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위해 자연건강 찾아간 운동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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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07.0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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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민희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전 대표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26살에 언론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때부터 조선·중앙·동아 등 거대 언론사를 상대로 투쟁한 시간이 30년이다. 최민희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전 대표(현 이사)는 개혁, 운동, 투쟁 같은 단어를 떼고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다.


강하게만 보이는 그의 저서 목록은 반전의 연속이다.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 1·2', '굿바이 아토피' 등 아이와 건강에 관한 책이 대표작이다. 그가 조직한 시민단체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는 또 어떤가. 가족을 위해 자연건강법을 배우고 알리는 곳이다. 자연건강법은 좋은 먹을거리와 자연을 활용한 건강법이다.


그런가 하면 최 전 대표는 일하면서 두 아이를 낳아 길러낸 워킹맘이다. 현재는 정치권에서 활동 중인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2012년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현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달라도 너무 달라 보이는 영역에서 수십 년간 꾸준히 활동하며 출산과 육아까지 해낸 그가 궁금했다.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최 전 대표를 만나 운동가로서, 엄마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 공익을 위해 살기로 하다


최민희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전 대표는 언론 개혁 운동과 자연건강 운동을 함께해온 운동가이자, 두 아이를 키운 엄마이다. 최 전 대표가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최민희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전 대표는 언론 개혁 운동과 자연건강 운동을 함께해온 운동가이자, 두 아이를 키운 엄마이다. 최 전 대표가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20대에 공익이란 단어가 제 가슴에 들어왔어요. 그때 공익을 삶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할 때도 있죠."


대학생 때 공익을 최고의 가치로 가슴에 새긴 그는 언론 개혁에 뛰어들어 쉬지 않고 일했다. 어떤 대상과 견주어도 공익이 우선이었다. 첫 아이를 가졌을 때 그래서 고민했다. 공익이냐, 아이냐 어떤 것인 중한지 갈등했다. 최 전 대표는 이때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큰 아이에게 많이 미안해요."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했다.


그러던 그의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소련의 개혁 정치와 몰락은 그를 회의에 빠지게 했다. 공익을 떠받치던 이념이 힘을 쓰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침묵 속에서 그가 찾은 답 중 하나는 '자녀'였다.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기르면서 인간의 역사가 지속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런 결론은 적어도 최 전 대표에게는 새삼스럽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줄곧 임신과 출산을 당연히 할 일로 여겼다.


당시 여성운동가들 사이에서 흔한 의견은 아니었다. 최 전 대표 말마따나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고 하면 여자 선배들에게 혼나던" 시절이었다. 임신·출산과 여권 신장은 함께할 수 없는 단어로 여기던 때였다. 그는 헌신적인 어머니를 보면서 임신과 출산을 귀하게 여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아이가 인생의 1순위가 되다


최 전 대표는 마흔에 아이를 낳아 키웠고, 시민운동을 병행했다. 그리고 그때를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는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최 전 대표는 마흔에 아이를 낳아 키웠고, 시민운동을 병행했다. 그리고 그때를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는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둘째는 최 대표의 관점이 바뀌었을 때 낳은 아이다. 둘째를 낳은 뒤에는 아이가 모든 일에서 1순위였다. 무리해서 일하지 않았고 책임을 맡은 몇 가지 일에만 집중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사람들을 만나고, 아이를 들쳐 업고 강의해야 했지만 행복했다.


"저는 지금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이가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거든요. 힘들었지만 정말 좋았어요."


그의 임신·출산 소식은 많은 이의 관심을 샀다. 90년대 초부터 자연건강법을 가르쳐온 그가 과연 강의한 대로 자기 자식을 낳아 키울 것인지 지켜보겠다는 이들이 있었다. 최 전 대표는 보란 듯이 건강하게 딸을 낳았고, 늘 말하던 방식대로 아이를 키웠다.


"자연건강법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제가 10년 동안 수련했고, 큰 아들의 아토피도 자연건강법으로 다스렸으니까요."


그는 갓 낳은 딸아이에게 '100분 나체요법', '출생 후 48시간 단식'을 적용했다. 그가 가르치는 자연건강법 중 많은 논란이 일었던 두 가지 요법을 직접 적용한 것이다.


신생아 100분 나체요법은 신생아가 태어난 뒤 씻기지 않은 상태로 100분 동안 실내온도를 27도로 맞춘 공간에 두는 방법이다. 출생 후 48시간 단식은 신생아가 태어난 뒤 2일 동안은 물과 죽염 등만 먹이는 요법이다. 둘 다 신생아 몸속에 있는 나쁜 물질을 배출하는 게 목적이다.


최 전 대표는 "아이는 환경에 적응해 살 수 있는 힘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는다. 특히 48시간 단식은 엄마의 젖이 3일 후에 나온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 말한다. 분유가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무리가 아니라는 것. 하지만 통념과 다른 방식에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문제 제기는 충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부모들에게 이 요법을 할 때 의사와 상담하면서 하라고 해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거죠. 그리고 자연건강법의 효력을 확신할 때만 하라고 해요. 부모가 불안하면 하지 말아야죠."


최 대표는 자연건강법을 정도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부모가 다양한 육아 방법을 검토하고 그중에서 맞는 방법 찾아서 실천하는 게 옳다고 여긴다. 자연건강법은 자신이 직접 해봤고 효과를 봤기 때문에 자신 있게 권하는 방법일 뿐이다. 최 전 대표의 딸은 자연건강법으로 돌본 덕분인지 피부가 좋고 건강하단다.


◇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살다


그가 언론 개혁과 자연건강 운동, 정치를 하는 이유는 '아이를 낳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 하나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그가 언론 개혁과 자연건강 운동, 정치를 하는 이유는 '아이를 낳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 하나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엄마들과 나누고 싶어 만든 단체다. 그 역시 엄마였기에 좀체 어울리지 않아보이던 언론 개혁 운동과 자연건강 운동을 함께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는 지난해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대표를 내려놓았다. 지금은 이사로 참여한다. 국회의장이 국회의원은 겸직해서는 안 된다며 사직을 권고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를 설명할 때 최 전 대표를 빼놓고 이야기하기란 어렵다.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는 최 의원에게 언론 운동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시민단체다. 거대 권력과 치열하게 다투는 날선 운동을 하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일할 수 있었던 힘을 여기서 얻었다. 이곳에서 엄마들과 함께 인간의 몸과 마음을 공부하며 이해하니 마음이 풍요로워졌고, 새로운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다. 전혀 달라 보이는 두 가지 운동은 그렇게 최 전 대표 안에서 온전히 조화를 이뤘다.


최 전 대표는 이제 인생의 세 번째 장을 열었다. 2012년 국회에 입성해 활동 무대를 정치권으로 옮겼다. 그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를 만든 이유와 같다.


"저는 여전히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도 여자가 아이를 낳아서 안심하고 걱정 없이 잘 키우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아이를 갖고 계시거나 키우고 계신 엄마들을 보면 고마워요. 그 분들에게 그때가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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