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무색한 유아 영어 레벨테스트... 편법 선발 여전

금지 무색한 유아 영어 레벨테스트... 편법 선발 여전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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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관찰’로 이름만 바꾼 선발… 유아기 경쟁·서열화 심화 우려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서울의 한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 영어 학습 교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선발형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이른바 ‘4세·7세 고시 금지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일부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 우회적인 방식으로 사실상 레벨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강남구 A어학원, 강남구 B어학원, 중구 C어학원에서 열린 유아 대상 영어학원 신입생 설명회를 직접 참관한 결과, 이 같은 실태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통계나 프로그램 소개를 넘어, 부모들의 심리적 불안과 학원의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맞물려 유아 사교육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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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세 학원은 5세 말 SR 테스트, 정기적인 레벨테스트, 담임 교사 리포트, 스피킹 영상 제출 등 편법적 평가를 실시하고 있었으며, 유아의 영어 수준에 따라 레벨을 나눠 반 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편법적 운영은 시험이라는 명칭 대신 ‘서류 제출’이나 ‘관찰 및 점검’이라는 표현을 쓰며 법적 금지 조항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반 내에서도 수준별 테이블 분리나 워크시트 차등 제공 등으로 내부 서열화를 유지하여 유아기부터 경쟁과 서열화를 강화해 실질적인 레벨테스트로 기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법이 금지한 레벨테스트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유아기 경쟁과 서열화가 심화되며, 아이들의 발달권과 교육권이 위협받는 심각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당 학원들은 법적 지위상 ‘학원’임에도 불구하고, 누리과정 운영, 종일 돌봄, 급식, 현장체험활동(Field trip) 등 유치원과 유사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내세워 학원이 아닌 ‘유치원’처럼 오인되도록 홍보하는 공통적인 문제도 드러났다.

사교육걱정은 "이 같은 운영 방식은 학원의 법적 지위와 유치원의 역할을 혼동하게 만들어, 부모들이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유치원으로 오인하는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원들은 5~7세 유아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이후 수준의 파닉스 완성, 독립적 읽기, 에세이 쓰기 등 상위반 진입을 목표로 한 교육과정을 조기에 설정하고, 상·중·하위 트랙으로 구분한 경쟁 체계를 운영하는 등 발달 단계를 무시한 조기 학습과 경쟁 과열을 부추기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사교육걱정은 "발달 단계를 무시한 조기 학습과 경쟁 과열, 서열화가 유아의 자존감 저하와 스트레스 증가, 학습 흥미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이는 유아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도 상충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영어 골든타임’,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식으로 부모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이중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조기 등록을 유도하고, 불필요한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키워 가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문제의 제도적 해결 방안으로 ▲부모 불안 심리를 악용한 비교육적·불법적 홍보 마케팅을 규제하고 유아 발달에 맞는 교육 정보를 강화할 것 ▲유아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 내용과 시간 제한 규정을 마련할 것 ▲레벨테스트 및 편법 평가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 ▲‘영유방지법’, ‘레벨테스트 금지법’ 등 법·제도적 장치를 정비할 것 등을 제언했다.

특히 "국회 및 교육 당국은 레벨테스트 관련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모두가 함께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권 보장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서울의 한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 운영 시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서울의 한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 학습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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