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보물, 통곡물
정제되지 않은 보물, 통곡물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6.04.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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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식이섬유소 듬뿍…혈액순환과 두뇌발달 도움돼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윤기가 자르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 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웬만한 부잣집이 아니고선 생일 때나 먹을 수 있었던 흰쌀밥은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돌고 행복감을 줍니다. 그래서 아무리 누런 잡곡밥이 건강에 훨씬 더 좋다고 말씀드려도 흰쌀밥만 고집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연구팀조차 통곡물을 먹는 노인들이 더 오래 산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그런 연구 결과도 따끈한 흰쌀밥의 매력을 넘어서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통곡물(whole grain)은 우리가 먹기 힘든 외피만 제거한 정제되지 않은 곡물을 뜻합니다. 현미, 통밀, 보리, 메밀, 귀리, 호밀, 콩, 조, 수수, 율무, 기장 등이 모두 통곡물에 속하지요. ‘도정’을 통해 통곡물의 다소 거친 부분까지 모두 제거하면 뽀얀 살만 드러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먹는 백미, 밀가루 등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 몸에 귀한 보물은 깎여 나가는 거친 부분에 많이 들어 있답니다. 그래서 통곡물을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는 것이고요.

통곡물은 정제된 곡물에 비해 단백질, 식이섬유소, 비타민 B, 항산화영양소를 비롯한 각종 영양소와 철, 아연, 구리,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해요. 비타민 중에서도 ‘항산화 비타민’으로 통하는 비타민 E와 에너지와 활력을 얻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 B군이 많고요. 무기질 중 마그네슘, 크롬 함량이 높아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연이나 셀레늄은 항암 작용뿐 아니라 어린이의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예요.

이렇게 좋은 영양 성분이 주로 배아 부분에 많은데 정제 과정 중에 떨어져 나가 버리니 백미를 고집하면 사실 알맹이는 버리고 껍데기만 먹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 하지만 통곡물은 배아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알차게 영양을 챙길 수 있는 거랍니다.

무엇보다 통곡물을 먹었을 때 으뜸가는 장점은 식이섬유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식이섬유소는 음식의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의 급등을 막고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요. 그래서 과식이나 비만,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에 식이섬유소를 충분히 먹도록 강조하고 있는 것이에요. 불용성 식이섬유소는 장을 통과하면서 우리 몸에 나쁜 유해물질 등을 깨끗이 쓸어내기 때문에 변비나 대장암 예방에 좋고요. 식이섬유소는 장내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유익균이 우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는 바가 크답니다.

한편 간혹 식이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면 영양 불량을 일으킬까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신데요. 식사 중에 먹는 통곡물이나 채소반찬 정도로는 과잉 섭취를 우려하지 않으셔도 돼요. 물론 과다한 양의 식이섬유소는 일부 무기질이나 미량 영양소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는 보충제나 식이섬유소가 강화된 음식을 무분별하게 섭취할 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시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에게 통곡물을 잘 먹일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보통 통곡물의 거친 식감과 색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통곡물과 익숙해지도록 노력하셔야 해요. 날마다 먹는 밥만이라도 다양한 통곡물이 들어간 잡곡밥으로 바꿔보세요.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 통곡물이 반 정도만 들어가면 성공이에요.

요즘에는 전기밥솥의 성능이 좋아 현미나 보리, 귀리 등 통곡물을 미리 삶아 익히지 않아도 아이들도 충분히 먹기 좋은 잡곡밥을 지을 수 있어요. 밥을 짓기 전에 물에 충분히 불리고, 먹을 때는 꼭꼭 많이 씹어 먹도록 지도해주세요. 음식을 많이 씹으면 소화와 혈액순환을 도울 뿐 아니라 뇌를 자극하고 두뇌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기억하시지요?

최근에는 세계 10개 수퍼푸드로 꼽힌 귀리뿐 아니라 퀴노아, 치아씨드, 렌틸콩, 병아리콩(이집트콩) 등도 많이 나와 있는데요. 이런 몸에 좋은 여러 가지 통곡물들을 적절히 섞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머핀이나 쿠키, 빵 등을 만들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색이 반갑지 않다고, 입안에서의 거친 식감이 싫다고, 소화하기 거북하다고, 가스를 만든다고 무조건 거부하지 마시고, 다듬지 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보물이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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