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지 않는 아빠는 유죄
변신하지 않는 아빠는 유죄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3.12.2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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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보다 아이와 소통하는 아빠가 최고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우스갯소리로 남자들의 일하는 태도를 보면 자녀의 수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가 없을 때는 설렁설렁 일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나면 상당히 적극성을 띠고, 한 명 더 태어나면 눈에 불을 켠다는 것이다. 그만큼 남자들에게 있어서 가족의 생계 부양은 중요하고 가장 피부로 와 닿는 문제다. 그래서 산업화의 역군이셨던 우리의 아버지들은 오로지 돈 많이 벌어다주는 것을 자신의 유일한 책무로 여기셨으며, 이런 아버지를 어머니도 어린 우리들도 이해했다. 아니 이해해야만 했다. 당시에는 다른 아버지들도 비슷했다. 이때는 ‘부자 아빠’가 최고 아빠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당신 주변에는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아빠들로 넘쳐난다. 집안일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본래 ‘함께 하는 것’이라면서 아내 못지않게 집안일에 전문성을 보이는 남편들이 많아진다. ‘젠장’이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오겠지만 어쨌든 현실은 그렇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최근 신문과 뉴스, 잡지를 비롯한 대중매체에는 아빠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내용은 주로 아빠들이 달라졌고 달려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도 아빠의 육아가 아니던가! 뿐만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나 교육기관, 사회단체 등에서 마련하는 아빠를 위한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여러 기관에서 하는 <아버지 학교>, <부모학교>도 많고, 최근에는 <아빠요리교실>, <아빠와 함께 하는 출산준비교실>, <아빠와 함께 하는 발레교실>처럼 특별한 주제와 활동으로 아빠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21세기인 지금 사회도 변하고 경제흐름도 변하고 그에 따라 가족도 변했다. 아내도 변하고 아이들도 변했다. 아내의 친구 남편도 변했고, 옆집 남편도 변했다. 심지어 당신이 그토록 믿었던 불알친구도 변했다. 그런데 당신이 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20세기의 패러다임을 고수하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당신의 아내가 당신의 어머니처럼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면서 낮에는 집안일과 자녀 양육을 잘 감당하고 밤에는 요부가 되어서 당신을 기쁘게 해 주기를 원한다면 큰 오산이다. 당신의 자녀가 과거의 당신처럼 바쁘고 무뚝뚝한 아빠를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아빠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으로 효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는 아빠가 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시간을 내야 한다.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해야 한다. 그 이유는 아내가 갑작스럽게 이혼서류를 내밀지 않게, 자녀들이 당신에게 ‘아빠가 나에 대해 뭘 아느냐’고 따지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 차원이 아니다. 아빠의 육아가 자녀와 부부 관계, 그리고 아빠 자신에게 미치는 효과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빠의 무관심 때문에 자녀가 누릴 수도 있었던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아빠의 무심함 때문에 몇 푼의 용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가치 있는 것을 자녀에게 주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더 나아가 좋은 아빠는 분명히 좋은 남편이 될 수밖에 없고,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이 있는 가정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변신하지 않는 아빠는 유죄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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