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맞은 기억 지워지지 않아... 폭력의 사슬 우리가 끊어야"
"어릴 때 맞은 기억 지워지지 않아... 폭력의 사슬 우리가 끊어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2.01.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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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유니세프한국위원회×모아미디어×베이비뉴스,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전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KTX 서울역 스마트 안전 게이트 미디어에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광고가 27일부터 시작됐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KTX 서울역 스마트 안전 게이트 미디어에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광고가 27일부터 시작됐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 사람의 삶이 60초라면 학대로 사망한 아이들의 생명은 단 2초에 멈췄습니다. 모든 체벌은 훈육이 아닌 폭력입니다. 아이들이 폭력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폭력의 고리를 끊어주세요.”

KTX 서울역 스마트 안전 게이트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광고 문구다. 이 캠페인 광고는 27일부터 시작됐다. KTX 서울역과 청량리역, SRT 수서역과 오송역 스마트 안전 게이트 미디어를 통해 한 달간 만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광고대행사 모아미디어와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가 함께 홍보를 돕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이번 아동학대 예방캠페인에서 “폭력이 허용되는 순간은 없다”면서 “모든 체벌은 훈육이 아닌 폭력이다. 이제는 이 폭력의 사슬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폭력을 끊어내기 위해 양육자에게 필요한 네 가지 힘을 소개하고, 그 힘을 기르기 위한 물품을 긍정양육키트로 제작해 체벌금지 다짐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28일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아동학대 예방캠페인을 본 소감을 들어봤다. 정용재(49) 씨는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면서 “저도 40년 지나긴 했지만 어릴 때 당했던 폭력이 여전히 생각난다. 시간이 지난다고 지워질 수 없는 기억이자 트라우마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해서는 안 된다.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적 폭력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씨는 “사랑해서 매를 든다고 하지만 사랑한다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대화와 이해를 통해서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아(50) 씨도 아이 입장에서 폭력에 대한 기억을 언급했다. 김 씨는 “남자아이 하나 키웠는데 이제 군대 갈 나이가 됐다”면서 “아이가 어릴 때는 나름 기준을 가지고 매를 든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세 번 기다린 후에도 고쳐지지 않으면 회초리로 엉덩이를 세 대 맞는 정도로 기준을 뒀고, 실제로 세 대를 다 때려본 적도 없던 것 같은데 아들은 ‘엄마는 회초리로 나를 맨날 때렸어’라고 기억하더라”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기준을 가지고 훈육을 한 건데, 아이 입장에서는 폭력의 한 장면으로 기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광고를 본 권은혜(29) 씨는 “정인이 사건이라든지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교사가 학대한 사건을 볼 때마다 교사가 성격이 이상한 사람이라거나 사이코패스라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주변 동료나 친구들도 어렸을 때 많이 맞아왔으나 죽지 않았을 뿐이고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다뿐이지 보통의 가정에서도 그 정도의 가정폭력은 있었다”고 말했다. 권 씨는 “단순히 몇몇 사람을 비난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훈육으로도 체벌은 안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신현정(47) 씨는 “체벌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사실상 화가 올라오는 순간이 있어 어려울 때가 있다”면서 “화나거나 속상할 때 유일하게 하는 건, 아이도 저도 호흡을 하자, 1초, 2초라도 잠깐 시간을 두고 나면 좀 나아진다”고 말했다. 

신 씨는 “아이가 어릴 땐 안 때리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때리는 것만이 체벌이 아니라는 걸 최근에 아이들이 커가면서 인식했다”며 “내가 하는 행동이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럼 뭘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많아졌다. 특별히 가르쳐 주는 곳도 없고, 무엇이 문제의 행동인지 궁금한 것을 실제로 물어보거나 할 수 있는 곳이 주변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소중한 우리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 인식 전환하는 계기 되길”

28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왼쪽부터), 전영구 모아미디어 대표,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이 함께 광고를 지켜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왼쪽부터), 전영구 모아미디어 대표,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이 함께 광고를 지켜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전 서울역광장 스마트 안전 게이트 미디어 앞에서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 전영구 모아미디어 대표,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와 3사 관계자들이 모여 캠페인 광고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 팀장은 “이번 캠페인은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는 폭력의 습관을 끊어내고 긍정양육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준비했다”면서 “특별히 베이비뉴스와 모아미디어가 대중에게 체벌금지와 긍정양육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영구 모아미디어 대표는 “아동학대는 지울 수 없는 상처”라면서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는 “아동학대는 명백한 범죄이며, 소중한 우리 아이를 인격으로 존중해야 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 가슴에 새기도록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인식 전환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앞으로 베이비뉴스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양육자가 긍정양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4종 키트를 제작했다. 키트에는 ▲‘인내력’을 상징하는 ‘10초 모래시계’(훈육 직전 딱 10초 크게 심호흡하며 여유를 가져보세요) ▲‘이해력’을 상징하는 ‘줄자’(아이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세상은 성인과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주세요) ▲‘성찰력’을 상징하는 ‘카메라’(아이의 마음속에 남는 지금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세요) ▲‘창의력’을 상징하는 ‘스트레스 볼’(화가 나고 울컥한 마음을 쏟아낼 또 다른 방법으로 스펀지 볼을 마구 주물러보세요) 등이 포함됐다.

캠페인 참여 방법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홈페이지 캠페인 페이지에서 체벌금지 서명하거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또는 베이비뉴스 SNS 이벤트 게시글에 체벌금지 다짐 댓글을 남기고, ‘좋아요’와 ‘공유하기’를 하면 된다. 두 가지 방법에 모두 참여하면 긍정양육키트를 받을 확률은 더 높아진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캠페인 종료 후 당첨자 300명에게 개별 연락할 예정이다. 

한편, 모아미디어의 스마트 안전 게이트 미디어는 공익 추구를 위한 생활 방역형 멀티미디어로 전국 주요 역사 중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 출입문에 설치돼 보행자 눈높이에 맞춰 노출된다. 특히 국내 유일의 방역 매체로 차별화된 광고가 가능하다. 

28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왼쪽부터), 전영구 모아미디어 대표,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이 함께 광고를 지켜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왼쪽부터), 전영구 모아미디어 대표,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이 함께 광고를 지켜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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