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 집안 구조를 변경했어요
아이를 위해 집안 구조를 변경했어요
  • 칼럼니스트 김광백
  • 승인 2013.10.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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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방이 산하 놀이방이 됐어요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지난 주말은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바빴다.

 

첫 번째 일은 '논산'의 결혼식이었다. 산하를 데리고 1박2일도 아닌데, 그렇게 멀고, 긴 여행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최근 산하가 감기를 자주 걸려서 이래저래 나와 아내는 걱정을 많이 하였다.

 

'논산'은 아내의 아주 친한 친구의 결혼식 때문이었다. 산하에게 있어서도 의미있는 이다. 산하는 그녀의 이름을 다 부르지 못하기에 '최~ 이모'라고 부른다. 그녀의 성이 '최 씨'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잘 불러주면 좋으련만, 아직 산하의 발음은 그렇지 못하다.

 

'최~ 이모'의 결혼식을 위해 우리 부부는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7시 30분까지 밥을 먹고, 씻기고, 우리도 씻고, 이런저런 집안 정리까지 하려고 하니 정신이 없었다. 다행이 산하는 부모의 말을 잘 따라주는 편이라 많이 힘듦이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결혼식에 가는 동안 먹을만한 간식도 준비하고, 결혼식장에서 산하가 먹을 점심과 식기 도구들도 챙기고, 산하의 기저귀와 여벌옷들 챙기고. 역시 아이 하나 움직이는데 무슨 짐들이 이렇게 많은지. 휴~~

 

논산까지는 기차를 타고 왔다 갔다. 효녀인 산하는 내려갈때 기차안에서 곤히 잠들었다. 목포까지도 다녀오는데, 뭐 논산까지는 왠지 거리가 짧은 듯한 느낌이다. 잠을 잘 잔 산하덕분에 잘 내려갔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다. 결혼식장에 간 산하는 갑자기 많아진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최~ 이모'의 웨딩드레스를 보고 놀란 나머지 엄청 울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약 30여 분간 어르고 달래고, 조금씩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연습을 하면서 겨우 결혼식은 볼 수가 있었다. 결혼식이 마무리 될쯤. 산하는 안정감을 찾고 즐겁게 밥도 먹고 올라왔다.

 

산하가 성장하면서 집안 구조를 변경하게 됐다. ⓒ김광백
산하가 성장하면서 집안 구조를 변경하게 됐다. ⓒ김광백

 

요즘 부쩍 그림을 자주 그리는 산하를 위해 칠판을 구입했다. ⓒ김광백
요즘 부쩍 그림을 자주 그리는 산하를 위해 칠판을 구입했다. ⓒ김광백

 

색연필을 갖고 놀고 있는 산하. ⓒ김광백
색연필을 갖고 놀고 있는 산하. ⓒ김광백

 

두 번째 일은 집안의 구조 변경이었다. 요즘 그림을 자주, 많이 그리는 산하를 위해서 아내는 칠판을 구입하였다. 벽에 보드를 설치해 산하가 좀더 편하게 그림을 그리라는 의미였다. 보드를 설치하려면 거실에 있는 식탁을 치워야 했다. 그래서 식탁 치우는 김에, 집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집은 큰방 1개, 작은방 1개, 거실과 주방 이렇게 구성돼 있다. 큰방에는 장농이 있다. 작은방에는 책상과 산하의 책을 가득채운 책장이 있다. 그런데 작은방은 외풍이 심해서 겨울이 되면 무척 추워진다. 요즘 부쩍 작은방에서 책을 가지고 노는 횟수가 늘어난 산하이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했다. 보드가 들어오고, 식탁을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작은방의 산하의 물건들을 큰방으로 옮기기로 하였다.

 

큰방은 이제 산하의 놀이방이다. (우리집은 큰방이 외풍이 더 심해서 겨울에는 큰방에서 자는 것이 더 춥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거실에서 잠을 잔다.) 큰방에는 산하의 책과 책장, 옷장, 그리고 기타 등등의 장난감들을 모아 놓았다. 그리고 거실의 식탁은 작은방으로 옮기면서, 작은방은 나와 아내의 서재(?)로 만들어졌다.

 

급히 장모님에게 산하를 잠깐 봐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장모님은 집에 와서 산하와 놀아주고, 자전거도 태워주면서 노는 덕분에 우리 부부는 편하게 집의 구조를 변경할 수 있었다. 책과 책장을 옮기고, 방바닥을 닦고, 식탁을 옮기는 일들이 금새 끝날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자질구레한 짐들이 왜 이리 많은지. 버리고 정리하고. 덕분에 집 청소까지 완료.

 

산하는 무척 좋아한다. 자신의 놀이방이 넓어져서 좋아하고, 맘껏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아하고. 이젠 산하의 그림 그리기를 위해 종이를 많이 구하지 않아서 다행이고.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이렇게 시간을 보냈다. 산하야!! 그림 많이 그려. 그리고 즐겁게 놀아요~~.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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