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아빠! 아이와 주말 데이트 어떠세요?"
"초보아빠! 아이와 주말 데이트 어떠세요?"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6.06.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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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아빠를 위한 tip! 아이와의 외출, 이렇게 준비해요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맞벌이 부부인데다 교사인 아내는 주말에도 바쁩니다. 한주 걸러 연수다, 행사다, 보충수업이다 보니 늘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이러다 보니 출근하지 않는 날에도 주로 제가 아이를 보고 아내가 밀린 집안일을 하는 식으로 분담하게 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나은공주와 함께 둘만의 데이트를 갑니다. 가까운 공원에 가서 산책도 하고 맛있는 점심도 먹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기도 합니다. 때로는 박물관이나 과학관, 체험관에도 가서 이런저런 신기한 것들을 보고 옵니다. 요즘은 연극, 영화도 보러 간답니다. 그래서인지 나은공주는 또래 여자 아이들과 비교해도 감정표현이 꽤 풍부한 편입니다.

근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아빠육아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주변에서도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아빠를 자주 보게 됩니다. 사실 육아란 딱히 정답이 있기보다 기질과 성향이 제각각인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배워나가는 것이 100권의 육아서를 읽는 것보다 났습니다. 아이들의 감정을 읽는 능력에서 아빠가 엄마에 비해 훨씬 불리한 것은 남녀의 타고난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도 있습니다. 이것이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와 자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서로에게 마음을 닫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아빠도 더 이상 육아의 방관자로 남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죠. 가정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 사회 여건상 아빠는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또한 모처럼의 휴일이라도 이미 녹초가 되어 있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주말만큼은 아빠 손을 잡고 야외로 놀러가기를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한번씩은 엄마 없이 아빠와 아이들끼리만 데이트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내는 모처럼 아이들에게 해방되고, 아이들 역시 아빠에 대한 친밀감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준비 없이 마음만 앞세웠다가는 나갈 때에는 즐거웠던 마음이 들어올 때에는 짜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초보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성미 급한 아빠라면 아이들에게 화를 폭발하고 다시는 데리고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할지도 모릅니다.

기분 좋은 외출을 하려면 우선 다음의 물건들을 빠짐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손수건, 갈아입을 옷, 물티슈, 생수, 음료수, 간식.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다면 여분 기저귀도 챙겨야 하겠죠. 또한 아이가 하나라면 여차하면 안고가면 되지만, 둘 이상이라면 휴대용 유모차를 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권성욱
권성욱


코스는 처음부터 멀리 가기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놀이터, 공원으로 정해보세요. 차로 가더라도 가급적 30분은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쉽게 지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자기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줄 안다면 영화관, 문화센터, 도서관, 공원 등 코스를 몇 개 정해놓은 다음 그 중에서 직접 선택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또한 외출하는 내내 아이들은 목 마르다, 오줌 마렵다, 다리 아프다, 졸린다면서 끝없이 칭얼대고 요구사항을 늘어놓습니다.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엉뚱한 것에 시선을 빼앗기다 아빠 손을 놓치기도 하고 부딪치거나 넘어져서 울기도 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산만하게 왔다갔다 하다가도 어느 것에 한번 빠졌다 하면 꼼짝하지 않기도 하고, 오줌을 참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바지에 실례하는 일도 있습니다. 떼를 쓰거나 아이들끼리 투닥투닥 싸우다가 서로 울기도 합니다.

아무리 싸우지 마라, 오줌 마려우면 미리 얘기해라 등등 잔소리를 넣어놓아도 그때 뿐이죠. 그러다보면 어느새 아빠는 즐거운 마음이 사라지고 짜증이 밀려와서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꿀밤을 1대씩 때리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때만큼은 꾹 참고 아빠답게 아이를 달래주세요. 아이들이란 원래 그런게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어렸을 때 마찬가지였답니다.

어린 시절 아빠와의 좋은 추억이 많은 사람일수록 EQ가 높다고 합니다. 정서적 안정, 사회성, 감정조절 능력 등 아빠의 양육이 자녀들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0세부터 4세까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사람의 발달 과정 상 부모의 보호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아이의 마음 속에는 아빠의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고 결국에는 마음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젊은 시절 앞만 보고 달렸던 아버지들이 5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녀와의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고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또 한가지는, 부모와 아이가 서로 부대끼는 과정에서 부모도 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육아에 대해 부모가 아이를 키운다고만 생각하지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아이가 미숙한 존재이듯, 부모 또한 미숙한 존재이기 때문이죠. 아이들과 부대끼는 과정에서 부모는 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아이를 어떻게 배려하며 공감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부모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아빠가 아무리 힘들어도 자녀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마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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