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아이는 놀면서 세상을 배운다
아이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에 따라 사고의 질과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평소에는 찾아가기 힘든 박물관이나 미술관, 영화관 등을 돌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마음 먹고 찾아 간 곳에서 아이의 반응이 시큰둥하면 정말 속이 상한다.
이럴 때는 아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활동으로 관람을 유도해 보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유물 그림을 그려보게 하고,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팸플릿을 주면서 아이가 원하는 장소부터 구경하자고 제안하고,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와는 전시물을 훑어보고 서로 수수께끼를 내며 놀아보자.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팸플릿을 챙겨오자. 그 팸플릿을 이용하여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공연이나 전시회에서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고, 또 다른 놀이를 통해 기억력과 사고력, 표현력 등도 높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말풍선 놀이>
전시 포스터나 팸플릿, 도록을 이용해 말풍선 넣기 놀이를 해보자. 작품 속 배경을 활용한 말풍선도 좋고, 그림을 보고 떠오른 대로 적어도 좋다. 위 사진은 에로스가 프시케에게 “사랑해.”라고 하고, 프시케는 “뭐하는 짓이에요!”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의 그 어떤 생각도 허용해주면 즐겁고 유쾌한 가운데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자라난다.
<팸플릿 퍼즐>
영화, 공연, 전시회 등의 팸플릿 앞장을 가위로 오려 퍼즐을 만든 후 맞추어보는 놀이다. 퍼즐 모양은 곡선도 좋고, 정사각형이나 세모 등 다양한 모양으로 하면 된다. 단 아이 수준에 맞게 오려내자. 아이가 어릴 땐 퍼즐을 맞출 때 견본으로 할 팸플릿이 하나 더 필요하므로 두 장의 팸플릿이 필요하다.
<메모리게임>
간혹 팸플릿이나 포스터에 네모반듯한 크기로 등장인물이나 작품들을 나열한 것이 있다. 그럴 때는 ‘메모리 게임’을 해보자. 두 장의 포스터 그림 뒷면에 하얀 스케치북을 붙인 뒤 그림을 오려내자. 다 오려낸 뒤 골고루 섞어 모두 뒤집어두고 두 장씩 넘기자. 같은 그림이 나오면 가져가는 게임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좋아진다.
<낙서하기>
부모들도 어릴 때 많이 했던 놀이다. 포스터나 팸플릿을 이용해 마음껏 낙서를 하다보면 묘한 해방감과 쾌감이 느껴진다. 포스터를 받아들고 엄마도 낙서하고 아이도 낙서를 한 뒤 서로 바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에는 조금 어설플지 몰라도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상상력을 동원한 아이의 낙서 작품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질문놀이>
포스터나 팸플릿을 식탁 옆에 붙여두고 밥을 먹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보자. “이 사람이 누구지? 이 작품 제목 아니? 왜 화가들은 여자들의 나체를 많이 그렸을까? 엄마는 그리스신화 중에 헤라가 제일 좋더라, 너는?”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아이의 사고력이 날마다 증가할 것이다.
<활동지 하기>
요즘에는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 활동지를 많이 나눠준다. 집에서 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출력한 뒤 전시회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아도 좋고, 전시장에서 조금 쉴 때 풀어본다든가, 집으로 돌아와 보고 온 것을 정리할 때 사용해도 좋다.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
*칼럼니스트 서안정은 「세 아이 영재로 키운 초간단 놀이육아」, 「리더십을 키워주는 공주박물관」, 「리더십을 키워주는 우리공주박물관」을 쓴 작가이자 주부이다. 똑똑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열망에 천 권이 넘는 육아서를 읽었고, 그것을 적용하는 동안 무수한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얻었다. 현재 그 깨달음들을 나누고자 전국의 도서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