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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평등' 세계에 살고 있나? 전 세계 성인에게 직접 물었더니…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 34개국 성인 2만 9252명 대상 설문조사

ar.jeon@ibabynews.com

우리는 '성평등' 세계에 살고 있을까? 한 여론조사 기관이 전 세계 성인에게 직접 물었다. ⓒ베이비뉴스
우리는 '성평등' 세계에 살고 있을까? 한 여론조사 기관이 전 세계 성인에게 직접 물었다. ⓒ베이비뉴스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Worldwide Independent Network of Market Research)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4개국 성인 2만 9252명에게 '성평등'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묻는 주관적 인식을 일터·직장, 정치, 가정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물었다.

리서치 조사업체 한국 갤럽은 10일 WIN의 조사 결과를 밝히며 "34개국 성인 71%가 자국의 가정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대답한 성인은 60%였고, 정치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대답한 성인은 51%였다.

◇ 성평등 성취 핀란드↑, 일본↓, 한국은 남녀 시각차 커

갤럽은 "이번 조사는 34개국 성인이 자국에서 성평등이 얼마나 이루어졌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인식'만을 알아본 것"이라며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불평등지수(GII)나 세계경제포럼(WEF)의 성별격차지수(GGI) 등은 주로 국가 통계, 법적·경제적 제도와 권리 등 여러 측면을 포괄하여 산출된다는 차이가 있다. 즉, 개인이 느끼는 자국의 성평등 정도가 반드시 그 나라의 객관적 성평등 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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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국 중 핀란드는 일터·직장에서 성평등 성취 80%, 정치 90%, 가정 86%의 응답을 얻었다. 일본은 일터·직장 32%, 정치 19%, 가정 45%로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국가별, 응답자 특성별 성평등 성취 여부 인식 비교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순(純)지수(Net Score: 성취-미성취 응답 차이, 수치가 클수록 더 성평등하다고 느낌)로 기준을 나눴다.

그 기준에 따르면 34개국 전체 평균은 가정 47, 일터·직장 26, 정치 8 순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정치 영역에서 성평등 성취 순지수가 소폭 상승했고(2→8) 일터·직장(25→26), 가정(48→47) 영역은 거의 변함없었다.

3개 영역 성평등 성취 순지수를 성별로 보면 정치에서 남성(17)과 여성(0) 차이가 17, 일터·직장(남성 35, 여성 18)에서는 17, 가정(53, 40)에서 13이다. 즉,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성평등한 사회에 산다고 느끼는 것이다. 갤럽 측은 "지난 3년간 조사에서 일관된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조사는 작년 11월 5~29일 전국(제주 제외)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한국인의 영역별 성평등 성취 응답은 가정 73%, 일터·직장 61%, 정치 영역 48%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참여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다른 나라보다 남녀 간 시각차가 큰 편이라는 데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일터·직장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응답한 남성은 67%였으나 여성은 56%였고, 정치 영역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응답한 남성은 54%, 여성은 43%였다. 가정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응답한 남성은 79%였고, 여성은 67%였다.

◇ 폭력으로 고통받은 경험 높을수록 성희롱 피해 경험률도 높았다

한편 WIN은 해당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어떤 형태의 폭력으로 고통받은 적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1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폭력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는 남성은 남성 14%, 여성은 17%였으며 젊은 층일수록 그 비율이 높았다. 고통받은 경험률이 높은 나라는 인도(40%), 아르헨티나(31%), 칠레(30%), 멕시코(27%)순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5%로 낮은 편에 속했다.

또한 WIN은 같은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냐"고 물었는데, 31개국 성인 중 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여성의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10%에 달했다. 성희롱 피해 경험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인도(23%), 멕시코(16%), 브라질(14%), 칠레.페루(12%)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로 낮은 편에 속했다. 폭력에 따른 고통 경험률이 높은 나라는 대체로 성희롱 피해 경험률도 높게 나타났다.

갤럽 관계자는 "단, 이번 조사에서는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라는 단어에 부가적인 설명이나 예시 없이 질문하고 답을 받았음에 주의해야 한다"라며 "친밀한 관계에서의 언어적·신체적 접촉이나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 등에 대한 수용 정도는 문화적 배경이나 나라별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여성가족부가 주관한 '2018년 성희롱 실태조사'(3년 주기 국가승인통계 제154018호)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률이 8.1%로 파악됐다. 그 수치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 구체적인 행위를 적시하고 이를 포괄하여 성희롱 피해 경험으로 집계한 결과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4개국 성인 총 2만 9252명을 대상으로 전화, 온라인,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한국에서는 지난해 11월 면접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총 5856명 중 1500명이 응답한 결과이며 표본오차는 ±2.5%포인트, 95% 신뢰수준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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