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물건처럼’ 강제집행"... 법무부 아동반환 매뉴얼, 인권침해 논란

"아동을 ‘물건처럼’ 강제집행"... 법무부 아동반환 매뉴얼, 인권침해 논란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5.11.1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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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엄마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유아 인도집행 폭력적으로 변질”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지난 11일, 중증 희귀질환인 ‘22q11.2 결실증후군’을 앓고 있는 9세 장애아동의 어머니 조아무개 씨는 “법무부가 사설 용역을 동원해 아동을 엄마 품에서 강제로 떼어내는 폭력적인 집행을 반복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조치를 신청했다.

조 씨의 자녀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다 2019년부터 조 씨와 함께 6여 년 간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조 씨의 전남편 성 씨는 출산 직후인 2016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조 씨에게 수십 차례 가정폭력을 휘둘렀고, 조 씨는 2018년 6월 미국 지방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 소송 중이던 2019년 6월, 조 씨는 전남편 성 씨의 동의 하에 자녀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으나, 성 씨는 이를 악용해 한국 경찰과 미국 경찰에 조 씨를 납치·유괴 혐의로 신고했다.

2019년 7월, 성 씨는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아동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후 법무부는 조 씨 자녀에 대한 강제집행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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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정식 명칭: 국제적 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은 한쪽 부모가 자녀를 다른 나라로 데려가거나, 데려간 뒤 돌아오지 않는 경우로 인해 아이의 일상적인 생활 기반이 흔들릴 때, 아동을 원래 살던 나라로 신속히 되돌려 보내는 절차를 규정한 국제조약이다. 이 협약은 본래 “아동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 of the Child)”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2024년 4월 헤이그예규가 개정되면서,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이후 법무부의 유아 인도 집행은 폭력적으로 변질됐고, 아동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24년 4월 헤이그예규가 개정되면서,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베이비뉴스

12일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동을 물건처럼 강제집행하고, 물리력 사용도 인정하는 법무부의 아동반환 집행 매뉴얼은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2월 법무부가 발간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이하 헤이그협약)에 따른 아동반환결정 집행 매뉴얼'은 집행 과정에서 물리력 사용과 아동의 인권을 유린해도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법무부는 폭력적인 아동인도 집행 절차를 제도화하고, 헤이그협약의 대원칙인 ‘아동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 of the Child)’을 전면 위배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설 용역의 참여 공식 허용하고, 양육자 제압 시 물리력 사용을 허용하고, 울부짖고 저항하는 아동을 강제로 떼어내 비양육자에게 넘기는 절차를 표준화하고 심지어 사설 용역이 아동을 떼어낸 사례를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며 "법무부 매뉴얼은 집행 대상 아동을 사람 아닌 ‘동산’으로 취급하고, UN아동권리협약·UN장애인권리협약이 금지한 비인간적 처우를 제도화하며, 아동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강제력 행사를 국가기관이 제도화한 점에서 국가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 심각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대법원 산하 사법정책연구원이 발행한 연구보고서 '유아인도집행에 관한 연구 - 헤이그아동탈취법상 아동반환사건과 가사소송법상 유아인도사건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인용했다. 보고서는 “현행 예규에 따른 규율만으로는 자녀 인도 집행의 실효성과 자녀 복리 보장에 부족하며,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라며 "현행 집행 구조가 아동 복리를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최근 집행된 헤이그 아동반환집행에 있어 집행 장소에 들어간 후 자녀 인도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5 ~ 10분 정도로 보인다"며, "현재 집행 현장에서는 설득과 타협보다는 신속한 집행 성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채무자와 자녀를 설득하기는 어려을 것"이라며, "설득을 시도했더라도 결국엔 곧바로 속전속결 형식으로 채무자를 제압한 상태에서 자녀를 안아서 들고 나오는 식의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헤이그예규가 ‘민사집행법 상 동산인도집행규정’을 준용하고 있어 집행 현장에서 자녀를 동산처럼 빼앗는다는 인식이 강하며, 2024년 4월 헤이그예규 개정으로 수십 년간 지속되온 ‘미성년 자녀 인도 집행에 있어서 자녀의 인도 거부 의사는 곧 집행불능이라는 공식’이 무너지면서 이제는 무조건적인 인도 집행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법무부는 인격권의 주체인 집행 대상 아동을 한낱 물건과 같이 취급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은 “조 씨 사례 포함해 4건의 아동인도 집행 피해 제보를 받았다. 사법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집행 사건은 조 씨 사례가 유일하다"며 "이미 집행을 당한 아동들은 엄마와 연락도 제대로 못 하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인권옹호는 법이 정한 법무부의 고유 사무인데, 폭력적인 집행 매뉴얼을 만들어서 아동을 물건 취급하고 강제집행하는 현실이 무엇보다 충격적”이라며 “인권위는 즉각적인 조사와 긴급구제를 통해 조 씨의 자녀가 국가권력의 폭력 앞에 무너지지 않도록 빠르게 조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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