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이후 취약계층 아동 5명 중 1명 '성적 하락'
온라인 수업 이후 취약계층 아동 5명 중 1명 '성적 하락'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1.05.24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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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학습기기도, 책상‧의자도 없이 집에서 '혼자' 공부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된 이후 취약계층 아동의 성적이 하락했음을 밝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이비뉴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된 이후 취약계층 아동의 성적이 하락했음을 밝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이비뉴스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아동 10명 중 4명에게는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가 없었다. 앉아서 공부할 책상이나 의자가 없는 아이들도 있었다. 절반 가까운 아이들은 "온라인 학습에 도움 준 사람이 없다"고 대답했다.

국내 최초의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지난 4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진과 함께 전국 취약계층 초·중·고교생 8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시기, 취약가정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학습 실태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학습 환경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8세부터 19세까지 전국 기아대책 결연 아동 및 지역아동센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약 계층 아동 10명 중 4명은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조차 없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열악한 학습 여건 속에서 성적 하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아동 중 31.8%는 형제·자매 등 가족 구성원과 디지털 기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으며, 기기가 전혀 없다는 응답도 9.2%를 차지했다.

열악한 가정 내 학습 환경 실태도 드러났다. 응답 아동의 대부분(88.7%)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공간이 ‘집(거주지)’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학습을 위한 개인 공간이나 책상‧의자가 없다’는 응답은 26.3%에 달했다.

취약계층 아동은 온라인 수업 전환 이후 혼자 학습하는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6%가 지난 학기 ‘온라인 학습에 도움을 준 사람이 없다’고 답했으며 4명 중 1명은 ‘혼자 해결’(16.3%) 하거나 ‘해결하지 못한다’(7.9%)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응답 아동의 5명 중 1명(18.6%)은 2019년 학기 보다 2020년 성적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성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수업 시행’(55.8%)을 꼽았다.

아동들은 대면 수업이 재개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8.6%가 ‘대면 수업을 희망’하고 있으며 ‘대면 수업이 학습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75.4%에 달했다. 또한 10명 중 6명 이상(67.6%)은 ‘다시 학교를 가고 싶다’며 가장 큰 이유로 ‘친구 관계’(84.8%)를 꼽았다.

원만한 친구관계를 위해서도 직접 만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의 아동(92.6%)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68.3%)나 전화 통화(49.6%)를 이용해 친구와 연락하고 있지만 친밀한 교우관계를 위해서는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81.4%의 아동이 대답했다.

7.4%의 아동은 ‘친구와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기아대책 관계자는 "아동과 청소년의 사회적 관계 결핍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모두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권순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는 “이번 조사는 취약계층 아동이 직접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아동의 실제 상태와 인식 변화를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온라인 학습이 장기화됨에 따라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수치 데이터로 아동 및 청소년의 학습격차 실태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기아대책은 코로나19 이후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아동 돌봄 공백, 온라인 학습 격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문가들과 함께 신속한 실태 파악과 지원책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아동과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학습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전문기관 및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효과적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대책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5일 ‘제2회 아동 청소년 복지 온라인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 1년, 온라인 교육환경 전환에 따른 학습격차와 아동·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다.

포럼에는 권순범 기아대책 외부연구원 겸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 정재엽 경기도교육연구원 팀장, 김신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연구원, 김중훈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대표, 송수연 서울신문 기자, 김윤하 밀알행복한홈스쿨 시설장, 임수진 기아대책 국내사업본부 복지기획과장,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연사로 참여한다. 포럼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기아대책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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