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엄마'를 부르고 싶을 때, 우리 아이는?
'눈으로 보는 엄마'를 부르고 싶을 때, 우리 아이는?
  • 칼럼니스트 이샛별
  • 승인 2021.04.08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는 엄마로 성장하기] 청각장애인 엄마와 아이의 소통법
보이는 사랑은 늘 따뜻하기만 하다. ⓒ이샛별
보이는 사랑은 늘 따뜻하기만 하다. ⓒ이샛별

농인(청각장애인)은 뒤돌아서 있을 때, 자신을 부르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농인을 어떻게 호출할 수 있을까?

워킹맘으로 한창 바쁘게 지내고 있는 필자에게 감동적인 일이 하나 생겼다. 집 안에서의 일이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아들 예준이를 목욕시키고 나서 간식을 챙겨줬다. 혼자서 간식을 잘 먹고 있는 걸 확인하고 씻고 있는데, 갑자기 욕실의 전등이 꺼졌다. '뭐지?' 하고 뒤돌아보니 예준이가 열린 문틈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네가 불을 껐어? (손으로 깜빡깜빡)”

“엄마~ 엄마~”

“(다급한 목소리로) 알았어~ 알았어~”

채 헹궈지지 않은 폼클렌징 거품을 수건으로 마저 닦으며 나와 보니 예준이는 간식이 없다고 엄마를 불렀던 것이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번쩍’하고 번개가 쳤다.

그리고 평소 예준이가 바라본 엄마, 아빠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와 남편은 서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르지 않는 대신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마주 보거나 돌아볼 때까지 전등 스위치를 켰다 껐다 반복했던 걸 예준이가 자연스럽게 배운 것이다.

“아, 우리 엄마 아빠는 이렇게 서로를 부르는구나.”

농인을 호출할 때 필요한 에티켓 몇 가지가 있다. 갑자기 등을 두드리거나 어깨를 툭 치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다가와 손짓을 하거나 실내 등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꼭 목소리로 부르지 않아도, 부를 수 없고 들을 수 없어도,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알아가는 일상은 필자에게 감동으로 와닿는다.

*칼럼니스트 이샛별은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유튜브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운영,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1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