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한 동성 부부가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 달라고 내건 소송에서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동성 간 사실혼 부부의 사회보장제도 권리를 인정한 국내 첫 판결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장 가입자 김 씨의 피부양자로 동성 배우자인 소 씨를 등록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고 소 씨를 김 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했다. 그동안은 법적 혼인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사실혼 관계의 이성부부는 건강보험 부양자-피부양자 자격이 인정돼왔다. 그러나 동성부부 간에는 사례가 전무했다. 건보공단은 기존 '사실혼 관계라면 가능하다'고 답변했던 것이 '착오'였다고 번복한 뒤 소 씨를 다시 지역가입자로 변경했다. 소 씨가 공단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이유다.
1심에서는 졌다. '혼인은 남녀의 결합'이라는 이유다. 오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의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성관계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면서 동성 사실혼 집단에 대해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하는 차별대우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진보당은 판결 이후 논평을 내고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나가는 만큼 법과 제도 역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원고인 소씨가 밝힌 바와 같이 오늘의 이 판결은 '동성 부부의 평등한 사회를 바라는 모든 사람의 승리'"라며 생활동반자법과 동성혼 법제화 추진을 국회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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