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지난해 성인용 영상물을 본 초등학생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코로나19로 학교에 못 가니 학교 내 폭력발생 건수 자체는 줄었는데, 대신 온라인 폭력과 성폭력 피해가 늘었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청소년 1만 4536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2018년 39.4%대비 37.4%로 감소했으나, 초등학생의 이용률은 33.8%로 2018년 19.6%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기기에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설치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43.2%의 학생이 집 PC나 노트북에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30.7%는 스마트폰에도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은 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성인용 영상물을 봤는데, 초등학생은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21.6%)에서 가장 많이 봤다. 포털 사이트(19.4%), 스마트폰 앱(18.5%), 메신저(18.4%)에서도 성인용 영상물을 볼 수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다양한 매체에 대한 유해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온라인 성폭력 피해 경험 58.4%, 두 배 급증…여가부 "청소년 보호 정책 강화"
학교 내 폭력은 감소했으나, 온라인 공간에서의 폭력 피해가 늘었다. 남자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 폭력 피해 경험률이 4.8%에서 24.9%로 급증했고, 여자청소년의 경우 온라인 성폭력 피해 경험률이 24.2%에서 58.4%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폭력과 성폭력 가해자는 주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이었다(각각 72.1%, 47.4%). 하지만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은 0.8%에서 7.6%로, 성폭력을 당한 경우는 6.2%에서 9.9%로 늘어났다. 특히 성폭력 가해자가 '잘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10.7%에서 33.3%로 증가했다.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경험률은 4.6%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음식점, 레스토랑, 뷔페 등에서 아르바이트 한 경험은 줄었는데, 배달 및 운전 아르바이트 경험은 0.5%에서 15.2%로 대폭 증가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최저시급을 못 받았고, 5명 중 1명은 임금체불을 경험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 원하는 것을 하기에 돈이 부족하다(43.7%)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생활비를 벌거나, 보태야 하기 때문, 용돈을 받을 형편이 아니라는 응답 비율은 17.9%로, 2018년(13.4%)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청소년유해매체 모니터링단(200명, 13억 원) 운영을 추경 사업으로 추진해 채팅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포털, 기타 신·변종 유해매체의 청소년 유해정보, 유해영상물을 상시 점검하고, 차단해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위기청소년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내년까지 구축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초‧중‧고등학생 대상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콘텐츠도 개발한다.
또한, 청소년근로보호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관계부처와 협력해 청소년 노동인권교과서(중학생용)를 개발 및 보급하는 등 청소년 노동인권교육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여성가족부는 올해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을 수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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