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마음에도 가을이 찾아왔어요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는 데에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아주 가까이에 있다. 바로 나뭇잎이다. 여름을 가득 채운 초록색의 잎들은 어느새 갈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이번 여름에는 아이와 수영장을 자주 갔다. ‘수영할까?’ 엄마의 수어에 단박에 미소로 화답했던 아이의 모습은 어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이 찾아오기 전의 여름이 떠올랐다. 여름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는 데에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아주 가까이에 있다. 바로 나뭇잎이다. 여름을 가득 채운 초록색의 잎들은 어느새 갈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이번 여름에는 아이와 수영장을 자주 갔다. ‘수영할까?’ 엄마의 수어에 단박에 미소로 화답했던 아이의 모습은 어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이 찾아오기 전의 여름이 떠올랐다. 여름
다가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의 얼굴을 마주했다. 시간이 훅 지나간 만큼 어느새 소년이 다 되어 있었다. 스스로 정수기에 컵을 갖다대 물을 담을 줄 알고, 엄마가 자는 동안에도 스스로 배변 처리를 하는 등 스스로 해내는 일이 많아질수록 괜히 몽글몽글했다. 한 사람을 키워낸다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어린이날도 그렇고, 어버이날도 그만큼 의미
하루가 지날수록 늘어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수에 우리는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아이는 한창 로봇 장난감에 푹 빠졌다. 아들의 입 모양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로봇 장난감은 하나 같이 영어 이름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한글 이름이 아닌 영어 이름은 마치 수수께끼 같았다. 아이는 노란색 로봇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
아이들이라면 ‘키즈카페’는 세상에서 가장 넓고 재미있는 놀 거리가 많은 곳이다. 그만큼 다치기 쉽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늘 아이를 내 시야 속에서 지켜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집 근처에 새로 생겼다는 키즈카페가 궁금해 아들 예준이를 데리고 직행했다. 이제 다섯 살이 되었으니 스스로 놀 줄 알겠지 한 마음이 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광고 디자인 회사에 취업하며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중에 농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이후 아들 예준이를 낳았다. 아들을 낳기 전에 임신을 망설이던 때가 있었다. 저출산 1위라는 악명이 생길 정도로 한국은 아이를 키우기엔 어려운 시스템이었다. 무엇보다 비장애인도 아이를 키우기엔 현실적으로 제약
나는 ‘농인 당사자’로서 겪어 왔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해왔다. 인터뷰와 유튜버 활동 그리고 칼럼을 꾸준히 쓰면서 농인과 농문화 그리고 수어에 대한 다양한 경험담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있다. 그 과정에서 써왔던 글을 모아서 책을 냈다. 책 제목은 ‘너의 목소리가 보일 때까지’ 육아 에세이다. 농인 남편과 결혼해서
청각장애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간 소아과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뭘까? 바로 스마트폰 메모장 앱에 아이의 증상을 작성하는 일이다. 그래야 접수하는 과정에서 간호사와의 소통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단골 소아과는 몰라도 처음 가는 소아과는 조금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다. 처음 갔을 때 코로나 19로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청각장애 엄마를 마주한 간호사와
존댓말은 말 그대로 상대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화법이다. 이제 말문이 트였고, 제법 자신의 의사 표현을 잘하는 예준이는 요즘 들어 어린이집에서 존댓말을 배워 왔다. 엄마로서는 아직 어색했다. “해 주세요”, “아니에요”, “맞아요”라고 존댓말을 사용하는 아이가 귀여웠다. 그래서 나도 “예준아,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좋은 느낌으로 받아주었다.
아이와 함께 걷는 길에서 만난 나뭇잎이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아이가 엄마에게 수어로 말하는 행동이 제법 늘어난 만큼, 가을도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엄마는 아이에게 ‘계절’을 어떻게 설명해줄까? ‘봄’은 겨울을 보내고 꽃과 새싹이 나는 날, ‘여름’은 햇빛이 쨍하고 뜨거우면서도 바다에 가는 날, ‘가을’은 나뭇잎이 무지개처럼
‘쫑알쫑알’ 소아과와 미용실, 마트에 갈 때, 그리고 나와 늘 동행했던 장소마다 아들 예준이는 늘 먼저 인사하며 대화의 물꼬를 튼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때의 예준이를 보면서 느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누나에게 ‘안녕’이라고 스스럼없이 인사하는 것부터, 엄마가 대신 말하지 않아도 “아기 여기 아야 했어”라며 의사 선생님 앞에서도 당당한 말본새가 느껴졌다
요즘 아이가 애정하는 만화 캐릭터가 있다. 로보카 폴리 중에 '로이'를 가장 좋아한다며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 가면 가장 먼저 찾는다. 그래서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봤다. '로이' 캐릭터는 아이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하며. 위키백과에는 "팀 내에서 가장 힘이 센 로이는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자동차 크레인 기능도 갖추고 있어 주로 화재 진압·구조
엄마가 아이를 만난 지 천일이 되었다. 아이가 세상에 나와 엄마 아빠와 만나서 보낸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다. 천일의 눈맞춤을 통해 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는 엄마가 되어 있었을까, 하는 반성과 함께 바쁘다는 핑계보다 더 많은 눈맞춤을 통해 교감하는 시간을 만들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 듣지 못하는 대신, 눈으로 더 많이 세상을 바라보는 엄마와 그런
이제 장마가 시작되었다. 알게 모르게 내리던 소나기와 우리가 잠든 사이에 내렸다가 그친 빗소리는 나는 잘 몰랐다. 그런데 내 아들은 빗소리를 알아가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방 안에서 우리끼리 둘러앉아 블록을 쌓고 있었다. 블록을 쌓던 중에, 창문 사이로 구름이 갑자기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불과 몇 분 전에는 화창했는데 갑자기 어두워지니까 우리 둘이서 동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어린이집 앱 알림 메시지가 보여 확인해 봤다. 주말 내내 햇빛이 강한 실외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실내를 번갈아 놀아서 그런지 코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난 것 같았다.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야간 진료를 하는 소아과로 직행했다. 아직 문 닫는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마을버스를 타고 갔다. 아이가 평소 좋아하던 만화 캐릭터 ‘타요’를
얼마 전에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며칠 내내 마음고생을 했다. 필자는 중증 청각장애로서 휴대폰은 가장 중요한 소통 수단이었다. 수어를 모르는 비장애인과 이야기하기 위해 휴대폰 ‘메모장 앱’에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입력해서 보여주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날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바삐 움직였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들여보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워킹맘으로 살아가다 보면 아이의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엄마로서의 아침 식사는 꿈꾸기엔 시간이 없다. 아이는 아침 식사 메뉴가 고정적이지 않다. 어느 날은 빵과 우유가 먹고 싶다 하고, 또 어느 날은 밥에 따뜻한 사골국을 먹고 싶다는 표현을 하기 때문에, 엄마로서는 분명한 의사 표현이 편
청력이 거의 없어 보청기를 착용해도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필자는 아이와 동행하는 길에서는 늘 전방주시를 하는 편이다. 아이가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에는 골목길 안쪽에만 바짝 붙어 걸었다. 언제 어디서 차와 오토바이가 나타날지 몰라 늘 예의주시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집에 돌아오면 기진맥진할 정도였다.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늘 신경을 쓰는 필자는 중증 청각장애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를 들어보지 않아서, 지하철의 목적지 알림음과 버스 도착 안내 음성도 잘 모르기 때문에 내려야 할 곳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창문을 수시로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버스와 지하철의 전광판은 도착지를 안내하고, 광고도 짧게 나오고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아예 꺼
퇴근하고 와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아이를 목욕시키고,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놀았다. 검지를 치켜세우며 ‘한 번 더!’를 강조하는 아이를 마주 보며 말했다. “밖은 깜깜해, 이제 잘 준비해야지?” 엄마 옆에서 한참 뒤척거리다가 잠든 아이를 보고 유튜브 앱을 켰다. 마침 이날은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필자의 육아 에세이 ‘너의 목소리가
어느 날 아침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을 씻어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다 잠시 담갔다. 보글보글거리는 물에다 담긴 포도를 만지작거리다 다가온 아이가 말했다. “엄마, 뭐야?” “응? 포도야~” “포도~ 포도.” 빨리 먹고 싶은지 재촉하는 아이에게 “기다려”, “금방 될거야” 내가 할 수 있는 발화와 몸짓으로 설명했다. 그래도 기다리기 싫은지 자꾸 빨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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