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사랑해!” “보고 싶어.” “나랑 같이 놀래?”
세상에서 가장 쉽고도 어려운 한 마디를 전할 용기를 주는 마법, 그림책 ‘알사탕’(백희나 글·그림, 책읽는곰)이 최근 출간됐다.
주인공 동동이는 오늘도 친구들이 먼저 말 걸어 주기를 바라며 놀이터 한구석에서 구슬치기를 한다. 그런데 친구들은 구슬치기에도, 동동이에게도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애써 태연한 척 해보지만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어쩐지 머쓱해진 동동이는 새 구슬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그러고는 동네 문방구에 들러 사탕 한 봉지를 산다. 처음엔 구슬인 줄 알고 집었다가 아주 달다는 주인 할아버지의 꼬임에 넘어가 버린 것.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가지가지인 사탕 가운데 눈에 익은 무늬가 있어 냉큼 입에 넣었더니,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 동동… 동동… 동동아… 여기야… 여기….” 애타게 동동이를 불러 대는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낡은 소파. 소파는 리모컨이 옆구리에 끼어서 아프다고, 아빠가 제 위에 앉아 방귀를 뀌는 통에 숨쉬기가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알사탕은 뒤이어 온종일 동동이 손에 끌려 다니는 늙은 개 구슬이의 속사정, 동동이와 눈만 마주치면 쉴 새 없이 잔소리를 퍼붓는 아빠의 속마음, 너무나 그립지만 만날 수 없는 할머니의 반가운 안부를 차례로 들려준다. 각양각색 마음의 소리를 들은 뒤, 동동이는 비로소 타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된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마음들을 알게 된 뒤, 이제 동동이 손에는 투명한 사탕 한 알이 남았다. 이 사탕은 동동이에게 누구의 어떤 마음을 들려줄까?
이 책에는 작가의 전작에 등장했던 인물이 둘이나 카메오로 등장한다. 카메오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것도 책 속의 또 다른 재미가 될 듯하다.
이 책을 쓴 백희나 작가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2005년 그림책 ‘구름빵’으로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픽션 부문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고, 2012년과 2013년에는 그림책 ‘장수탕 선녀님’으로 한국출판문화상과 창원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알사탕’, ‘이상한 엄마’, ‘꿈에서 맛본 똥파리’, ‘달 샤베트’, ‘어제저녁’, ‘삐약이 엄마’, ‘팥죽 할멈과 호랑이’, ‘북풍을 찾아간 소년’, ‘분홍 줄’ 등이 있다.
총 48쪽, 가격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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