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아름다운 선택이다
결혼은 아름다운 선택이다
  • 칼럼니스트 이수경
  • 승인 2014.04.0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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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우리 정말 결혼하기 잘 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결혼은…

[연재] 가정행복코치의 한 마디

 

며칠 전 멋진 청년이 큰 과일바구니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29세의 청년은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작년 모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을 때 챌린저로 나와서 내게 미션을 받아 간 청년이다. 그때 그 커플은 수년간 교제해 왔으나 서로의 이상이 안 맞아 헤어지기로 합의하고 냉전을 겪는 중이었다.

 

그 청년은 마지막 이벤트로 여자친구와 함께 강연장을 찾았고 그들은 그곳에서 나를 통해 “결혼은 나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배우자가 자신의 주장을 펴도록 하는 것이다. 때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상대는 내게 감동하게 된다. 그랬는데도 상대가 그걸 모르고 계속 자신만 쳐다보라고 하는 멍청이라면 헤어져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후 두 사람은 서로를 다시 보기 시작했고 재교제한 끝에 드디어 결혼에 골인하게 된 거다.

 

그런가 하면 50대 초반의 커리어 우먼은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나 남편이 너무나 못마땅해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 강연을 듣게 됐는데 “오래 결혼생활을 해 온 사람들은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상대방의 장점은 못 보고 단점만 보게 되는데, 결혼 초기부터 지금까지 배우자의 잘한 점을 찾아내 배우자에게 들려줘라”라는 얘기를 듣고 반신반의하며 장점 노트를 쓰기 시작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자기 남편이 수십 가지의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남편에게 그것들을 하나둘 씩 들려줬더니 남편이 놀랍게 변했다며 지금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내게 고백해 왔다.

 

그렇다. 결혼은 선택이다. 수십만 명의 이성 가운데 평생을 함께할 내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사귀다가 아니다 싶으면 헤어지는 커플도 있고, 위 커플처럼 헤어지려고 마음먹었다가 다시 결혼에까지 이를 수도 있고, 결혼했다가도 이혼이라는 아픈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결혼하기 전에는 수백 번을 망설여도 좋다. 그만큼 결혼은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결혼한 후에는 후회 없는 선택이어야 한다. 후회 없는 선택이 뭘까. 배우자의 조건이 좋고, 뛰어난 외모를 가진, 완벽한 배우자를 골랐다는 뜻일까. 아니다. 어차피 완벽한 사람은 없지 않은가. 배우자가 어떠하든지 간에 내 선택을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결혼 전에는 상대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결혼 후에는 내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잘된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 당장은 판단할 수 없다. 결혼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들의 사랑이 시작되는 거다. 연애 시절 이들이 나눴던 사랑은 성호르몬에 이끌린 충동적 사랑이지만, 결혼 후 이들이 나누는 사랑이야말로 배우자와 자녀들을 배려하고 책임지는 사랑, 참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결혼생활은 어떨까.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이혼율이 제일 높다고 하며, 그중에서도 신혼 이혼과 황혼 이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말 큰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혼만 하지 않았을 뿐, 무늬만 부부로 사는 부부도 적지 않다. 결혼 전문가인 수잔 딕슨은 그의 저서 ‘결혼 : 그 목적이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결혼하기 전에 알아야 했던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한 건 결혼한 지 25년이 지나 이혼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저는 결혼의 목적이 없이 25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물론 이들 부부는 이혼하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결혼을 전하고 있지만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부부들이 결혼을 후회하는 가운데 살아가고 있음은 참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결혼이 아름다운 선택이 되려면 시작이 아니라 말년이 좋아야 한다. 결혼생활의 전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세워가며, 합심 노력하여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고, 수많은 위기를 함께 이겨내야 하며, 전적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가운데 둘의 사랑이 점점 짙어져야 한다. 부부뿐만 아니라 자녀와 후손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가문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훗날 이들이 삶을 정리할 때 “그래, 우리 정말 결혼하기 잘 했어”라고 고백하게 될 거다. 그게 바로 아름다운 선택이다.

 

*칼럼니스트 이수경은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의 저자로, (주)짚라인 코리아의 부회장과 행복한 아버지학교 회장, 가정행복코칭센터 대표코치를 맡고 있다. '모든 가정은 행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다수 강연을 뛰고 있다. 기업인으로 불리기보다 가정행복코치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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