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9평에서 60평 아파트로 옮긴 이유
내가 19평에서 60평 아파트로 옮긴 이유
  • 칼럼니스트 황현수
  • 승인 2013.03.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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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잘 키우려면 일단 부자 되려고 노력해야

[연재] 조기교육 열풍에 빠진 대한민국

 

노숙자 둘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봤는데, 소주 두병에 깡통번데기 안주가 신문지 위에 차려져 있었다. 대화는 지나가면서 언뜻 들어도 서로 자기가 잘났고, 사회를 꾸짖는 소리들이었다.

 

필자는 무슨 이유에서 이 말을 꺼냈을까? 찬찬히 내 주변을 돌아보자.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도 극히 드물고, 자신은 뭐든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과정과 결과,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평상적으로 실패한 이들은 과정은 깨끗했다고 위안을 삼고, 성공한 이들은 결과에 대한 기쁨을 말한다.

 

이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가 않다. 성공한 이들이 정말 과정이 더러울까? 일부의 사람들은 삼성과 현대를 꾸짖으면서도 삼성과 현대에 취직하고 싶어 한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신용과 철칙이 없는 회사는 어느 선상까지는 클 수 있어도, 크게 크기에는 불가능하다. 삼성은 따라쟁이 말을 듣더라도 결과물은 모방을 시도한 제품을 능가하고 있기에 계속 발전하는 것이며, 현대차 같은 경우는 한편으로 애국심을 부르짖으며, 다른 쪽으로는 내수용과 수출용에 품질 차이를 두기에 결국은 외국차에 점점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이다.

 

대우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망하리라고 예견한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상대방이 더럽던 깨끗하던 그것을 내가 고민해 줄 필요는 없다. 이 세상은 결국에는 신의와 청정을 가진 이가 성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을 꺼내는 이유는 나의 자존심을 줄이는 것이 아이의 교육과 미래에 큰 영향을 끼쳐서이다. 내가 다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성장은 멈추고, 정점에 이른 것은 기울기 때문이다. 잘 살고자 하는 이들의 집에 가보면 자기 개발서가 굉장히 많이 있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책을 많이 읽어도 현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또한 우스운 일이다. 그 이유는 습관에서 비롯되는데, 좋다고 느끼더라도 고개만 끄덕이는 것으로 마감한다면, 현실은 받쳐주지 않고 입만 살게 되는 부조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기에 알맹이 없는 지식만 많이 쌓여, 세상을 판단하고 결정하다 보니 현실에서 이겨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무리한 조기교육이 역효과가 난다는 말은 조기교육 열풍이 불 때부터 여러 전문가 들이 지적한 문제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자신은 거기에 해당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난제 중에 난제인 것이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매달 학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기죽지 않게 최대한의 가정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황현수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매달 학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기죽지 않게 최대한의 가정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황현수

 

◇ 파블로프의 개

 

파블로프의 개를 아는가? 밥을 줄 때마다 종을 흔들면, 나중에 종만 울려도 개는 침을 흘리고 만다는 과학적 실험 결과를 말한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의 모든 현상에서 ‘파블로프의 개’ 습성을 잘 이용해야 한다. 내 아이에 맞지 않는 잘못된 교육법으로 종을 흔들면 안 되는데, 쉽게 말해 처음 밥을 먹게 되는 어린 강아지들에게 사료를 주는 것으로 종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주면서 밥이라고 인식하게 해 종을 흔드는 것으로 비유를 들 수 있다.

 

내 아이에 맞지 않는 교육법은 파블로프의 쓰레기가 돼, 이 아이는 누군가 종을 흔들면 쓰레기를 기다리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좀 심한 표현이었지만, 똑같은 음식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보약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앞선 칼럼에서도 밝혔지만, 필자는 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꼴등만 유지해 남들이 볼 때는 정말 한심한 인간이었지만, 남들의 안주감에 오르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진정으로 나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발판을 스스로 만드는 자립심이 있었으며, 남들은 대학 졸업 후 취직만 걱정하였지만, 필자는 꿈을 더 크게 가지고 하나씩 묵묵히 세월을 이겨낸 것이다.

 

나는 내 성격 상 누구의 밑에서 일하기 쉽지 못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고, 나의 비즈니스 재능을 익히 믿고 자신감이 있었기에, 내 적성을 스스로 개척했을 뿐이다. 나의 재능이 비즈니스가 아닌 공부라고 판단되었다면, 물론 공부를 하였을 것이다.

 

◇ 정작 부모가 해야 할 일

 

위에 언급한 내용의 핵심은 ‘자녀의 재능을 키워줘라!’가 주 키워드인데, 이것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다만 알면서도 왠지 남들이 공부시키니까 나도 그래야만 뒤처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 때문인데, 이는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군중심리에 동화돼 나오는 병폐이다.

 

일단, 부모가 자식의 재능을 알아볼 수 있을까? 있을 수도 있지만, 좀 힘든 부분이다. 내 아이는 좀 특별할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부모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첫째 본인이 가르치려 들지 말고 스승을 만들어 줘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스승은 학습지 교사가 아니다. 내 아이의 적성을 파악해 인생을 설계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를 말하는 것이다.

 

둘째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매달 학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기죽지 않게 최대한의 가정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필자는 가난한 집 아이가 아니었는데, 표면적으로 보면 가난한 집 아이였다.

 

아버지는 집이 3채 있었다. 문제는 집이 다 노후한 13평짜리 재개발 예정 지역이었다는데 있다. 아버지는 재개발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난 13평짜리 집에서 10여년을 살아야만 했다. 친구들은 내가 그러한 동네에 사니 굉장히 못사는 아이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나 역시 부끄러워서 친구들을 집에 절대 안 대려 왔다. 아버지가 암만 ‘우리집 원래 부자야~’ 하더라도, 떨어지는 내 자신감은 만회할 길이 보이지 않았으며, 부모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쌓여 사춘기 때 학업을 내 팽겨 쳐 버리는 데까지 갔던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들 월급쟁이 이고, 수입이 뻔한데 어떻게 큰 집으로 가는가? 물론 그럴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일단 학군을 따라서 비싼 동네서 허덕이고 있는 이라면, 당장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

 

조카의 말을 들어보면, 요즘 초등학생들은 친구들을 사귀려면 아파트 몇 단지인지 물어보고(여기서 평수가 나오므로), 아빠 직업과 집이 전세인지 자기 집인지 물어 본다고 한다. 이러한 애들을 욕할 것은 없다. 이 아이들은 현실적인 것이고, 그 조건에 해당이 안 되었다면 부모의 관리능력 부실을 탓하는 것이 맞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 전세 살면서, 시댁과 친정의 도움을 받아 아이 둘을 목동에 월 130만 원 짜리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사람이 있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동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차라리 그런 돈으로 떳떳이 내 집을 사는데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목동에 아이들을 데려다 줄 때 꿇리면 안 된다고 벤츠를 할부로 샀다고 한다. 이러한 정신 상태를 가진 부모 밑에서 과연 올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필자의 딸은 5살인데, 이 아이가 생기자마자, 내 아픈 과거를 답습해 주지 않기 위해 19평짜리 집에서 서울 외각의 땅값 싼 동네 60평 아파트로 옮겼으며, 2년 안에 집 담보 대출금을 다 갚았다. 이 기간 동안 부인과 나는 옷이 뚫어져야만 샀으며, 아이는 어떠한 조기교육도 시키지 않았다. 현재 딸의 친구들이 엄마들이랑 놀러오면 “엄마! 우리 집은 왜 좁아? 우리도 이사가~”라고 조른다. 5살 된 아이들 이지만 다 아는 것이다.

 

내 딸은 아직 기역자 하나 모르지만 항상 당당하며, 어린이 집에서도 선생님들이 잘 챙겨 주어 명랑하기 그지없다. 필자의 자화자찬이라고 욕해도 할 수 없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교육이라는 것은 다 시기에 맞는 때가 있는 것이며, 아이 입에서 ‘엄마! 나 이거 하고 싶어!’라고 말하기 전에는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내 허리띠를 꽉 졸라매고, 내 능력 안에서 최대한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고, 아이가 나중에 나를 다른 부모와 비교해 우리 부모는 못났다는 좌절감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의 공부보다도 더 중요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인성교육의 일환이며, 이 세상에 성공한 사람치고 자신감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황현수는 (주)마인드 솔루션(Mind solution)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마인드 솔루션은 부설기관으로 엠에스 평생직업교육학원, 향지출판사, NLP최면센터, 대한역학학회가 있으며, 주로 진로적성 상담사 양성, 심리상담 및 문화콘텐츠사업을 하고 있다. 필자의 글에서 볼 수 있듯 자신의 성장기 경험을 바탕으로 인성과 문화교육에 매진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종합 솔루션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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