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만 되면 밤에 잠 못 자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 학기만 되면 밤에 잠 못 자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기고=장명희
  • 승인 2022.04.0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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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아이 마음은] 2. 장명희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경기안양 치료실장

어른들이 모르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 세상이 있습니다. 때로는 부모님들도 잘 모르는 세상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세상 속에서 홀로 헤매지 않도록, 적극적인 소통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가 굿네이버스가 함께,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등교를 거부하는 아동. ⓒ노성철, Good Neighbors
등교를 거부하는 아동. ⓒ노성철, Good Neighbors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샛별이(가명/여)는 친구, 선생님, 학교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긴장으로 화장실 가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샛별이는 학교에서 친구에게 말 거는 것도 두려워하고, 다음날 학교 갈 일이 걱정돼 밤에 잠도 잘 못 잤다. 샛별이와 부모님은 매일 아침마다 늘어나는 등교 실랑이로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를 찾아왔다. 

초등학교 2학년 대한이(가명/남)는 평소 부끄러움과 수줍음이 많아 처음 만나는 친구들 앞에서 인사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새로운 반에서 친구들이 다가오면 회피하거나, 때때로 공격적으로 반응하며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 학기 증후군이란 샛별이와 대한이처럼 낯선 교실과 친구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일종의 적응장애를 말한다. 이러한 증후군을 보이는 아이들은 주로 아침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밤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며, 짜증, 우울,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실랑이 끝에 학교에 가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머리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하며 신체적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많은 아이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바깥활동이 제한돼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함께할 수 있는 경험이 현저히 줄면서 적응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학교의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새 학기 적응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친구와의 관계 형성이다. 높은 공격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증상 등으로 또래를 사귈 기회나 경험이 많지 않아 친구 관계 유지를 어려워하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학교 적응이 더딜 수 있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에게 친구 관계의 경험에서 생생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좋았던 경험과 아쉬웠던 경험을 아이가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와 대화를 통해 아동이 친구와의 기억을 다시 긍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지지와 격려를 해주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 아이가 새 학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부모는 아이가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장시간 보호자와 떨어져 있는 것이 불안해 학교에 가지 않으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일정 기간 부모가 아이와 함께 등교해 수업 중에는 교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수업이 끝나면 함께 하교하고, 점차 부모가 같이 머무는 시간을 줄여 아이 혼자서 등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이의 지능이 낮거나 학습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학교 가기를 싫어하고 적응을 유난히 힘겨워할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도 선생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고 노력을 해도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과 거부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땐 학습장애 치료 및 인지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모습. ⓒ이승헌, Good Neighbors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모습. ⓒ이승헌, Good Neighbors

앞서 언급한 샛별이 역시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와 떨어지는 불안감으로 학교 적응에 힘들어했다.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에서 꾸준히 놀이치료를 받으며 마음의 어려움에 대한 소통과 공감, 지지의 경험을 충분히 나누자 샛별이는 점차 경계와 긴장을 풀고 또래들과 긍정적 경험을 쌓아나갔다. 이후 샛별이는 자연스레 경직된 모습이 누그러들면서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한이는 친구 관계 맺는 것을 어려워하고, 놀이치료실에서도 경쟁 구도에서 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판을 엎어버리기도 했다.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 세계를 표현하는 모래놀이에서도 회기 초반에는 자신의 세상을 열심히 만들지만 거의 매회기의 끝에는 한순간에 거인이 나타나 이를 파괴해 버리거나, 망쳐버리기를 반복했다. 대한이는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에서 주기적인 상담과 놀이치료로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조절하는 훈련을 반복하면서 최근에는 놀이치료 시 자신이 꾸며 놓은 세상을 잘 보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학교생활에서도 친구들과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며 새 학기 적응에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놀이치료 진행 모습. ⓒGood Neighbors
놀이치료 진행 모습. ⓒGood Neighbors

이렇듯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스트레스는 실로 다양하다. 부모는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의 깊이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와 같은 전문 심리치료 기관을 통해 상담과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보통 새 학기 증후군은 학기가 시작한 이후 1개월에서 2개월 사이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해 '누구에게나 지나가는 과정이지' 라며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반의 한두 달을 잘 넘기지 못하면 만성적인 적응 장애로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종종 아이가 컸다는 생각에 혼자 이겨내도록 두거나, 더 많은 학업적인 부담을 주는 부모들도 있으나, 적응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새 학기에 이와 같은 방법은 좋지 않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이들이 혼자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켜보며, 잘한 것은 인정해주고 격려와 지지를 해주는 것이다. 한, 두 달의 적응기를 부모가 외면하지 않고 함께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분명 언제 그랬냐는 듯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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