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은 아이에게 ‘갑질’하는 것”…체벌이 아이에게 주는 영향은?
“체벌은 아이에게 ‘갑질’하는 것”…체벌이 아이에게 주는 영향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11.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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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 부모특강 통해 체벌을 하면 안 되는 이유 제시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18일 서대문구청에서는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두 번째 시간인 ‘모멸감 주는 사회에서 우리 집 돌아보기’를 주제로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의 부모특강을 실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8일 서대문구청에서는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두 번째 시간인 ‘모멸감 주는 사회에서 우리 집 돌아보기’를 주제로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의 부모특강을 실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상처준건 무시하면 됩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중 부모가 상처를 주면 오랫동안 남습니다. 어릴 때 몸에 상처받은 게 아직도 아픈건 별로 없죠. 그런데 마음의 상처는 건드리면 언제 나았는가 싶을 정도로 똑같이 다시 도진다는 거예요. 일종의 시한폭탄이라 할까요? 감정의 시한폭탄 그런 말을 하거든요. 시한폭탄은 무조건 그 시간이 되면 터지는 게 있고. 시한폭탄보다 지뢰가 맞을 거예요. 잊고 있던 부모가 준 상처가 밟으면 터지는 거예요.”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구청에서는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두 번째 시간인 ‘모멸감 주는 사회에서 우리 집 돌아보기’를 주제로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의 부모특강을 실시했다. 이번 부모특강은 서대문구와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국제 구호개발 NGO가 공동주최했고, 베이비뉴스가 후원했다. 온라인생중계는 서대문구 유튜브채널에서 진행하며,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이번 시간에는 어린시절 겪은 학대가 성장한 후 어떻게 발현되는지, 어린이와 관계를 맺을 때 지켜야 하는 것, 체벌을 하는 어른들의 심리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시간으로, 강연이 끝나고 나서는 김찬호 교수가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질문을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모두 ‘자녀와 어떻게 하면 더 잘지낼지’, ‘과거 자녀가 받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 “독재자들 대부분 어린시절 부모 통해 아동학대 겪어”

김찬호 교수는 “우리 주변에 어른이 돼서 학대나 체벌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어른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찬호 교수는 “우리 주변에 어른이 돼서 학대나 체벌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어른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000년대 초반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체벌을 하는 것은 가정의 몫이었지만, 지난해 징계권이 폐지되면서 체벌은 불법이 됐다. 그렇다면 체벌은 왜 폐지 된 것일까 그리고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찬호 교수는 “루마니아 독재자였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코(Nicolae Ceausescu)는 어릴 때 형제가 열두 명으로, 매우 가난했고 비좁은 방에서 거의 방치됐다. 전혀 사랑을 받지 못했고  권력을 잡은 뒤 복수하는 마음으로 루마니아에 일체 임신 중절 자체를 못하게 했다”며,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컸고, 소련의 독재자인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의 아버지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들은 어렸을 적 아버지의 학대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고통을 받으며 성장했다. 성장한 뒤에는 아버지가 자기를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주변으로 확대해 숙청을 했던 것”이라며, “이건 전형적인 예지만, 이렇게 권력으로 역사에 남지 않았어도 우리 주변에 어른이 돼서 학대나 체벌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어른들이 많다. 그런데도 아직 인식조사를 하면 체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0%가 넘는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김찬호 교수가 말하는 체벌은 ▲손 발 신체 때리기 ▲집에서 내쫓기 ▲수치심 주기 ▲방안에 가두기 ▲도구사용해 때리기 ▲거칠게 말하기 ▲신체붙잡기 등이다. “부모가 아이를 학대하는데는 결국 부모의 분노, 답답함, 수치심이 깔려있다. 특히 부모들이 화를 낼 때 이런 말 많이한다. ‘내 말 안 들려?’, ‘너는 대체 누구닮아서 이러니?’ 이제는 이런 말 아이들한테 절대 하지 마라. 이런 말들이 다 아이에게 성차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체벌은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아닌 공포감을 주는 것”

김찬호 교수는 “가장 마지막 단계로 갑질당하는 대상이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찬호 교수는 “가장 마지막 단계로 갑질당하는 대상이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사람이 사람에게 줄수있는 가장 큰 가해는 무엇일까. 김찬호 교수는 본인의 학창시절을 예로, 물리적 폭력과 함께 또는 물리적으로 폭력을 쓰지 않더라도 가장 큰 가해는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찬호 교수는 “저도 학교 다닐 때 많이 맞았다. 특히 한 선생님은 1년에 한 세 번 정도 엄청 화를 냈어요. 그러면 애들을 때리는데 거의 체벌이 아니라 무술이었다. 애들 세워놓고 돌려차고, 가슴 때리고. 아직도 그게 기억에 선하게 남아 있다. 거의 ‘너 죽여버릴 거야!’라고 하면서 애들 때렸고, 나도 뺨은 많이 맞았다”며, “그런데 당시엔 선생님이면 당연히 그래도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이 행동은 모욕이었고, 모욕은 상대를 비하하고 업신 여기는 거고, 인간 이하의 존재로 격하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1997년 IMF가 지나고 전체적으로 성장했지만 양극화 된 상황이다. 그러니 예전만큼 외형적인 것에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갑질’을 하면서 보상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마지막 단계로 갑질당하는 대상이 ‘아이들’”이라며, “아이들에게 체벌하면 효과는 있다. 효과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문제는 부작용이 더 큰 것이다. 아이들에게 체벌을 하면 동기부여를 일으키는게 아니라 공포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어른들이 아이에게 체벌하는 것이 당연시 하게 된 것이다. “어른이 잘못했을 때 때려도 되는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죄수들도 흉악범들도 인권이 보호되는 시대다. 고문은 상상도 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부모는 대체로 자녀가 잘 되라고 때린다. 이런 경우 부모의 마음이 진실이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마음 중에는 복수심이 있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부모는 아이가 미워서 때리기도 한다. 때린 다음에는 아이가 애틋할 수 있지만, 결국 본인이 홧김에 아이를 때린 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아이가 맞을 짓을 했다는 것으로 ‘정당화’시킨다”며, “아이의 체벌 문제는 무서운 것이 장기적인 문제점이 생긴다는 것이다. 체벌은 결국 폭력이고, 그 뿌리에는 고통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고통을 받고 성장한 아이는 고통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되고, 아이는 결핍을 공격적인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이에게 엄마도 미숙해서 배워가고 있다고 솔직하게 사과하고, 잘 크고 있어서 고맙다고 하는게 좋아”

김찬호 교수는 “아이에게 사과할 때는 ‘엄마도 미숙해서 배워가고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뉴스 ⓒ김재호 기자
김찬호 교수는 “아이에게 사과할 때는 ‘엄마도 미숙해서 배워가고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뉴스 ⓒ김재호 기자

학대를 받은 모든 아이가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학대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아이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를 대할 때 주의해야할 것은 어떤게 있을까.

김찬호 교수는 “어른들은 여러가지 상황에서 화가 확 오를때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냥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심호흡 크게 한 세 번만 하고, 절정으로 화나는 순간 몇 초를 참으면 된다. 1시간만 지나면 체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건 상식적인 것이다. 감정이 격해졌을 땐 의사결정을 하면 안되는 거다. 중요한 말을 해서도 안 된다. 이것이 아이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만약 아이에게 화를 냈다면, 그 장면을 스마트폰을 녹음을 해라. 자기가 들을 거니까 프라이버스 침해 아니다. 그리고 나중에 듣게되면 엄청 놀랄거다. 이후 아이와도 함께 들어보면 좋고, 부부싸움에서도 사용해보면 좋다”며, “스스로 언제 감정이 가라앉았고 언제 터졌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아이에게 화를 낼때 어떤 단어를 쓰는지, 어떻게 표현하는지, 억양, 말투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화를 억누르고 감정을 자제하는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그 다음에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일은 아이에게 사과하는 것이다.

김찬호 교수는 “아이에게 사과할 때는 ‘엄마도 미숙해서 배워가고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래도 너가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마워. 너는 엄마의 이런 미숙함에도 연연하지 않고 의연하게 잘 크고 있다’고 말하는게 좋다.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하는것보다 고맙다고 하는것이 훨씬 기분이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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