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맑은 한약 이야기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성조숙증이라는 증상 자체가 매우 낯선 질환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0여년 전부터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큰 키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인해 성장에 대한 잘못된 상업적 이용에 따른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큰 키를 원하는 현실 상황을 반영하는 면도 있는 것입니다. 병원에 내원하셔서 전문가의 진료를 보지 않더라도, 각종 뉴스나 통계청, 건강보험공단 등의 객관적인 통계자료에서 과거에 비해 여자/남자 초등학생/중학생의 2차성징이 빨라지고, 성숙한 면이 빨리 나타나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성조숙증의 문제는 단순히 키가 크는데 있어서 불리하다는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빠르면 초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짐으로 인해서 여자아이의 경우 겪지 않아도 될 질환의 노출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빠른 신체적 변화는 정서적,심리적인 불안감과 당혹감으로 혼란도 심해지고 사춘기도 빨라져 ‘중2병’, ‘고2병’과 같은 과격한 과정까지 겪기까지 합니다.
왜 이렇게 성조숙증이 많아 졌을까요? 과거 20년 전과 지금 아이들의 환경을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식생활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환경적인 부분의 변화도 많기는 하지만 이는 살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 직접적이라 말하기 어렵고, 음란물이나 성적인 자극이 많아졌다고 하나 사실 그런 부분의 호기심은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식생활 패턴은 놀랍도록 변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육류의 소비 증가와 각종 화학첨가물, 인스턴트 음식의 소비가 아이들에게서 매우 증가하였다는 점입니다. 즉, 먹고 마시는 음식이 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성조숙증 증가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고기나 사먹는 음식, 외식, 인스턴트 등을 먹고 또 아이들이 좋아했지만, 지금에 비하면 접할 수 있는 기회나 양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이 적었습니다. 항상 기본은 집에서 아침과 저녁에 차려먹는 집밥과 싸다니는 도시락이 주 식사였습니다. 노래 가사에서처럼 ‘짜장면이 싫다’고 하시는 어머님처럼 자식에게 맛나는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모습 그대로 외식같은 것은 특별한 날에나 즐길 수 있는 호사였죠. 당연히 환경호르몬이나 화학첨가물에도 노출되는 기회가 매우 적었습니다.
지금은 각종 식생활이 아이들로 하여금 소아비만 내지는 과체증을 조장하고, 호르몬을 교란해서 2차 성징과 성숙을 빨리 일어나도록 생리를 교란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니는 학원 등의 학업양 증가로 운동양이 과거에 비해 더 부족해지게 되었고,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훨씬 많아졌습니다. 성적인 외부 자극량 또한 적어지지 않았죠. 따라서 가장 시급한 일은 이러한 점을 깨닫고 식생활을 정상적으로 가져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외식을 가능한 줄이고, 환경호르몬, 화학첨가물을 배제하는 건강한 식단이 요구됩니다. 더해서 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필수지방산, 필수아미노산의 섭취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은 줄여야 합니다. 좋은 음식으로는 돼지고기, 오리고기, 생들기름, 올리브유, 견과류, 각종 채소류, 토마토 등이 해당합니다.
*칼럼니스트 황지모는 현재 아이엔여기한의원(www.inyogi.com) 반포점 원장으로 아이들 치료에 효과적인 맑은한약 처방과 함께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음식과 식단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특히 야경증과 야제증 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진료뿐만 아니라 컬럼이나 강의 등을 통해서도 엄마들과 만나고 있다. 현재 베이비뉴스 맘스닥 (http://momsdoc.ibabynews.com) 주치의로도 활동 하고 있다.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