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10년 가장 많이 본 기사-①양육수당 20만원 지급
2010년 한 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최고의 핫이슈는 무엇이었을까? 베이비뉴스에 보도된 기사 중 12월 29일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본 기사를 살펴봤더니 올해 11월 11일 보도된 ‘내년부터 매월 양육수당 20만원씩 지급’ 기사가 1위를 차지했다. 왜 베이비뉴스 독자들은 이 기사를 가장 많이 클릭했을까?
잠시 당시로 되돌아가보자. 정부는 10월 26일 양육수당 확대방안이 담긴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국회는 이를 내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예산안을 한창 심의하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양육수당 확대방안을 자세히 알리는 언론은 전혀 없었다. 언론이 무관심했기에 양육수당은 주요 이슈가 되지 못했다. 베이비뉴스는 국무회의를 통해 확대가 결정된 양육수당의 지원 금액, 지원 대상, 신청방법을 자세히 알리는 기사를 기획했다.
각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득과 고용이 불안정하고, 양육비용과 교육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양육수당은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는 영유아 부모에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양육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당시 양육수당 확대방안이 부모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다. 양육수당 지급 기간을 만 0~1세에서 만 0~2세까지로 연장하고, 지원 금액도 기존 10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지급하는 방안이었는데, 결정적으로 차상위계층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부모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이 기사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이 95개가 달렸는데, “결국 혜택 받는 사람은 소수인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부모들의 목소리가 전해졌는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소득하위 70%까지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예산 증액안을 의결했다. 전년도 대비 2,377억 7,100만원을 증액하는 파격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양육수당 보편화와 관련해 “다른 예산은 깎더라도 양육수당 예산은 지키겠다”고 몇 차례 공언을 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부모들은 ‘이제 좀 실감할 수 있는 육아정책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일제히 환영했다.
결론은 이미 알고 있는 그대로다. 한나라당이 12월 8일 새해 예산안을 단독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양육수당 증액안은 예산결산특별위에서 제대로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물거품이 됐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야당들은 크게 반발했고, 결국 한나라당은 12월 12일자로 논평을 내어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로 국방비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안타깝지만 보육예산을 내년으로 넘기자고 양해를 구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연평도 불똥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까지 떨어진 것이다.
양육수당은 애초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과 정부예산안의 수준에서 결정이 되고 말았지만,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양육수당 확대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열망은 충분히 확인됐다. 부모들은 소득하위 70%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대상연령도 보육비 지원대상과 같은 만 5세까지 확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0년 최고의 이슈였던 양육수당은 2011년에도 부모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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