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동의보감에서는 유산을 ‘반산(半産)’이라 하여 몸에 무리를 가게 하므로 조리를 잘 하여야 하며 기혈을 보하는 한약을 복용하여 몸의 허한 것을 보충시켜야 한다고 했다. 유산의 대부분은 임신 12주 이전에 발생하는데 복통과 하혈을 동반한 경우도 있고 전혀 아무런 증상이 없으면서 계류유산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계류유산은 임신이 된 다음 초음파 상으로 아기집은 보였지만 태아가 보이지 않거나, 사망한 태아가 자궁 내에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계류유산은 태아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소파수술을 통해 남아 있는 태아의 사체 및 태반 등의 조직을 인위적으로 배출시켜야 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때문에 소파 수술로 인하여 자궁내막이 손상되거나 후유증으로 생리불순 등이 생길 위험이 있다. 또한 습관성 유산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유산 후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유산이 1회 발생할 경우 유산위험률은 2배 정도 높아진다. 3회 이상의 반복 유산을 경험할 경우 습관성 유산확률은 40%가 넘는다. 이는 여성의 나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고령임신일 경우 유산빈도는 1회라도 유산율이 더 높아진다.
논현동 우성한의원 박우표 원장은 “한방에선 타태(墮胎: 태기가 자궁 아래로 추락되는 것), 소산(小産: 정상적인 분만이 아닌 것), 활태(滑胎: 태기가 미끄러져 나가는 것)라고도 하는데, 기혈허약(氣血虛弱)으로 인한 자궁기능이 약한 것을 유산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본다”며 “계류유산 후 월경은 하혈이나 소파술이 있은 날로부터 4~6주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4~6주 사이에 자궁내벽의 재생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수술 후 3일~2주 이내에 한약을 복용하여 자궁 내에 생긴 어혈을 제거하여 자궁환경을 개선하고 차후 임신에서 유산을 방지하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소파 수술 후 어혈을 배출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손상된 자궁 내막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시행한다. 때문에 몸조리를 하기 위해 계류유산후 한의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비록 정상적인 출산이 되지 않았지만 계류유산, 습관성유산 후에도 산후풍 등 산후기의 합병된 산모질환이 발생 가능하며, 이를 앓는 여성들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적절한 산후조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성한의원 박우표 원장은 “유산후 처방하는 어혈보궁탕과 녹용보궁탕은 개인별 맞춤한약으로 기혈을 보강하고 월경주기를 고르게 하여 다음번 임신을 위해 몸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평소 허약한 체질이거나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임신 중 허리가 아프거나 출혈이 있고 아랫배 팽만감이나 처진 느낌이 나타나면 몸조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산 후 산모가 느끼는 정서적 불안과 임신에 대한 압박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남편이나 가족들, 주변의 정서적 지지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다음번 임신에 대해 조급해하지 말고 유산 후 최소 3개월은 몸 관리를 충분히 한 후 다음번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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