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에게 글자를 가르친다구요?
뱃속 아기에게 글자를 가르친다구요?
  • 칼럼니스트 장치선
  • 승인 2015.01.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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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세딕 태교 등 다양한 태교법 따라하기

[연재] 의사 아빠, 의학기자 엄마가 쓰는 ‘아내는 임신 중’

 

작년에 공중파 TV에서 방영한 장나라·장혁 주연의 ‘운명처럼 널 사랑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신혼부부인 장나라와 장혁이 뱃속에 있는 개똥이(태명)에게 하는 태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태교교실에서 부부 스트레칭을 하고, 바느질 태교에 이어 동화책 읽어 주기 태교까지 하더군요. 이 모습을 그냥 지나칠 리 없는 아내가 탈무드 태교 동화책을 가져와 얼른 읽으라고 종용합니다. 미리 동화책을 읽어주지 않은 죄(?!)로 나쁜 아빠가 되는 순간입니다.

 

태교는 뇌 발달은 물론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치선
태교는 뇌 발달은 물론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치선

 

◇ 스승의 10년 가르침보다 중요한 10개월의 태교

 

아내는 말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아내 보다는 제가 더 수다쟁이에 가깝습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는 아내와는 달리 전 목소리도 크고, 말도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소리 내어 책을 읽는 일을 마지막으로 한 게 얼마 전일까요. 쑥스러움과 어색함으로 동화책 읽기는 그럭저럭 끝이 났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장혁은 아주 맛깔나게 동화구연을 하듯 잘 읽던데, 전 동화책 한 편을 읽어주는 게 곤욕이었습니다.

 

임신 기간에는 태교에 신경을 쓰기 마련입니다. 스승의 10년 가르침보다 10개월간의 태교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태교가 뇌 발달은 물론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임신 기간부터 부모의 역할이 시작됩니다.

 

◇ 네 아이를 영재로 길러낸 스세딕 태교 따라하기

 

여러 가지 태교법 중 임신부를 혹하게(?!)하는 태교가 있습니다. 바로 스세딕 태교입니다. 딸 넷을 모두 영재로 키워 낸 스세딕 부부의 태교법입니다. 이들 부부의 태교가 주목을 받는 건 바로 아빠·엄마가 각각 기계공(조셉 스세딕), 영어 강사(지세꼬 스세딕)로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첫째 딸 스잔은 생후 3개월 만에 ‘엄마’, ‘안아줘’ 등의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고 다섯 살에 고등학교에 들어가 열 살 되던 해에 의과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나머지 세 딸도 모두 학습 능력이 뛰어나 IQ 160 이상의 천재로 자랐습니다.

 

여러 가지 태교법 중에서도 아내가 유독 스세딕 태교에 관심을 갖는 건 우리 아이를 영재로 키우고 싶은 바람일 겁니다.

 

스세딕 부부의 태교법은 배 속에서도 태아가 배울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시작합니다. 임신 초기부터 뱃속 아기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입니다. 잠에서 깨면 태아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밥을 먹을 때나 휴식을 취할 때, 책을 읽을 때도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가르쳐 주는 겁니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길 가는 사람들, 동물이나 새나 벌레의 모습 등 엄마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뱃속 아기에게 이야기해줍니다.

 

◇ 임신 후기에는 글자와 숫자 이용해 학습

 

스세딕 태교가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검증할 수는 없지만, 꽤 좋은 태교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신 5~6개월쯤이 되면 소리의 전도를 담당하는 귀 안쪽의 달팽이관이 완성되고 대뇌의 신경회로로 연결됩니다. 엄마의 자궁벽이나 복벽 역시 얇아지기 때문에 태아는 바깥의 소리를 훨씬 잘 듣게 되고 외부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아내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태아에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노력하긴 합니다만,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아가야, 안녕” 인사를 건네고 나면 한 동안 침묵이 흐르는 건 대화의 기술이 부족한 탓일까요, 아니면 아직 아빠가 될 준비가 덜 된 탓일까요. 스세딕 태교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태담 뿐 아니라 색채가 풍부하고 내용이 밝은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스세딕 태교의 한 방법입니다.

 

임신 후기의 스세딕 태교는 글자와 숫자를 이용합니다. 알파벳이나 한글, 숫자 등이 적혀 있는 카드를 준비한 뒤, 학습을 시키는 겁니다. 태아의 기억 능력은 임신 6개월부터 시작돼 8개월이 되면 완성되기 때문에 글자학습이 가능하다는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여러 번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글자 모양을 따라 손가락으로 덧그려 나가면서 태아에게 설명해줍니다.

 

스세딕 태교 외에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태교법은 음악태교입니다. 음악을 자주 들으면 엄마와 태아의 마음에 평화와 행복이 찾아들게 됩니다. 즐거운 목소리로 상냥하게 노래를 불러 주는 게 좋습니다. 요리를 하고 있을 때나 집안 청소를 할 때, 빨래를 널 때 등 틈 날 때마다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즐겁게 일하도록 합니다.

 

태교라고 하면 대부분 엄마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태교가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태아는 아빠의 굵고 낮은 목소리에 안심과 신뢰를 갖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매일 듣는 엄마의 목소리에 익숙해져 아빠의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태아가 아빠의 목소리에 익숙해지도록 아빠의 목소리를 매일 들려주는 건 어떨까요.

 

예컨대 저녁 식사 후 30분 정도를 아빠와 뱃속 아기가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아내의 배에서 50cm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수다쟁이 예비 아빠도 매일 퇴근길에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길게, 재미있게, 상냥하게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텐데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내에게 혼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태교를 선보여야 합니다.

 

뱃속 아기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만족스런 미소를 보입니다. 생각해 보면 가장 좋은 태교는 이렇게 임신한 아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태교가 아닐까요.

 

*칼럼니스트 장치선은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기자로 일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데이트인 서울>, <이번엔 울릉도·독도>,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까불래용 알겠지용_화장실편> 등이 있습니다. 결혼 5년 만에 늦은 임신으로 입덧기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윤완은 명덕외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생활을 거쳐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텍스트로만 배웠습니다. 텍스트와 현실은 다릅니다. 그래서 의사 아빠도 헤맵니다. 아내의 임신 기간 10달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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