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소아과 현장이 어떤지 제대로 파악도 못했고, 의협의 싱크탱크 수장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게 했다는 이유다.
앞서 우봉식 원장은 대한의사협회 계간지 '의료정책포럼'에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정원' 제하의 시론을 썼다. 여기에서 우 원장은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젊은 엄마들이 소아과 진료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맘카페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며 동네 소아과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졌다' '직장생활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아침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어서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회장 임현택)는 8일 성명을 내고 "우 원장은 14만 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씽크탱크인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소아과 오픈런’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정부와 정치권에 그에 합당한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해야할 지위에 있다. 제대로 된 분석없이 '망발'을 하니 기가 차다"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현재 소아청소년과 인프라는 동네 소아청소년과부터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까지 모두 붕괴됐다"라며 이에 대한 원인을 두 가지로 지목했다. 하나는 소아청소년과의 수익 구조다. 의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과 수익은 오로지 진찰료로만 기대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다. 하나는 저출생이다. 저출생 여파로 동네 소아청소년과가 대거 폐업하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설 곳이 없으니 의대생들 조차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니 동네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를 의뢰한 소아 중환자들을 받아줄 수 있는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소아 응급진료와 입원진료가 마비됐다.
여기에 몇 년 전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고 이후 의료분쟁에 대한 부담 또한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의사회는 지적했다.
의사회는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없어지고, 상급종합병원도 진료를 못보니 밤새 아픈 아이들 업고 부모들은 문 연 소아과 향해 뛰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소아 진료에는 '치료의 연속성'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치료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동네 소아과 선생님이 낮 시간에 아이를 진찰한 후 적절한 처방을 하고, 부모가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스웨덴에서는 바바 제도를 도입해 아이가 아프면 누구나 집에서 돌볼 수 있도록 했다. 보육기관에서 아픈 아이를 데려가라고 요청하면 사용할 수 있는 권리로 회사는 이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 만 12세까지 연 최대 120일 사용할 수 있으며 정부는 월급의 80%를 지원한다. 이런 제도는 스웨덴의 출산율 증가로도 이어졌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라면 밤 늦게 아이를 돌보는 '달빛병원'이 아니라 이런 제도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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