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정말 출중하고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를 많은 부모들은 기대하고 원한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 및 각종 예체능 교육을 시키면서 남들보다는 좀더 똑똑하고 잘나가는 내 아이가 되길 바라는 것이 부모의 속마음이다. 그래서 좋은 유치원과 좋은 초등학교 등 학교선택에서부터 직업을 선택하기까지 부모들이 아이의 선택권을 쥐고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행복한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자유로운 교육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부모들은 조바심을 느끼지 말고 느림보 철학으로 느리게 좀더 한 발짝 뒤로 서서 아이에게 선택을 주고 권한을 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품앗이를 하다 보니 같은 교육관을 가진 엄마들을 많이 만나는데, 좋은 예로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부모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다. 아이가 네 살인데 어린이집에 가고 싶지 않아해서 공동육아로 품앗이를 하고 아이가 스스로 기관에 가고 싶을 때 보내자는 의지를 갖고 있는 엄마다. 네 살인 아이가 어떠한 선택권이나 자기관념이 있을지에 대해서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네 살인 아이는 충분히 자기관념이 있고 자기주장이 있다.
필자의 아이도 단체생활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밤에 잠을 못하고 힘들어 해서 기관을 보내지 않고 품앗이 육아를 네 살인 지금까지 해오고 있고 내년에도 품앗이 육아를 한해 더 하려 계획하고 있다. 다행히도 주변에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품앗이 육아모임이 있어서 이번에는 이곳과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품앗이를 병행하려 하는데 이 또한 행복한 인프라여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사 오기 전에는 품앗이를 하고 싶어도 이러한 기관이나 품앗이를 지원해주는 인프라를 찾기 힘들어서 혼자서 전전긍긍하면서 품앗이를 했고 솔직히 많이도 외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물적, 인적 인프라를 통해 장소대여나 혹은 품앗이를 운영할 때 사람들을 모집하고 이끌어가는 지원책이 있어서 육아를 하는 부모로서는 굉장히 행복하고 든든하다.
아이가 다섯 살인데도 기관에 보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한 느림보 교육관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에는 국공립유치원, 사설유치원, 영어유치원이나 특색 있는 곳, 좋은 곳을 보내기 위해 많이도 원서를 쓰고 준비를 하지만 정말 나는 아이가 기관에 가고 싶다고 하는 그날까지 품앗이 육아를 하고 이렇게 느림보 교육으로 천천히 아이를 기다려줄 것이다.
그래서 육아는 정말 빠름이 아닌 느림보의 교육관으로 아이를 뒤에서 지켜봐 주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한 것에 대해서 실천하고 옮길 수 있도록 부모는 후원자가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칼럼니스트 박수영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기획일을 하는 평생교육사로 근무했습니다. 아이 출산 후 육아맘으로 아이와 함께 놀이,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