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든 매장이 '나눔 플랫폼'... 맛있는 빵 만들어 이웃 돕겠다는 꿈을 이뤘죠"
"전국 모든 매장이 '나눔 플랫폼'... 맛있는 빵 만들어 이웃 돕겠다는 꿈을 이뤘죠"
  • 조강희 기자
  • 승인 2021.11.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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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세호 (주)좋은아침 대표 “사업은 다른 사람 돕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이비뉴스 조강희 기자】

최세호 (주)좋은아침 대표이사는 국내 유일의 페스츄리 전문 프랜차이즈 ‘좋은아침 페스츄리’ 본사를 이끌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최세호 (주)좋은아침 대표이사는 국내 유일의 페스츄리 전문 프랜차이즈 ‘좋은아침 페스츄리’ 본사를 이끌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경북 영주에 살다가 중학생 때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농사만 짓다가 낯선 환경에서 노점상과 공장 일을 전전하시던 부모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추운 겨울 날씨에 점퍼 하나가 아쉬운 환경이었죠. 그 때 꿈이 생겼습니다. 바로 빵집이에요. 원래는 한 사람 먹기에 빠듯한 작은 반죽에 이스트를 섞으면 부풀면서 커지고, 따뜻하게 빵으로 구워지잖아요. 풍미 있고 배고픔도 달래는 맛있는 빵을 만들어서 그걸로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국내 유일의 페스츄리 전문 프랜차이즈 ‘좋은아침 페스츄리’의 본사 (주)좋은아침을 이끌고 있는 최세호 대표. 그는 현재 운영 중인 페스츄리 사업을 다른 사람을 돕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은 그의 어린 시절처럼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출근길 아침을 일찍 여는 모든 사람들,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 그리고 본사와 직영점, 대리점 등에서 ‘좋은아침 페스츄리’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모든 직원들에게 그의 정성을 나누고 싶다는 것.

◇ ‘다른 사람 돕는 빵집 만들 것’ 다짐…경기 안산 작은 빵집으로 시작해 전국 70여곳 매장 개설

하지만 그가 빵을 실제로 만들기까지, 그리고 지금의 좋은아침 페스츄리를 일구는 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철이 일찍 들었던 그는 10대가 채 지나가기도 전인 1989년 빵 업계에 입문해 현장에서 꼬박 7년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에는 작은 내 가게 하나를 차리는 게 소원이었지만, 제빵사의 월급을 모아 창업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뒤늦게 외국계 대형 유통회사에 입사해 열심을 다해 돈을 벌었다. 작은 꿈을 이룰 종잣돈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었기에 희망을 붙잡고 즐겁게 일했다. 결국 2002년 그는 안산에 작은 빵집을 하나 차렸다. 현재는 최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문을 연 마포점을 비롯해 전국 70여곳의 매장으로 성장한 좋은아침 페스츄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빵집을 차리면 ‘좋은아침’이라고 이름 짓겠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했어요. 간판이 걸리고 ‘좋은아침 베이커리’ 이름을 한 자 한 자 읽어보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됐다는 마음도 다잡았죠. 그래서 비록 작은 빵집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뻗쳐 보자는 생각으로 기부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렇게 매년 한 차례씩 하던 행사가 빵 반죽이 부풀어 오르듯이 점점 커져서 이제는 전국 모든 지점마다 매달 기부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빵집과 함께 가정도 꾸렸다. 전철역 바로 앞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빵을 나눠 주려면 사장 행세만 해서는 안 됐다. 매장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햇수로 10년 동안 아침 6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나날이 반복됐다. 박봉을 감수하고 들어선 제빵 현장에서 버틴 7년간의 시간도 그렇게 그에게 자양분이 됐다.

◇ 아침 거르는 이들에게 무료로 빵 나눠 주며 수익 일부는 이웃과 함께…“우리 목적은 같이 잘 사는 것”

최세호 대표는 제빵 입문 시절 출근길 직장인들과 등교길 학생들에게 ‘좋은아침’이라는 인사를 건네며 아침 식사가 될 빵을 나눠 주는 꿈을 꾸며 창업을 결심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최세호 대표는 제빵 입문 시절 출근길 직장인들과 등교길 학생들에게 ‘좋은아침’이라는 인사를 건네며 아침 식사가 될 빵을 나눠 주는 꿈을 꾸며 창업을 결심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빵을 처음 만들기 시작하고 이듬해 쯤이었을 겁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학생들만이 아니고 직장인들도 아침을 거르는 사람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거에요. 하루의 에너지는 아침 식사에서 나온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등교 시간이, 출근 시간이 바쁘니 지갑 꺼내고 계산하고 주고 받는 것조차 번거롭잖아요. 결국 내 가게에서 빵을 무료로 나눠주면서 ‘안녕하세요, 좋은아침입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그 때 ‘좋은아침’이라는 가게 이름도 짓게 된 겁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그 이름만큼은 한 번도 잊지 않았어요.”

‘좋은아침’ 인사를 건네면서 시작한 빵집은 차츰 늘어났다. 매장이 전국 각지에 생기면서 다양한 시도도 이뤄졌다. 기부만을 위한 매장을 열어서 매월 500만 원 가까운 수익금을 공동모금회에 전달하기도 하고, 커피를 1000원에 판매해 그 수익을 기부하거나, 지역 보육원에 하루 중 오후 수익을 기부하는 매장, 하루동안 구워 팔고 남은 빵을 모두 복지단체에 기부하는 매장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렇게 빵이나 수익금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는 것이 녹록지는 않았다. 특히 기부만을 위한 매장을 열었을 때는 한창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최 대표는 그 때나 지금이나 가맹점을 수십 수백 개씩 단기간에 늘리는 것에 관심이 없다. 차근차근 늘리고 자신이 이 세상에 없어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건 이제까지 직접 만나 본 예비 가맹점주들을 통해서 느낀 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좋은아침 매장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페스츄리 기반의 다양한 빵이 진열돼 있는 ‘좋은아침페스츄리’ 경기도 군포 시그니처점 매장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고생할 용기가 없었다면 쉽게 시작하지 않았을 겁니다. 요즘도 가맹점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쉽게 시작하지 말라고 말해요. 가맹점주 면접은 제가 직접 담당하거든요. 이 가게 하나 망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이 가게가 없이는 먹고 살 수 없는 사람에게만 권하고 있습니다. 말해 놓고 보니 너무 극단적이네요. 하지만 그게 현실인 걸요.”

그는 좋은아침 매장을 자신이 원하는 하나의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점주 면접과 현장 순회 시에 그들에게도 ‘내가 원하는 직장을 하나 만들었다고 생각하시고, 이 가게를 통해 대박을 칠 것이라고 생각하시지 말라’고 강조한다.

“좋은아침의 매장이 많아지고 회사가 커진다고 제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저희 매장을 냈거나 내려고 하는 분들 역시, 큰 이득을 내야 한다거나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 때부터 괴롭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우선 매장의 직원들과 나누고, 고객들과 나누고, 이웃들과 나누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괴롭지 않을 겁니다. 우리의 목적은 ‘같이 잘 살자’는 거니까요.”

◇ “모양 아닌 내용이 중요” 고품질 원료 사용하며 페스츄리 집중…‘좋은아침 베이커리’서 ‘좋은아침 페스츄리’로 

나눔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기에 그는 빵에 대해서도 진심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모양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 빵이 아니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도, 나눔에 동참시킬 수도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페이스트리 빵의 대부분은 마가린이 함유된 가공버터”라며 “좋은아침 페스츄리는 잘 발효된 100% 플레차드 프렌치 고메버터만을 사용하고, 밀가루에 유산균을 함께 넣어 반죽하고, 첨가제와 방부제, 유화제가 없는 한국 유일의 페스츄리 전문점”이라고 밝혔다.

‘좋은아침 페스츄리’는 최세호 대표가 다양한 빵 가운데서 페스츄리 하나에 집중하고 최고급 원료를 투입하는 등 품질을 높이기 위해 ‘좋은아침 베이커리’에서 바꾼 이름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최세호 대표는 점주 면접과 현장 순회 시에 그들에게도 ‘내가 원하는 직장을 하나 만들었다고 생각하시고, 이 가게를 통해 대박을 칠 것이라고 생각하시지 말라’고 강조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최세호 대표는 점주 면접과 현장 순회 시에 그들에게도 ‘내가 원하는 직장을 하나 만들었다고 생각하시고, 이 가게를 통해 대박을 칠 것이라고 생각하시지 말라’고 강조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빵’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지만 사실 빵에는 정말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그걸 모두 하려고 하니 일손도 많이 필요하고 집중하기도 어려웠죠. 그래서 2015년부터 좋은아침 ‘베이커리’를 좋은아침 ‘페스츄리’로 바꿨습니다. 페스츄리 하나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죠. 크로아상(데니쉬 페스츄리)과 퍼프 페스츄리를 중심으로 하면 그것만으로도 수십 개의 메뉴를 만들 수 있는 걸요. 좋은아침은 고급 원재료를 신중하게 선택해 본사에서 고품질의 생지를 만들어서 전 매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 안산의 대부도 포도나 공주의 밤 등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빵과 파이도 개발 중이에요.”

◇ “리더만 옳은 건 아니다” …믿어 주는 시선으로 직원들이 내는 아이디어 경영에 적극 반영  

그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잣대로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발전이 지체되는 원인”이라며 “걱정거리였던 자녀가 자라 부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부모를 걱정하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말한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건 자녀를 양육하면서 깨달은 점 덕분이다.

걱정거리였던 세 아들에게 언젠가부터 걱정보다는 담담히 믿어주는 시선을 보내 주니, 아들들도 “아빠와 함께 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며 호응해 왔다는 것. 그와 똑같이 직원들을 지시나 훈화의 대상으로만 보면 사장도, 직원도, 회사도 성장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직원들을 대하는 시각도 남다르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회사를 창업했고, 현재의 모습으로 일궜다. 하지만 도태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이 되려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직원들은 나중에 사업을 할 때 이러한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업무 지시를 최소화하고, 자율적인 업무 결과에 대해서만 대표가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좋은아침 페스츄리’ 시그니처점에서 판매하는 냉동크라상 생지. 판매 여부와 생지의 이름 ‘내 시간을 위한 네 시간’을 직원의 아이디어 도출과 투표로 결정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좋은아침 페스츄리’ 시그니처점에서 판매하는 냉동크라상 생지. 판매 여부와 생지의 이름 ‘내 시간을 위한 네 시간’을 직원의 아이디어 도출과 투표로 결정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군포 신도시에 자리잡은 시그니처점에서도 직원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코로나 19 방역 수단을 모두 갖춘 ‘목요일 저녁 디너 뷔페’를 기획하거나 매장에서 크로아상 냉동 생지를 직접 판매하는 것도 모두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특히 직원들이 직접 명명한 ‘내(my) 시간을 위한 네(four) 시간’이라는 이름의 냉동 생지는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네 시간’만 숙성시켜 가정집에 있는 에어프라이어나 와플 기계에 넣으면 향기로운 빵 냄새가 가득한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제껏 빵을 배우고, 작은 빵집을 차리고,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의 신념이 생겼어요. 바로 ‘리더만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이 자녀를 망칠 수 있는 것처럼, 사장이나 상급자라고 직원들에게 뭔가를 주입할 생각을 가져선 안 됩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직원도 과거의 경험을 가진 나보다 훨씬 옳은 결정을 하는 사람이 될 겁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생각하세요. ‘내가 옳은 것처럼, 그 역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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