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때부터 시작되는 유대인의 경제교육
갓난아기 때부터 시작되는 유대인의 경제교육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5.07.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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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는 실제 장사를 시켜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자녀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라면 유대인들의 자녀교육에 대해 접해 보았을 것이다. 유대인들의 자녀교육은 극성스럽다. 교육열이라면 세계 제일가는 한국인 부모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 결과는 화려하다. 세계인구의 0.25% 밖에 안 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학 교수의 반 이상이 유대인 혈통이며, 금융기관과 언론사의 상당수가 유대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이 자녀교육에 이토록 극성인 이유는 그들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유대민족은 탄생하던 순간부터 AD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 의해 완전히 멸망할 때까지, 이집트와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마케도니아를 비롯 여러 제국의 핍박을 모질게 받았다. 이후 1948년 이스라엘이란 국가를 세울 때까지 유대인들은 국가 없이 전 세계를 배회하는 민족이었다. 하지만 2000년 만에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때문이었다. 첫째는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신앙(유대교)이다. 유대교는 아이러니하게도 유대인들이 핍박받는 원인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핍박을 이겨내는 희망의 원천이기도 했다. 고난의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서 유대인들이 매달렸던 것은 단지 신앙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 못지않게 자녀교육에 매달렸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이유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핍박은 언젠가는 끝나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핍박 이후’에 관심이 있었다.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이 올 때 과연 자기 민족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 답을 결국 자녀교육에서 찾았다. 한편으로는 유대교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구약성경과 탈무드 자체가 자녀교육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당연히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어디를 가나 멸시와 천대를 받기 쉬웠다. 자기들만의 색깔이 강한 유대인들을 좋아할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살던 지역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언제라도 이동이 가능한 자산에 매달렸다. 바로 금이나 돈이었다. 장사도 좋고 고리대금업도 좋았다. 유대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했다. 이는 또 다른 멸시의 이유가 되었다. 유대인들이 돈만 밝히는 것을 비꼰 유머도 있다. 우리는 아기를 재울 때 아기를 두 팔로 안고 흔들며 “자장자장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우리 아기”라고 흥얼거리지만, 유대인들은 “Buy low Sell high(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고 한단다.

 

유대인들은 이렇게 갓난아기일 때부터 경제교육을 시작한다. 물론 이 때는 이론교육이다. 그러나 말을 배우고 숫자를 알게 되면, 이론이 아닌 실전을 가르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에게 장사를 시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 자신들만의 모임과 회합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이런 장소에 가면 쿠키나 사탕 등을 파는 유대인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아이들은 목청을 높여서 사람들에게 물건을 판다. 그리고 그 수익은 이스라엘 평화 기금이나 가난 사람들을 위한 구제기금으로 낸다고 한다. 이뿐 아니다. 서구사회에서 보편적인 벼룩시장에 가보면 아이와 함께 물건을 파는 유대인 부모들은 쉽게 만날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목 좋은 자리가 어디인지를 알려주며, 손님과 흥정하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한국인들은 장사하는 이들을 가리켜 ‘장사치’, ‘장사꾼’이라고 낮춰 부른다. 어떤 경우 ‘장사꾼’은 ‘사기꾼’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이런 분위기는 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상관있다. 유교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공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에 밝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일까?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돈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돈을 만지는 사람을 낮게 보았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끊임없는 핍박의 시간을 경험하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경제습관을 길러주려고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한 경제습관은 중요하다. 그러나 자녀교육에 있어서 경제습관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자못 궁금해 진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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