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맑은 한약 이야기
생후 한 달이 지나서부터 바닥에 내려놓으면 눈을 뜨고 우는 아가들이 있기도 하고요. 잘 자다가 갑자기 밤에 3~4번씩 깨서 우는데, 악을 쓰고 울거나 아예 깨어나서 1시간씩 놀다가 자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엄마들도 같이 깨어 있어야 하니, 아이도 엄마도 삶의 질이 떨어져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일이 지나면서 저절로 잘 자는 아기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길게는 1년 이상 낮잠, 밤잠 모두 길게 자지 않아 엄마들이 걱정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기들 성장은 자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대개 밤에 깨서 우는 증상을 야제(夜啼), 놀라서 깨거나 악을 쓰는 경우를 야경증이라고 하는데요. 잠꼬대를 자주 하는 것도 이런 증상의 하나입니다. 엄마들은 아이가 예민해서 엄마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의외로 소화기쪽이 불편해서 혹은 놀라서 생긴 기체(氣滯)증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 잠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등에 센서가 달린 것 같다고 하는 아기들 중 머리에 유독 땀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소화쪽을 편하게 해주면 땀과 야제증이 동시에 호전을 보이게 됩니다. 소화가 불편한 아이들은 똑바로 눕게 되면 가스가 차 올라와서 거북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바로 눕히면 보채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의외로 이런 아기들은 엎드려 누이면 그나마 잠을 자게 됩니다.
이런 때에는 이유식을 하고 있다면, 초기 이유식으로 바꾸거나 이유식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동시에 분유를 약간 묽게 타주면 도움이 됩니다. 아기도 소식을 해야 소화기가 편해져서 잠을 편하게 잘 수 있게 되기 때문인데요. 분유를 자주 게워내거나 혹은 기저귀 습진이 잘 생기고, 입주변에 오톨도톨 자주 올라온다면 분유량과 이유식량을 한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호전이 안된다면 손과 발을 자주 마사지해줘서 머리쪽으로 올라온 열을 내려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손과 발은 한의학적으로 위장과 연관이 되어 있어 소화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머리쪽 열을 내려주기도 합니다. 말초에 자극을 주어 말초 순환이 잘 되면서 전체적인 순환이 좋아지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엄마들 중 아기가 잘 먹는다고 많이 주거나, 아니면 소화력이 약한 아기들이 분유회사의 정량이 그 아기한테 과식일 수 있는데도, 그래서 자주 게워내고 토하는데도 억지로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러면 어느 순간 소화기쪽이 탈이 나면서 잘 먹던 아기가 갑자기 안먹거나 혹은 이유식을 시작하고 2~3개월 지나서 갑자기 만성 식욕부진에 빠지거나 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야제, 야경증이고요. 다음으로는 피부가려움, 입주변 뾰루지, 기저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식물들도 영양분이 많은 흙보다는 약간 부족한 듯한 흙에서 더 단단한 생명력을 잉태하고 웃자람없이 자라납니다. 아기들도 소식하는 듯하게 주시는 것이 과식하는 것보다 잔병치레 없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답니다.
*칼럼니스트 김수경은 현재 아이엔여기한의원(www.inyogi.com) 일산화정점 원장으로 아이들 치료에 가장 알맞은 맑은한약 처방과 함께 음식이 아이들의 건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생각으로 '한의사 김수경의 착한밥상' 블로그를 통해 건강하게 먹는 방법과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하며 육아맘들과 소소한 이야기와 궁금증들을 나누고 있다. 현재 베이비뉴스 맘스닥(http://momsdoc.ibabynews.com) 주치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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