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수줍음이 많고 소심한 성격은 바뀔 수 있나요?
[김혜경 놀이치료사의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기질을 바꾸는 힘, 부모와의 상호작용의 질
Q.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지(가명) 엄마입니다. 예지는 이제 40개월이 됐고요. 최근에 저희가 이사를 하면서 어린이집을 바꿨는데 원에서 예지가 수줍음이 많고 소극적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원래 아기 때부터 작은 소리에도 잘 놀라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긴 했는데 그 전에 원에서는 별다른 피드백이 없어서 특별히 걱정하지는 않았거든요. 왜 갑자기 성격이 바뀐 것인지, 혹시 어린이집 전원으로 예지가 스트레스가 많은 것인지,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것인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안녕하세요. 예지어머니. 최근 환경 변화로 인해 예지의 성격이나 적응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교육기관의 이동은 어린아이에게 큰 변화이며 특히 예지처럼 내성적인 아이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어요.
보통 예지와 같이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향의 아이들은 감각에 대한 역치가 낮다고 보는데, 이 말은 외부에서 오는 감각 자극에 대해 다른 아이들보다는 좀 더 쉽게 반응한다는 의미에요. 예지가 어릴 때부터 작은 소리에도 잘 놀랐다고 하셨는데, 예지는 청각 자극에 대해 예민한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낯선 공간에 가거나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들리면 예지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어요. 예지가 청각 이외에 시각이나 촉각 자극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해요. 가령, 촉각 감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머리를 빗겨주거나 목욕하는 것을 아주 싫어할 수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재질의 옷만 입으려 할 수 있어요. 시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엄마의 표정 변화를 쉽게 읽어낼 수 있고 엄마가 조금만 피곤한 기색을 보여도 바로 알아차리고 거절의 신호로 느낄 수 있어요. 어떤 아이들은 한 가지 감각에만 유독 예민하고 어떤 아이들은 여러 가지 감각에 동시에 예민할 수 있어요.
이처럼 감각 자극에 대한 예민성은 아이마다 차이가 있고, 이는 기질적인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아이의 기질은 유전자, 태아기 경험, 생애 초기 경험(0세~2세) 등에 의해 형성이 되고 성격 형성의 중요한 재료가 되지요. 하지만 같은 기질의 아이라 해도 모두 같은 성격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았을 때, 고유한 성격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부모님께서 아이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느냐’로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자동차 소리에 놀라서 크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졌다고 해봅시다. 그때 부모님이 아이의 두렵고 놀란 마음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아이고~ 소리가 빵~ 나서 놀랐지~”라고 공감적으로 반응하는 부모님이 있을 수 있고, 아이의 신호를 오해석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하고 공격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크게 소리 지르면 안 돼! 던지면 안 돼!”라고만 가르치거나 “너무 시끄러워"라고 비난하는 부모님이 있을 수 있어요. 또, 주장이 강해지는 발달 시기나 학령기에 아동의 강한 주장을 반항적으로 바라보고 강압적으로 대하는 부모님이 있을 수 있어요. 이런 경우 아이의 주도성과 관련된 발달 욕구를 부모님이 촉진하기보다는 저해하게 되고 아이는 소심하고 위축된 성격으로 자랄 수 있어요.
예지가 어린이집 전원 후에 수줍어하거나 소극적인 면이 나타난 것은 갑자기 성격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전에 형성된 성격 요소들이 환경 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로 생각하시면서 지나쳐버리면 다소 부적응적인 성격 경향이 위축감이나 자존감 문제와 같은 다른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개입하실 필요가 있어 보여요.
우선은 어머니가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의사소통 패턴이 있는지 체크해보시는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어머니마다 각자만의 독특한 의사소통 패턴이 있는데 그 방식이 현재 아이의 기질적 경향성을 보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예지가 작은 소리에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 어머님이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고 공감적으로 반응해 주고 달래줄 수 있는지, 또 예지가 소심한 행동을 했을 때 어머니께서 아이의 행동 이면의 두려운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동기부여 하는 말을 해줄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 어머니의 의사소통 패턴은 유전적 요소나 생애 초기경험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서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아동 전문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하여 아동과의 상호작용 패턴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머니가 자신의 의사소통 패턴을 많이 인식하면 할수록 아이의 성격 발달을 지지하는 반응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요.
공감적이고 아이의 주도성을 촉진하는 어머니의 반응이 계속 쌓이다 보면 아이는 자신의 기질적 예민함을 극복하고 적응적인 성격을 형성해 갈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며 부모님의 인내와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환경 자극에 쉽게 압도되고 수줍어하며 소극적이었던 아이는 어느새 자기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습득하는 방법을 아는 아이로 변화해 갈 수 있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혜경은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놀이심리상담사 2급(한국놀이치료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실 놀이치료사로 일했다. 현재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센터 강서점에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로보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심리상담, 놀이치료, 부모양육태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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