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영화제가 열린다.
한국여성의전화는 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를 열고 '직면의 힘'을 주제로 12개국 25편의 영화를 상영한다고 7일 밝혔다.
여성인권영화제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 시작된 영화제이다. 올해의 화두는 '직면의 힘'으로, 여성이 무엇을 직면하고,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직면할 지 생각하고, 직면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고, 직면의 결과가 어떤 것을 가져올지 탐구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개막작으로는 '푸시라이엇:어 펑크 프레이어'(마이크러너 감독, 러시아, 2013)가 선정됐다. 대성당 제단에 컬러풀한 복면을 쓰고 나타나 "성모님이시여, 페미니스트가 되소서, 성차별주의자들을 몰아내고 독재자를 거둬주소서"를 노래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이야기다. 실제 러시아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을 영화화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원칙과 규율, 그 근본에 관해 직면할 수 있도록 안내할 전망이다.
8일 오전 10시부터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Still nobody knows),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Days of ordinary and struggle),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Meeting with your heart, FIWOM) 등 3가지 섹션으로 구성한 영화를 상영한다.
보편적으로 보이는 현상을 바짝 당겨서 살펴보는 섹션인 '피움 줌 인'을 통해서는 '당연하지, 않다'를 주제로 네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성별표기는 여성 혹은 남성으로만 충분한가, 그 나라에서 태어나면 모두 국민으로 인정되는가, 소녀 혹은 여성 되기는 자연스러운 일인가, 순결은 순결한가 등을 물을 예정이다.
너무 가까이 있어 개인적인 문제로 취급되는 것들을 멀리 두고 보는 ‘피움 줌 아웃’을 통해서는 '우리 저마다의 진실'을 주제로 네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개인의 삶이 온전히 개인의 선택으로만 구성되는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사회의 고정관념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개인과 사회를 구분하는 이분법이 너무 단순한 건 아닌지 등을 질문할 예정이다.
영화와 관련한 주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보는 토크쇼 ‘피움 톡톡’도 진행한다. 총 9편의 영화를 두고 유지나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문경란 서울시 인권위원장,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김대환 청년 좌파 대변인, 권인숙 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 나영정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상임연구원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나서 영화와 관련한 사회 현상에 대해 말할 예정이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곤란하고도 복잡한 문제를 영화로 함께 풀어보고자 한다. 정답은 찾지 못하더라도 문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