곳을 모두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 좋겠지만, 그것은 다양한 논의를 거친 후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아동의 실제 활동 지역을 조사하여 교육환경 보호구역을 보다 넓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통학로 위 자극적인 광고들, 없던 관심도 생기게 한다 

두 번째로는 아동이 자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유해물이나 시설들의 광고를 제한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앞서 이야기했듯 통학로 주변에는 나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극적인 간판과 광고물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편의점의 담배광고판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뉴스나 기사를 통해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자극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등하교길 일주일에 한번이상 편의점에 들르는 청소년의 흡역가능성이 50% 증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경제적인 충격이 크지 않는 선에서 이러한 광고들이 너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으로 우리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제한점을 두어야 한다는 정책을 제안하게 되었다. 

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아동권리옹호단 ECHO 활동이 쉽지 않았지만, 우리의 활동에 목소리를 실어줄 또래 친구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어른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함께 만들어가는 통학로’가 이상적이고 안전한 통학로라고 생각한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일은 아동이나 성인, 둘 중 어느 한쪽이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통학로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길임을 인지하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언젠가 이런 노력의 결실로,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모든 통학로가 그린로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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