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인증이 교사부담만 가중시킨다고요?
평가인증이 교사부담만 가중시킨다고요?
  • 칼럼니스트 이재인
  • 승인 2013.07.22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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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수준 끌어올리는 게 평가인증의 목표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장. ⓒ이재인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장. ⓒ이재인
[연재] 이재인의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

 

얼마 전 한 언론기사에서 ‘평가인증 서류 챙기느라 정작 아이 보는 일을 뒷전으로 한다’는 지적을 본 적 있다. 이런 종류의 기사 때문에 평가인증제도의 본령에 대한 오해가 생겨난다면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집 평가인증사업은 2005년 첫 시행 이후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해왔으며, 우리 보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해왔다는 것이 보육계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이런 불평기사가 나오면 가뜩이나 어려움 많은 어린이집 사업에서 그나마 제 역할을 하는 제도마저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보육계 외부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평가인증제도는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니며, 심지어 불필요한 규제나 점검은 더더욱 아니다. 즉 평가의 전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교육과 상담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평가이기 이전에 교육 및 컨설팅 사업의 성격을 띤다.

 

어린이집 교직원들에게 상시 지표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린이집 신임원장들에게는 따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관찰 전 준비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면 조력 컨설팅을 해주며, 심지어 1차 평가에서 일정점수 미달일 때는 컨설팅 후 재참여의 기회도 열어준다. 평가인증 과정을 통해 어린이집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으며 누구를 탈락시키거나 비교를 위한 자료를 산출하는 데 일차 목표를 두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 평가인증 제도는 매우 꼼꼼하게 어린이집의 이모저모를 살피고 체크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린이집은 갓난아기부터 취학 전 연령의 아이들까지 생활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보육기관으로써 이곳에서의 생활이 바람직하지 않으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인성으로 키워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보육정원에 걸맞은 보육공간과 설비 및 교재·교구를 구비하고 있는지, 아동과 교사의 비율이 적정하고 교사들의 자격상태는 적법한지 등의 환경적인 면을 본다. 다음으로 아동의 발달단계에 맞춰 계획성 있게 영유아 보육활동을 수행하며 아동과 교사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교육적이고 편안한지 등의 내용적인 면을 면밀하게 살핀다. 그리고 끝으로 채광과 청결상태 및 조리시설의 위생 상태와 균형 잡힌 식단 등 건강 및 영양 측면과 함께 비상시 아동의 대피상황 대비나 등·하원 안전 등의 안전 측면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는 학부모님들이라면 그 누구도 어린이집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 중 일부 항목을 양보하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대부분의 어린이집 역시 기준을 낮춰가며 평가인증 제도를 축소 운영하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일례로 2011년도 평가인증 준비과정에서 제일 손이 많이 가는 보육일지 작성 항목을 삭제하자는 안을 제시했을 때 제일 반대하신 분들이 어린이집 원장들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평가인증 과정은 평가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괴롭고 힘든 면이 많을 것이며, 따라서 평가인증 시 준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론적인 모색은 계속돼야 마땅할 것이다. 한국보육진흥원에서는 열린 귀를 가지고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귀한 인재양성을 위한 최초 몇 해의 성패를 좌우할 어린이집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 그리고 평가인증제도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관계되신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 맞들어 나갔으면 한다.

 

*칼럼니스트 이재인은 재단법인 한국보육진흥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보육진흥원은 어린이집 평가인증과 보육교사 자격증 발급, 보육인력 재교육 및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가족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 출신이며 공직생활로 들어온 뒤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을 역임하였다. 연구업적으로는 <서사방법론과 여성주의 연구>, <한국가족정책의 현황과 전망> 등의 공저 이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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